<변방목회> / 김태복 지음 / 평화나무 펴냄 / 253쪽 / 2만 원
<변방목회> / 김태복 지음 / 평화나무 펴냄 / 253쪽 / 2만 원

[뉴스앤조이-이세향 팀장] 홍익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김태복 원로목사가 40년 목회 일생을 회고한 글이다. 1장에서는 큰아들 김용민 목사(평화나무 이사장·벙커1교회 담임목사)와의 대담을 실었고, 2장에서는 2008년 개설한 개신교 온라인 웹진 <소리>에 틈틈이 게재했던 '목회 여담'의 원고를 바탕으로, 남양주 가곡교회와 서울 홍익교회에서 40년 목회한 후일담을 실었다. 마지막 3장은 부인 고 최재희 권사와 세 자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40년 목회를 마치고 은퇴한 후에야 비로소 나는 고난받는 이들의 실상이 보였어요. 특히 설교단에서 내려온 이후 '약자 보호법'의 본질을 제대로 알게 됐어요. 구약성경 시대의 이 법은 사회, 경제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당한 계층에 대한 하나님의 지극한 관심을 확증하는 법이지요. 출애굽기 22장 21절에서 26절에 언급한 율례에 의한 하나님의 자비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않고, 과부와 고아를 해롭게 하지 않으며, 가난한 자에게 이자 없이 꾸어 주고, 이웃의 옷을 저당 잡더라도 해지기 전에 돌려주라는 명령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현대사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역사 속에 생동하셔서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제1장, '큰아들 김용민 목사와의 대담', 56~57쪽)

"또한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싶은 것은 설교에 집중하는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 설교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지만 되돌아보면 '문전 처리'가 아쉬웠다는 느낌이 든다. 설교는 최종 출구가 '말'인데 나는 글에 천착했다. 금요일에는 기도원이나 외진 곳에 가서 기도하며 초안을 잡는다. 토요일이면 온종일 서재에 박혀 원고를 작성한다. 여기까지는 B+에 이른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A+에 도달하지 못했다. 작성한 원고를 몇 번이나 읽으면서 충분히 숙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의 약점은 어떤 원고든 작성한 후에 최종 점검하기를 게을리한다는 점이다. 온종일 작성한다고 진력한 후에는 다시는 안 보려 했다. 그렇게 내팽개쳐 두었다가 예배 시간 임박해 한 번쯤 읽고 강단에 오르기 일쑤였다. 여러 번 읽고 강단에 섰더라면 메시지의 장악력이 높아져 자신감이 생기고, 따라서 굳이 원고를 들여다보지 않고도 설교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감동의 수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 물론 명설교문을 작성하고 철저히 숙지하고 연습했다고 해도 성령께서 역사하지 않으면 '사람의 말'로 그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목회 자리로 돌아간다면 '담임목사를 위한 기도실'을 만들어서 더 깊은 기도의 시간을 갖고 싶다." (제2장, '40년 목회 이야기', 113~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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