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하는가? - 데리다, 리오타르, 푸코를 교회로 데려오기> / 제임스 K. A. 스미스 지음 / 설요한 옮김 / 도서출판100 펴냄 / 230쪽 / 1만 9000원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하는가? - 데리다, 리오타르, 푸코를 교회로 데려오기> / 제임스 K. A. 스미스 지음 / 설요한 옮김 / 도서출판100 펴냄 / 230쪽 / 1만 9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포스트모더니즘의 확산을 세상 끝 날에 비유하는 기독교인을 위해 쓰인 책.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하나님나라를 상상하라>·<왕을 기다리며>(IVP), <급진 정통주의 신학>(CLC), <칼빈주의와 사랑에 빠진 젊은이에게 보내는 편지>(새물결플러스) 저자이자 미국 칼빈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가르치고 있는 제임스 K. A. 스미스가 썼다. 2009년 국내 출간된 책을 도서출판100이 다시 번역했다. 

이 책에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불경한 사상가" 자크 데리다,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미셸 푸코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스미스는 세 사람의 대표 이론을 소개하면서,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오해를 풀고 기독교 신앙과 양립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가령 데리다의 대표적인 명제 "텍스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은 초월적인 하나님의 존재와 성경에서 말하는 것들을 부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리오타르는 어떠한가. "포스트모더니즘은 메타내러티브를 불신하는 것이다"라는 그의 주장은, 창조 이전부터 시간의 정점 너머까지 이어지는 창조주의 거대 내러티브를 거부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사랑과 은혜를 실천해야 할 교회가 "권력은 지식이다"라는 푸코의 주장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느냐며 거부감을 보이는 이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해석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말한다. 앞뒤 맥락을 안다면 위와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일축하고 방어해야 하는 위험한 사상이 아니다. 저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오히려 이 철학이 기독교의 핵심 사상과 깊은 친화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하나님은 비그리스도인 철학자를 통해서도 말씀하실 수 있다고 -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귀를 기울이기를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 확신한다"고 썼다. 

"해체는 텍스트에 대해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수반하지 않는다. 해체는 순전한 비결정성을 찬양하는 게 아니다. (중략) 오히려 데리다는 콘텍스트에 대한 중요한, 정당한 결정이 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텍스트, 사물,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콘텍스트는 무엇이 텍스트, 사물, 사건에 대한 참된 해석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합의에 도달한 해석자들 공동체에 의해 설정된다." (2장 '텍스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 81쪽)

"그리스도교 사상가들은 리오타르의 메타내러티브 비판과 자율적 이성 비판을 보면서, 포스트 모던 세계 속에서 철저히 그리스도교적인 증언을 - 사유와 실천 모두에서 - 할 공간을 열어 주는 동맹을 발견해야 한다. 리오타르는 (계몽주의 시대에 종교적 사유를 거부하는 근거였던) 보편적·자율적 이성이라는 생각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나아가 모든 지식이 내려티브나 신화에 기반해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자율성을 주장하는 (세속) 철학을 상대화하고 그리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에 기반을 둔 철학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3장 '메타내러티브는 모두 사라졌는가?',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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