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인 자매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러 구속 기소된 화성 ㅈ교회 한 아무개 목사가 법정에서 성폭력과 관련된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수원지방법원은 5월 24일 한 목사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한 목사는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한 목사는 시종일관 초조해 보였고, 판사의 질문에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인적 사항을 묻는 판사의 말에 그는 두 손을 모으고 몸을 조아리며 말했다. 판사가 직업을 묻자, 그는 "목사였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한 목사는 약 20분간 진행된 공판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검사는 한 목사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ㅈ교회 담임목사로 있으면서 피해자 A·B에게 수차례 간음과 추행을 저질렀고, A와 그의 남자친구 D에게 식칼을 들고 협박하거나 장우산으로 폭행했다며 '성폭력', '특수 폭행', '특수 협박'에 대한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한 목사 변호인은 "공소사실 1, 2항(성폭력)은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와 D에 대한 특수 폭행과 특수 협박은 부인한다며, ㅈ교회 ㄱ 간사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ㄱ 간사는 한 목사의 최측근이었던 사람이다. 피해자들은 한 목사가 ㄱ 간사가 없는 틈을 타 범행을 저지르는 등 평소 그의 눈치를 많이 봤고, 한 목사가 ㄱ 간사와 백화점 쇼핑을 갈 때 차량 운전기사 역할을 맡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한 목사 지시로 피해자 A의 휴대전화를 버릴 때 ㄱ 간사가 이를 적극적으로 도왔다고도 했다.

한 목사 변호인은 별도의 증인 소환 절차 필요 없이, 다음 재판에 ㄱ 간사를 대동하겠다고 말했다. 검사도 당시 있었던 특수 폭행 및 특수 협박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피해자인 A와 D를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한 목사 측이 성폭력에 관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은 최대한 형량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재판에 출석한 피해자 변호사는 기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등 증거가 명확하니 혐의를 인정하면서 형량은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인신문이 있는 다음 재판은 7월 17일 오후 2시에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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