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을 논하다 - 사도 바울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주제들> / N. T. 라이트 지음 / 최현만 옮김 / 감은사 펴냄 / 209쪽 / 1만 6800원
<바울을 논하다 - 사도 바울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주제들> / N. T. 라이트 지음 / 최현만 옮김 / 감은사 펴냄 / 209쪽 / 1만 68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우리말 번역본으로 상·하권 2300쪽에 달하는 N. T. 라이트의 대표작 <바울과 하나님의 신실하심 Paul and the Faithfulness of God·PFG>(CH북스)의 주요 논의를 요약한 책. <PFG> 출간 이후 수많은 동료 학자의 서평을 통해 칭송·비판·질문을 두루 받으며 논쟁의 중심에 선 라이트는, 이 책에서 바울을 둘러싼 주요 쟁점을 간결히 정리하며 자신의 저작을 향한 질문에 대략적으로 답한다. 총 5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장은 △바울의 유대적 배경과 신학적 일관성 △바울 기독론의 기원과 함의 △언약과 우주, 내러티브와 묵시 △누가 하나님의 백성을 구하는지, 칭의의 구원론적·교회론적 속성 △바울의 선교와 신학, 현재 우리를 둘러싼 방법론을 다룬다. <PFG>의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바울서신 전체보다 25배나 더 길며, 미국 세법에 맞먹는다"(11쪽)는 원성을 살 정도로 압도적인 분량 때문에 도전을 포기했을 이들에게, 분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든(10배나 얇다!) 좋은 안내서가 생겼다. 부록에는 동료 학자들이 쓴 <PFG> 서평 16개의 목록이 실렸다.

"최근 미국의 바울 연구에서는 이전 유럽의 논의들을 취해 굉장히 예리한 질문이 제기됐다. 바울은 '묵시적(apocalyptic)' 사상가였는가? 그가 혹시 '묵시주의자(apocalyptist)'였던 것은 아닌가? 그는 '묵시주의(apocalypticism)'라 불리는 흐름에 속했던 인물인가? 이것이 그동안 이 내용을 무시했기 때문에 감추어져 있었던 바울 사상의 비밀을 푸는 열쇠는 아닐까? 이 열쇠가 없다면, 우리 손에는 더 넓은 세상에 존재하는 거대한 (때로는 괴물 같은) 문제를 무시하고 개인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피상적이고 과도하게 개인 중심적인 '복음'만 남지 않을까?

 

이 제안은 다음 두 가지 양자택일식 질문으로 날카롭게 양극화되어 있다. 우리는 본 장에서 이 질문들을 조사해야 한다.

 

가. 바울은 '언약적' 내러티브를 배제하는 '묵시적' 세계관을 주장하는가? (중략)

나. 아니면, '묵시'는 반드시 겉으로 표현된 세계관을 결정하는 요소일 필요는 없는, 그저 문학적인 형태에 불과한가?" (3장 '묵시', 87~88쪽)

"바리새인으로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마지막 때에 모든 이스라엘을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키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하나님이 역사의 중간 지점에서 예수라는 한 인물을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키셨다. 그래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전체를 위해 하시려고 했던 일을 한 인물 예수를 위해 하셨다고 결론 내렸다. 따라서 메시아로 선언된 이 예수는 이스라엘의 화신이셨다. 다시 한번 부활은 인식론적 출발점 역할을 한다. (중략) 분명히 바울은 '부활' 관점에서 잘 규정되어 있었던 '이스라엘의 소망'이란 개념을 출발점으로 삼았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의 부활이란 실제 사건은 그 개념에 새로운 빛을 비추었다. 따라서 나는 예수의 부활이란 사건이 바울에게 예수가 메시아시라는 사실과 더불어 메시아직의 집합적 성격도 알려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실은 '메시아 안에'와 '메시아와 함께' 등과 같은 바울의 표현과 관련된 세부적인 주장들을 일거에 설명해 준다." (4장 '하나님의 의롭게 된 백성', 150~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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