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진리교회 피해자(왼쪽에서 세 번째, 네 번째)들이 108회 총회가 열린 새로남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빛과진리교회 피해자(왼쪽에서 세 번째, 네 번째)들이 108회 총회가 열린 새로남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오정호 총회장) 108회 총회가 열린 대전 새로남교회 앞에서, 빛과진리교회 전 교인들이 김명진 목사의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LTC 훈련이라고 불리는 제자 훈련을 받은 전 교인들은, 인분 먹기를 비롯해 매 맞기, 잠 안 자기 등 다양한 종류의 가혹 훈련을 받아 왔다. 영구적 장애를 입어 재활 중인 교인이 발생했을 정도였는데, 사회적으로도 크게 논란이 됐다. 이 사건으로 김명진 목사는 올해 2월 법원에서 집행유예 없이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예장합동 교단과 김명진 목사가 속한 평양노회(조만식 노회장)는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9월 21일 오후 새로남교회 앞에서 총대들에게 호소했다. 전 교인 A는 예장합동 목회자, 총신대 교수들에게 되물었다. "당신들은 만일 교인이 사도 바울처럼 매질을 당하고, 똥을 먹고, 트랜스젠더 바에 가서 맞고, 담임목사가 먹던 음식을 서로 먹기 위해 싸우는 훈련을 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 그 교인의 믿음이 놀랍다고 칭찬할 거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교단은 김 목사의 사상에 문제가 없다고 하고, 제대로 처벌하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A는 빛과진리교회를 나온 후 트라우마 때문에 지금까지 설교를 듣지 못하고 교회에도 다니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부끄럽고 힘들고 괴로워도 피해를 밝혔던 건, 더 이상 누구도 김명진 목사와 그를 추종하는 리더들에게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바르게 처리해 달라"고 했다. 

또 다른 피해자 B는 "언론에서 빛과진리교회 문제가 나왔을 때, (평양노회는) 면밀히 조사해서 밝히겠다더니 어떻게 된 건가. 교리적 문제, 재정적 문제, 반인권적 문제를 다룬 조사 보고서만 내놓고 뭘 했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김명진 목사 책에 추천사를 썼던 쟁쟁한 목사와 교수들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돈 때문에 교회를 괴롭히는 자가 됐고 신천지로 몰리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당신들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 피해자 곁에 한 분이라도 와 달라"고 했다.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목회자들도 함께 호소했다. 이정욱 목사(크리스천나음센터)는 "성경은 어떤 죄인이든 회개하면 용서하라고 하지만, 김명진 목사는 단 한 번도 뉘우치거나 피해자들에게 도의적인 사과조차 한 적 없다"고 했다. 이 목사는 "(김명진 목사는) 주일예배 시간, 1000명 넘게 탄원서를 써야 자신의 재판이 유리해진다며 교인들 자녀들에게까지 탄원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디모데 목사(평화나무 기독교회복센터)는 "신앙 훈련, 제자 훈련이란 명목 아래 목사가 자기 교회 교인들에게 똥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는 것이 개혁주의 신앙이냐"고 물었다. 이어 "피해자들의 깊은 고통과 상처를 돌아봐 달라. 이들의 삶은 김명진 목사로 인해 이미 철저히 짓밟히고 무너지고 있다. 예장합동이 김명진 같은 목사를 방치하면 교단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회무를 끝으로 108회 총회를 마무리한 예장합동은 김명진 목사와 관련해 별다른 논의를 하지 않았다. 헌의안을 올리거나 총회 석상에서 문제를 삼은 총대도 없었다. 기자회견에 관심을 보이거나, 이들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어보는 총대들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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