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은 졸라맨처럼 그릴 거야."

퀴즈입니다. 아래 그림은 무엇을 그린 것일까요?

너무 고난이도였나요? 정답은 '십일조 축제를 벌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입니다. 제 딸아이가 저와 함께 신명기 14장 22~29절을 읽고 공부한 뒤 3분 만에 그린 그림입니다.

요즘 토요일 저녁에 아이와 성경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이 다니는 교회는 아이들을 포함해 교인 수가 스무 명 남짓인데요. 올해부터 초등부 아이들을 위한 성경 공부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어른들이 주중에 묵상하는 본문 중 일부를 담당 교우가 아이들에게 공유하면, 아이들은 주일예배에 가기 전에 부모님과 그 본문을 공부합니다. 그리고 주일에 만나 서로 공부해 온 내용을 나누고 배우면서 하나님에 대해 알아 가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가 갈수록 커 가면서 어떻게 신앙을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탐방 취재를 다녀온 대구 기쁨의교회에서 부모님들이 주중에 시간을 정해 아이들과 성경 묵상을 한다는 이야기에 자극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니, 그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기쁨의교회가 이를 위해 만든 활동지를 보고 '나도 한번 해 볼까?' 생각했습니다. 단순해 보였거든요. 교우들과 논의를 거쳐 올해부터 우리 교회에서도 성경 공부 시간을 만들고, 활동지도 만들었습니다. 기쁨의교회 활동지를 아주 살짝 변형한 것입니다.

1. 성경 본문을 정해서 소리 내어 읽는다.
2. 본문에 나온 모르는 단어를 찾아본다.
3. 떠오르는 질문을 적어 본다.
4. 답도 한번 찾아 본다.
5. 이 과정에서 알게 된 하나님에 대해 적는다.
6. 떠오르는 그림을 그려 본다.
7. 기도문을 작성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잘 따라 줄지 걱정을 좀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발하지 않았고, 이제는 저와 성경 공부 시간을 조금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저만의 착각일 수도…).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강요하지 않고, 주입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그저 정해진 틀 안에서 아이의 생각과 속도를 따라갑니다. 궁금해 하는 것에 답하려니, 저도 덩달아 성경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아이의 질문과 생각을 엿보고 아이가 그린 그림을 감상하는 게 즐겁습니다. 아이의 기도문을 읽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지난주 기도문은 너무 제 마음과 같아서 놀랐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기도를 함께 드릴지 벌써 궁금해지네요.

"하나님, 하나님은 나누는 거 좋아하시죠? 저도 나누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나눌 수 있게 노력할 테니 하나님도 도와주세요."

사역기획국 은석

교인 몰래 매달 5000만 원 인센티브

지출이 왜 이렇게 많아
· 
분당 ㅇ교회는 교인이 500명 정도 되는 교회였습니다.
· 그런데 2022년 1년 지출만 22억 원에 달했습니다.
· 교인들은 지출이 과도하다고 생각했지만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 담임인 천 목사가 평소 월 사례비를 전액 헌금하거나 어려운 교인들을 위해 사용한다고 이야기해 왔고, 교인들은 그를 신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재정 감사 결과
· 치유 상담을 강조하며 여성 교인들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천 목사.
· 돈 문제도 심각했습니다.
· ㅇ교회가 올해 2월 재정 감사를 한 결과, 천 목사는 교인들 몰래 사례비 외에 매달 '인센티브' 4500만 원, 주간 활동비 100만 원 등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과 은에 투자 
· 천 목사는 인센티브와 교회 통장에서 빼낸 돈으로 10억 원 상당의 골드바와 은 유가증권을 따로 사 모으고 있었는데요.
· 감사팀이 추궁하자, 골드바와 은 유가증권은 교회 건축을 위해 모아 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천 목사 측근인 재정본부장은, '인센티브'는 천 목사가 10년 동안 무급으로 사역해 와 은혜를 갚는 취지에서 책정한 것이라고 했고요.

