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다음 주부터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정기총회를 연다. 올해는 어떤 안건들이 올라왔을까. 주목해 봐야 할 안건들을 교단별로 정리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은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제108회 총회를 연다.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는 숱한 반대에도 명성교회 총회를 강행한다. 총회 전까지 예장통합 목회자·교인이 참석하는 기도회가 두 차례 계획돼 있고, 총회 당일에도 규탄 기자회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세습금지법을 사실상 폐지하는 헌법 개정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반동성애 안건도 빠지지 않았다. 충북노회는 △총회 차원에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성명서 발표 △<퀴어 성서 주석>에 대한 이단 조사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학교에 대한 반동성애 교육 재검토를 헌의했다. 헌의에 대한 설명에는 "<퀴어 성서 주석>은 영지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총장과 교수들이 강성 학생 지도부에 맥을 못 추고 오히려 동성애 옹호자들로 변질됐다"는 등 터무니없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여성 관련 안건들도 눈에 띈다. '여성 총대 10% 할당제'에 대해 총회 정치부는 '의무'로 하는 헌법 개정안을 내놨고, 총회 임원회는 여전히 현행대로 '권고'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예장통합 108회기 총대 1500명 중 여성은 41명(2.7%)으로, 여성 총대 비중은 매년 2~3%대에 그치고 있다. 한편 총회 고시위원회는, 목사 고시 응시자 및 목사 임직자들이 성범죄 경력 조회 및 범죄 경력 회보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청원했다. 

지난해 예장통합 107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이용필
지난해 예장통합 107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이용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권순웅 총회장)은 제108회 총회를 이번에 총회장이 될 오정호 목사가 시무하는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연다. 

이번 예장합동 총회에는 여성 안수 안건이 4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1959년 예장통합과 갈라진 이후 60여 년간 여성 안수에 대한 논의가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적었던 예장합동은, 2020년 105회 총회서부터 올해까지 4년째 매년 여성 안수를 논의하게 됐다. 성폭력 대응 매뉴얼 역할을 하는 '교회 성 윤리 예방 및 대응 매뉴얼' 채택도 이번 총회에서 다루게 된다.

올해에는 이례적으로 결혼 및 출산을 장려하자는 헌의가 몇 개 있다. △출산 장려 정책 수립 △지교회에서 출산 장려금 지원 △결혼 및 출산 장려 특별위원회 구성 △저출산·고령화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등의 안건이 올라왔다. 생명존중특별위원회 설치와 자살 예방 및 자살자 유족 돌봄 활동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헌의도 있다.

매년 반복되는 정년 연장에 대한 헌의가 또 올라왔다. △목사·장로 정년을 만 75세로 연장 △치리장로 정년을 75세로 연장 △목사 정년을 73~75세로 연장 △목사·장로 정년 폐지 등이다. 

인터넷 신문 제호를 바꿔 가며 교계를 어지럽혀 온 황규학 씨에 대한 이단 규정도 헌의됐다. 또 예수전도단(YWAM)을 만든 로렌 커닝햄(Loren Duane Cunningham, 1935~)에 대한 이단 조사도 올라왔다. 

역시나 반동성애 헌의안도 있었다. △반성경적 성 정체성을 교육하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개정 교육부 청원 △차별금지법 반대 성명서 발표 및 국회 청원 등이다. 코로나19 시기 대면 예배 금지 조치에 대해 '정부가 공무원을 동원해 예배를 방해하고 탄압한 것에 대한 사과 촉구'라는 헌의도 있다.

의미 있는 헌의도 몇 개 보인다. 목사 안수 이후 목회자 연장 교육 시행, 재판국 신뢰성 회복을 위해 판례집과 양형 기준표 제작 헌의가 있다. '챗GPT 사용 매뉴얼 연구 및 제시'라는 이색적인(?) 헌의도 있다.

