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행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성 사역자 네트워크 파티 '함께 걷는 길'입니다. 코로나19 탓도 있겠지만, <뉴스앤조이>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한때는 제가 <뉴스앤조이> 재정 담당인지, 행사 담당인지 헷갈릴 정도로, 장소 답사하고 명찰과 방명록 만들고 참가자 접수하는 일을 많이 했었습니다. 오랜만에 이름표를 만들면서 옛날 생각이 나네요.

여성 사역자 모임을 준비하면서 여성 목회자·신학자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여성이 목회하는 데 장애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견고한 장벽을 만들어 놓은 현재 환경을 뚫고 나가는 데, 절망·자괴감·후회 같은 감정이 많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요. 그럼에도 제가 만난 여성 사역자분들은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계셨습니다. 다행이기도 하고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목회하는 게 참 어려운 상황일 거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함께 가는 길동무가 있다는 건 많은 힘이 될 거라 생각하고요. 여성 사역자분들이 많이 오셔서 길동무들의 고민도 들어 보고, 나의 고민도 내놓고, 함께 해결 방법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식사와 곁들여 재미있는 수다도 함께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이번 여성 사역자 모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간을 꾸준히 준비할 테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자주 만나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사역기획국 승연

미디어, 종교로 상상하다
종교, 미디어로 상상하다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박진규 교수를 만나고 왔습니다. 올해 4월 <미디어, 종교로 상상하다>(컬처룩)라는 책을 펴냈는데요. 한국인 최초로 '미디어와 종교'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가, 기독교인이자 미디어학자로서 종교와 미디어의 접점을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나쁜 교회' 이미지 
· 사실 우리가 평소 뉴스나 드라마·영화를 통해 접하는 기독교의 모습은 대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거나, 비상식적인 행태를 희화화하는 장치로 사용되기 일쑤지요.
· 이런 현상을 보고 어떤 분들은 불평을 하기도 합니다.
· "선량한 그리스도인들도 많은데 왜 '일부' 부정적인 사람들의 모습만 저렇게 부각하는지 모르겠다", "기독교에 대한 과장되고 왜곡된 이미지를 확산한다",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사탄(!)의 전략이다" 하는 식입니다.
· 심지어는 미디어 매체에 '비기독교적' 혹은 '반기독교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아예 시청하지 않는 것이 우리 신앙에 유익하다고 말하기도 하지요.

사실은 '기대'라는 것
· 그러나 박진규 교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미디어를 잘 들여다봐야 살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 세속 미디어의 날카로운 '종교 비판'에는 역설적으로 종교에 대한 '기대'가 들어 있다고 말이지요.
· 그는 미디어가 종교를 통해 새로운 세상, 대안적 가치, 비물질적이고도 풍요로운 삶의 방식을 '상상'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미디어, 종교로 상상하다'인 것이겠지요.

책을 읽고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습니다. 미디어가 종교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상상할 뿐만 아니라, 종교도 미디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통해 대안적인 교회,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인터뷰를 차분히 읽어 보시고, 기회가 되시면 책도 구입해 읽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편집국 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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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속 미디어의 교회 비판, 음모론 아닌 소통·반성·갱신 기회로 삼아야"

하나님 뜻과 말씀에 어!

경기도 부천시 괴안동 양지마을에 있는 어.울림교회(남태일 목사)에 다녀왔습니다. 교회 이름에 마침표가 들어간 게 좀 독특합니다. 원래 느낌표였는데 마침표로 바꿨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뜻과 말씀에 어! 하고 공명한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과 어울려 살아가는 언약 공동체'라는 의미가 교회 이름에 담겼습니다.

공론장과 쉼터 제공
· 2015년 남태일 목사 가족과 청년 2명을 포함한 6명이 개척한 어.울림교회는 설립과 함께 '언덕위광장'이라는 작은 도서관을 운영해 왔습니다.
· 교회 공간을 지역사회의 공공재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 남 목사는 주중에 도서관 관장으로 활동하며 독서 모임을 비롯해 다양한 모임들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공론장과 쉼터를 제공했습니다.
· 회복적 정의 활동도 펼쳐 왔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교회 안팎의 뜻이 맞는 사람들과 '세사람'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평화교육과 갈등 조정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 이 밖에도 지역 안팎의 다양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다고 합니다.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이유
· 어린이 포함 40명 남짓 모이는 작은 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로 보였습니다.
· 교회 재정이 자신의 급여가 아닌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에 쓰이게 한 남태일 목사의 헌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그는 한때는 학원 강사 일을, 한때는 일용직 노동을 병행하며 생계를 이어 왔다고 합니다.

목표는 딱히 없어요
· 어.울림교회는 요즘 공동체의 구심력이 강화되고 있었습니다. 도서관 운영과 회복적 정의 활동도 안정돼 가고 있습니다.
· 무언가 당찬 목회 포부가 있지 않을까 싶어 어떤 미래를 그리느냐고 남 목사에게 물었는데, 의외의 대답을 들었습니다.
· "어떤 상을 그려 놓고 있지 않아요."
· 심지어 어.울림교회가 영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합니다.
· 그러면서 나희덕 시인의 시 '산속에서'에 나오는 한 구절을 소개해 줬습니다.
·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 준다."

어.울림교회가 하나님나라를 향해 걷는 나그네들에게 그런 작은 불빛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다고 한 남태일 목사의 이야기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역기획국 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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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네들에게 빛이 되고픈 교회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희년함께'에서 활동해 온 고 이신근(1978~2022) 님의 책 <기쁨의 편지>(바람이불어오는곳)입니다. 오랫동안 지병을 앓던 그는 지난해 2월 45세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에게 찾아온 고통과 절망을 정직하게 마주하며, 자신이 계속 살아갈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답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
· 저자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비운동성섬모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진단받았습니다.
· 건강이 수시로 악화됐고, 주변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었습니다.
· 일찍부터 찾아온 죽음의 그늘에서 저자는 하나님께 묻고, 또 물었습니다.
· "하나님! 내가 계속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 "신근아, 네가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야."

"세상에는 귀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
· 희년함께 김덕영 상임대표는 고인이 절망의 끝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음성이,
· 능력주의가 팽배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라고 말합니다.
· 모든 삶이 소중하고, 사랑받을 만하기 때문입니다.

사역기획국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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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생명은 존귀하며 사랑받지 못할 생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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