교인들이 낸 헌금의 10%를 인센티브로 가져가고, 교회에서 열린 세미나와 대안 학교 수입을 자기가 번 돈이라고 주장하다니…. 정말 교회를 사업체처럼 생각했던 걸까요. ㅇ교회는 천 목사를 횡령·배임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편집국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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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오조 클럽' 운영, '헌금왕' 뽑고 시상한 그루밍 성폭력 목사…매달 인센티브만 5000만 원
· 청년·치유 상담 전문 목사도 '그루밍 성폭력'

교인에겐 호통, 판사에겐 공손

그루밍 성폭력 목사의 첫 재판 
· 청년 교인들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가하고, 폭행과 폭언 등을 일삼으며, 무리한 헌금과 헌신을 강요해 왔다는 의혹을 받는
· 화성 ㅈ교회 한 아무개 목사의 첫 형사재판이 열렸습니다.
·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그는 매우 초조해 보였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했습니다. 앉아야 할지 서야 할지, 대답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몰라 헤매기를 반복했습니다.
· 판사와 몇 마디 주고받지 않았지만 크게 당황했고,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몸을 기울여 판사에게 최대한 잘 보이려는 태도를 취하는 듯했습니다.
· 십일조 안 하면 저주받는다며 매주 교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던 모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 직업을 묻는 판사의 말에, 그는 "목사였습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성폭력 인정했지만 반성은?
· 하나님의 심판을 이야기하던 그는 이제 판사 앞에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첫 재판에서 한 목사 측은 검찰의 성폭력 공소사실은 다 인정했습니다.
· 그러나 진정 어린 반성의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 폭행이나 협박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인들에게 헌금을 강요하고 교회 재정을 편취한 혐의도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유죄 증거가 명확한 성폭력 사건은 최대한 인정해서 형량을 줄이고, 재정이나 폭행 문제는 입증이 어려우니 최대한 버티면서 무죄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산으로 읽힙니다.

앞으로 교회는 쳐다도 안 본다
· 화성 ㅈ교회 사건은 수많은 교인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 가정 불화, 파괴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 교인 한 명은 한 목사가 소개해 준 다른 목사와 권사에게 거액의 금융 사기를 당해 사업을 접고 빚더미에 올라 지금 배달 일을 하고 있습니다.
·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교회라면 다시는 쳐다도 안 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목사 때문에 교회를 떠난 영혼이 몇일까요.
· 그런데도 한 목사는 하나님의 심판보다는 법의 심판이 더 무서운 걸까요?

편집국 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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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순종' 강조해 온 목사, 교회 청년 자매 그루밍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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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밍 성폭력 목사 구속 기소…재판 어렵다던 노회는 결국 '제명'
· '그루밍 성폭력' 화성 ㅈ교회 목사, 첫 재판서 성폭력 인정

'세월호 그리스도인'을 아시나요?

참사 이후 신앙, 책으로
· 세월호 예배나 기도회를 취재하다 보면 익숙한 얼굴들을 만납니다. 참사 이후 9년이 흐른 지금까지 한결같이 세월호 가족들의 곁을 지키는 그리스도인들이지요.
· 이들이 있어 다행스러우면서도 제 모습이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아무리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함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이번에는 책을 펴냈습니다. 제목은 <포기할 수 없는 약속>입니다.
·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어떤 신앙의 변화를 겪었는지, 또 세월호 가족과 어떻게 연대해 왔는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50명이 한 편 한 편 글을 써냈습니다.

진짜 이야기는 북 토크에서
· 5월 24일에는 수원에서 열린 첫 번째 북 토크에 다녀왔습니다.
· 2015년부터 수원 성균관대역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해 온 남기업·박은아·이선옥 씨, 2016년부터 매일 밴드에 기도문을 올리고 있는 정승민 씨, 4·16합창단 활동을 하며 가족들과 연대하고 있는 임재옥 씨, 지성 엄마 안명미 씨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 하나하나가 현장에서는 잘 듣지 못했던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이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에 이날 행사는 밤 10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 북 토크는 익산·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열린다고 합니다. 세월호 그리스도인들의 활동에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국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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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9년, 유가족 곁에 남은 그리스도인들
· [1일1책] 세월호 참사를 담은 우리 시대의 '욥기'와 '행전'
· 세월호 기억·동행 다짐한 그리스도인들 "세월호·이태원 참사 희생자 잊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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