지난해 예장합동 107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최승현
지난해 예장합동 107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최승현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강연홍 총회장)는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전남 신안 라마다호텔에서 제108회 총회를 연다. 

기장 총회에는 '기후정의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설치해 달라는 청원이 또다시 올라왔다. 서울노회·목포노회·광주노회·제주노회가 헌의했다. 이 안건은 작년에 총회에 올라왔다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기각된 바 있다. 

1953년 대한예수교장로회와 갈라진 기장은 올해 70주년을 맞았다. 교단새역사70주년특별위원회는 이번 총회에 '제7문서'를 만들어 보고했다. 기장은 1970년대 '하나님의 선교'를 기초로 한 '4대 문서'를, 1987년 '4대 문서'의 연장선상에서 '제5문서'를, 2003년에는 교단 50주년을 맞아 '희년 문서'를 발표했다. '제7문서'는 20년 만에 만드는 기장의 정체성에 대한 선언이다.

'제7문서'는 전문前文과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 △교회의 위기와 기장성의 지속적 실천 △차별 없는 사랑의 교회 공동체 △기후 위기와 생태적 전환 △과학기술의 발전과 디지털 혁명 △불평등의 극복과 경제 정의 실현 △한반도 평화를 일구어 가는 교회라는 7개 의제에 대한 내용, 마지막 '제언: 팬데믹 이후 미래 세대를 위한 선교의 새 이름, 마음의 에큐메니즘'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총회 양성평등위원회는 △목사 고시 응시 및 담임목사 청빙 시 성범죄 경력 및 아동 학대 범죄 전력 조회 동의서 제출 의무화 △여성 사역자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보장 △여성 총대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회별 총대 수에 따라 차등 파송 등을 헌의했다. 

지난해 기장 107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구권효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권오헌 총회장)은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대강당에서 제73회 총회를 연다. 

지난해 예장고신 총회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캠퍼스 선교 단체 학생신앙운동(SFC) 폐지에 대한 연구 보고서가 이번 총회에서 논의된다. 연구 보고서는 SFC의 존속 및 이에 따른 단기적·중기적·장기적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예장고신 총회에서는 매년 이단 조사나 신학 검증 등을 요구하는 청원이 많았다. 작년 총회에 올라온 오륜교회(김은호 목사) '다니엘 기도회'의 신학적 적정성에 대해 이단대책위원회가 보고서를 내놨다. 결론은 '당분간 경계'다. 이를 받을지 말지 이번 총회 석상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9월 22~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 대회에 대한 예장고신 총회의 입장을 '참여 금지'로 정해야 한다는 헌의도 있다. 헌의 이유에는 로잔 대회가 신사도 운동의 세계화를 촉진했다는 왜곡·과장된 내용이 적혀 있다. 이외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개혁주의 신학 입장이 무엇인지, 목회 현장에서 동물 장례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등 질의도 있다.

지난해 예장고신 총회에서도 항존직 정년을 연장하자는 헌의가 올라왔다. 이를 연구한 신학위원회는, 3년 정년 연장 규정(은퇴하면 교회에 해당 항존직 직분자가 없을 경우)을 내놨다. 이외에도 반동성애와 반낙태 운동을 위해 존재하는 대사회관계위원회를 존속해 달라는 청원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김만형 총회장)은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경북 문경 STX리조트에서 제108회 총회를 연다. 예장합신 총회에서는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해 달라는 헌의와 이슬람 문제 연구위원회를 설치해 달라는 헌의가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예장백석·장종현 총회장)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제46회 총회를 열다. 예장백석 총회는 교단 연금제도와 선거제도 개정안을 다룬다. 교단 설립자이자 현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국제 및 대외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표총회장'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김인환 총회장)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제113차 총회를 연다. 기침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침례신학대학교 이사 10명에 대한 추천 권한이 있는 총회장 선거에 관심이 쏠린다. 총회 현장에서 이종성 목사(상록수침례교회)와 이욥 목사(대전은포교회)가 경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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