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총회 개최 규탄 기도회 장소였던 장신대가 때아닌 구설에 올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명성교회 총회 개최 규탄 기도회 장소였던 장신대가 때아닌 구설에 올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의식 총회장) 108회 총회 현장에서는, 명성교회 총회 개최를 반대한 이들을 외려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는 무위에 그쳤지만, 논의 과정에서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운용 총장이 다시 한번 '반동성애'를 천명해 씁쓸함을 남겼다.

예장통합 총회 둘째 날인 9월 20일 오후 회무 시간, 신학교육부(서순석 부장)가 보고에 나섰다. 부산장신대학교와 영남신학대학교 신임 총장 인준이 끝나자 한 총대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경남노회 소속이라고 밝힌 이 아무개 목사는 장신대에서 기도회를 연 7개 대형 교회 목사와 김운용 총장 등을 조사할 수 있는 위원회를 꾸려 달라고 요구했다. 교단에 문제가 있으면 총회에 나와서 문제를 제기해야지, 신학교에서 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이 목사는 "나는 교육학 박사다. (사전에) 세습방지법이라는 용어도 없다. 이 용어를 만들고 (쓰는) 사람들은 잘못됐다"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교단을 소용돌이로 몰고 간 이들을 조사할 수 있는 위원회를 꾸리고, 그들을 조사해 총회에 보고하기를 제안한다"고 했다.

일부 총대가 '허락이오'를 외치자, 경서노회 강성식 목사가 제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강 목사는 "신학대에서 기도할 수 있는 자유와 학문의 자유가 없다면 통합은 극단적 보수주의로 빠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관대하고 아량을 가진 대의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대들은 박수를 보냈다.

김운용 총장도 발언을 요청했다. 김 총장은 "학교는 구성원이나 동문이 시설을 요청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대여하게 돼 있다. 이번에는 동문들이 기도를 하겠다고 해서 학교가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장신대가 주관해서 총회 (개최를) 반대하는 기도회를 한 게 아님을 분명히 한다"며 "장신대는 무지개 신학교가 아니고, (나는) 무지개 총장이 아니다. 프레임 씌워서 공격하지 말아 달라. 젊은이들이 지켜보고 있고, 절망하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두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학교육부장 서순석 목사는 "총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징계를 하거나 소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제안을 거부했다. 회무를 주재한 김의식 총회장도 가부를 묻지 않은 채 다른 토의 안건으로 넘어갔고, 총대들도 이렇다 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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