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뉴스앤조이>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길의 가장자리에서'를 기억하시나요? 지난 5월 중순경 김동환 목사(길섶교회)를 만나 연재 글을 더 발전시켜 단행본을 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6월에 다시 만나 책을 내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김동환 목사는 8꼭지 연재 글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분량이 2배 이상 늘어난 원고를 써냈습니다. 연재에서 다 풀지 못한 이야기들을 더 깊게 풀어내고, 다루지 못했지만 한 번쯤 제대로 곱씹어 봐야 할 새 주제들을 더 다뤘습니다. 탈교회 시대, 교회 개척 6년 차 목회자가 새로운 교회를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해 건네는 진솔한 경험담과 생각거리들이 알차게 담겨 있습니다.

8월 중에 출간 비용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서, 늦어도 9월 말 추석 전에는 책을 펴내려고 합니다. 조만간 글 편집을 마무리하고, 디자인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고요.

그런데 작은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책 제목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저자인 김동환 목사가 제안한 제목 중에 괜찮다고 생각해 찜해 놓은 안이 있었는데, 최근 주위에 피드백을 구한 결과,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저자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제목을 짓기로 했는데, 그 작업에 처치독 독자 여러분께서 집단 지성의 힘을 모아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저희의 제목 짓기 작업에 동참해 주실 분을 찾는다는 뜻입니다.

관심 있는 분께서는 아래 링크된 주소로 접속하셔서 기존 연재 글과 업그레이드 된 원고의 목차를 살펴보신 후, 책 제목을 제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군가 좋은 제목을 제안해 주셔서 저희가 채택하게 된다면, 감사의 표시로 문화 상품권 5만 원권과 저희가 펴낼 책 2부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진다는 예보도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일상에 쉼과 기쁨이 깃들기를, 무엇보다 모두 안녕하시길 빌겠습니다.

사역기획국 은석

가해자 파면하면 끝?

선교 단체에서 또 그루밍 성 착취가 일어났습니다. ㄴ 선교 단체가 천안에 세운 D지부 교회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예배와 선교 훈련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담임 간사인 송 아무개 전도사는 청년들에게 신망을 받는 인물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송 전도사는 수시로 청년들을 만나 신앙·가정 상담을 해 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앞뒤가 달랐습니다. 여성 청년과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스킨십을 하며 교제를 제안했고, 교제를 시작한 뒤에는 성관계를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피해자 A와 5년을 연인 관계로 지내며 동시에 B와 교제했고, C와는 썸을 타며 강제 추행과 스토킹을 저질렀습니다. D도 과거 송 전도사와 교제하며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ㄴ 선교 단체는 재빨리 가해자를 파면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ㄴ 선교 단체가 '꼬리 자르기' 식으로 사건을 처리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소속 간사의 그루밍 성 착취 문제를 제대로 조사하고, 사건을 공론화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도 않고 "우리는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는 ㄴ 선교 단체. 이 사건은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교역자에게 충성하도록 가르친 문화와 구조가 빚어낸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철저히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국 수진

교단 원로의 일침 "예장통합은 맘몬에게 무릎 꿇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이 끝내 108회 총회 장소를 '명성교회'로 확정했습니다.

108회기 총회장에 취임하는 김의식 목사(치유하는교회)가 '치유와 화해'를 명분으로 내세워 명성교회에서 총회 및 영적 대각성 집회를 열겠다는 것인데요. 심지어 예장통합은 명성교회가 장소 사용을 한 차례 고사했음에도 재요청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받아 냈다고 합니다. 총회가 도리어 명성교회에 매달린 듯한 모양새가 됐죠. 총회 장소가 확정되자 예장통합 내 많은 교회와 노회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요. 10년 전인 2013년, 명성교회에서 열린 98회 총회에서 예장통합은 '세습금지법'을 결의한 바 있는데요.

김의식 부총회장은 공개 발언과 기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아래와 같은 이유를 내세웠어요.
· 영적 대각성 집회(1만 명 규모)를 개최할 수 있는 곳이 명성교회 외에는 거의 없다
· 지역 노회들이 이미 명성교회 근처에 숙소를 예약해 취소하기에는 부담된다
· 더 이상 친명성, 반명성으로 나뉘어 싸우면 한국교회는 자멸한다

총회 장소가 확정되면서 교단 안팎에서 강도 높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21일 오전에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명성교회 교인들과 교단 목회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예장통합 교단 원로인 유경재 목사는 "가해자인 명성교회에 가서 치유의 총회를 한다니, 이건 2차 가해가 아니냐"면서 총회의 결정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 목사는 이번 108회 총회 장소에 대해 "총회가 맘몬에게 무릎 꿇은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저는 명성교회가 헌법에 명시된 세습금지법을 따르지 않고 세습을 강행한 것, 그리고 그것을 묵인한 총회. 이것은 결국 우리가 맘몬에 머리 숙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은 절대적인 힘을 갖는다는 사실을 우리가 다 압니다. 돈은 권력이고 모든 것을 굴복시킬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녔습니다. (중략)
 

우리 총회가 맘몬에게 무릎 꿇었습니다. '치유', '화해', '영적 대각성' 등 온갖 그럴싸한 단어들을 동원한다 해도 맘몬에게 무릎 꿇은 자기 내면을 가리는 가면에 불과합니다. 그런 면에서 당분간 우리 총회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편집국 승현

<뉴스앤조이>가 뜻깊은 상을 받았습니다

늘 좋지 않은 소식들을 전해 드리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오랜만에 좋은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뉴스앤조이>가 민주언론시민연합 7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받았습니다. 7월 27일 시상식이 열려 다녀 왔는데요. 총 9편의 쟁쟁한 후보작이 있었는데,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가 최종 수상작 3편에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민언련 신미희 사무처장은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보도는 탄압 속에서도 발전해 온 퀴어 문화 축제의 가치를 조명해 평등 정신의 중요성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상을 받는 것은 늘 기쁜 일이지만, 이번 수상은 더욱 뜻깊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가 성소수자 혐오 일로로 몰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평등한 교회와 사회를 위해 성소수자 인권 이슈를 계속 취재하고 보도하는 일이 의미있다고 인정받는 것 같았거든요. 이번 수상이 극렬한 폭력과 방해 행위 속에서도 축제를 이어 온 이들에게 힘과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었습니다. 주변에 아직 기사를 접하지 못한 분들이 계신다면, 이참에 "이게 이달의 좋은 보도래~" 하면서 공유해 주시면 어떨까요? ㅎㅎ <뉴스앤조이>는 앞으로도 좋은 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편집국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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