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님, 전에 없던 폭염에 고생이 많으시죠?

저는 요즘 후원 교회를 찾아가는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뉴스앤조이>는 개인 후원이 대부분이고, 교회 후원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꾸준히 <뉴스앤조이>를 후원해 주시는 후원 교회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이를 표현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후원 교회 목사님들을 뵙고, 현재 <뉴스앤조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비롯해 사업 계획, 애로 사항 등을 진솔하게 나누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후원 교회의 상황은 어떠한지 이야기도 듣고, 함께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직접 만난 후원 교회 목사님들이 그저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하지 않더군요. 뼈아픈 지적도 해 주시는데, 그럴 때면 마음 한편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느낌입니다. 새로운 꿈과 함께 긍정적인 고민도 많이 생기는데요. 올 하반기에는 열심히 후원 교회를 찾아가 교제하고, 2024년에는 또 다른 희망을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이제 말복도 지났으니 지긋지긋한 더위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폭염이 끝날 때까지 건강 유의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후원 교회뿐만 아니라 독자 님도 직접 찾아뵐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상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역기획국 승연

분노만 남긴 채 끝난 이동환 목사 재판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 '재고발' 사건이 종결됐습니다. '동성애 지지'를 이유로 열린 두 번째 종교재판이었는데요. 취재를 할 때마다 '도대체 이 짓을 왜 하고 있나'라는 자괴감이 강하게 밀려왔습니다.

주류 개신교계는 동성애만 막아 내면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자유주의와 세속주의의 쓰나미로부터 교회의 거룩성을 지켜 낼 수 있다고 굳게 믿는 것 같습니다(아니 굳게 믿고 있지요). 이동환 목사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경기연회도 교회의 존망이 걸린 것처럼 유난을 떠는데, 정작 무능하고 무신경하게 이 사건을 다뤘어요. 도대체 교리와장정(감리회 헌법)은 읽어 보기나 한 건가 싶을 정도로 규정조차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다시 한번 살펴볼까요?

1. 교단법상 '동성애 찬성 및 동조'는 피해자 또는 교단의 직접 고소만 가능.

· 그러나 제3자인 감리회 목회자·장로들은 '이동환 목사가 이러이러한 범죄를 저질렀으니 처벌해 달라'며 교단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 애초에 고발 자체가 불가능한 사건이었지만,
· 경기연회 심사위원회는 이 목사를 심사하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 심사위원회: 사건을 재판에 넘길지 기소 여부를 다루는 기구. 검사 역할. 

2. 고발인과 심사위원회가 같은 지방회 소속이면 제척 사유.

· 재판의 공정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2021년 신설된 조항입니다.
· 그러나 심사위원회는 이런 규정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 제척 사유는 재판위원회가 발견했다고 합니다.
※ 재판위원회: 사건의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 사법부 역할. 

3. 판사를 바꿔 달라고?

· 재판이 시작되자, 고발인들은 재판위원장을 교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 그 이유는 재판위원장 박인환 목사(화정교회)가 감리회 개혁을 부르짖는 '새물결' 소속인데, 이동환 목사도 같은 멤버라는 겁니다.
· 하지만 교리와장정상 재판위원장 교체 요구는 심사위원 또는 피고소인만 할 수 있습니다.
· 그걸 몰랐던 경기연회 본부는 재판위원장을 교체해 줬다가 뒤늦게 이를 되돌렸습니다.

4. 또다시 재판…정신적 고통과 직무 정지 피해 배상은?

· 이동환 목사는 이번 사건으로 또다시 종교재판에 회부됐고, 이리저리 불려 다니며 소명과 해명을 해야 했습니다.
· 재판에 회부되면 담임목사 직무도 일시 정지됩니다. 교인들을 돌볼 수가 없고, 시간적·정신적·물질적 손해도 막심했습니다.
· 이 목사를 변호하겠다며 서면을 쓰고 대응 방안을 마련한 수많은 감리회 목회자와 변호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그러나 감리회는 이동환 목사에게 배상은커녕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 오히려 심사위원장은 "고발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비전문, 무책임, 비양심

· <뉴스앤조이>는 2021년 '교회 재판을 재판한다' 시리즈 기획 기사를 통해, 교회 내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재판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는지를 조명했습니다.
· 법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목사·장로들이 동료 목회자를 심판하면서 전문가를 자임하는 행태는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
· 이동환 목사는 자신의 양심과 소명을 걸고 성소수자를 환대하는 목회를 해 왔고, 그 때문에 재판에 불려 다녔습니다. 물론 교단의 권위와 질서를 존중하고자 재판에 성실히 임했습니다.
· 이와 달리 감리회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어처구니없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스스로 권위를 무너뜨렸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번 종교재판에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모르면 법부터 공부하세요

· 정말로 동성애가 한국교회 존망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문제라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재판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 기본적인 절차조차 무시하고, 결론을 정해 놓고 재판을 진행하면서 동료 목회자를 괴롭혀서는 안 됩니다.
· 이번 기회에 경기연회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교리와장정을 일독해 보길 추천합니다.

편집국 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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