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가하고 헌금을 강요해 갈취했다는 혐의를 받는 목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방검찰청은 ㅈ교회 한 목사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 목사가 속했던 노회는 그를 '제명' 처리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교인들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가하고 헌금을 강요해 갈취했다는 혐의를 받는 목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방검찰청은 ㅈ교회 한 목사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 목사가 속했던 노회는 그를 '제명' 처리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회 청년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언어폭력 등을 가한 혐의를 받는 경기 화성 ㅈ교회 한 아무개 목사가 구속 기소됐다. 수원지방검찰청은 4월 25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및 위계 등 추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피감독자 간음, 특수 협박 혐의를 적용해 한 목사를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 목사가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러 왔다는 점을 인정해, '위계 등 간음 및 위계 등 추행'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목사가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처분했다. 앞서 법원은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4월 4일 한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한 목사의 첫 공판은 5월 24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다.

한 목사에게 경제적 피해를 입은 교인들에 대한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경찰에 접수된 한 목사 관련 사건은 총 3건이다. 교인 두 명이 한 목사가 헌금을 빙자해 이중·삼중으로 돈을 갈취했다며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했고, 교회 차원에서도 한 목사가 예배당 담보 대출금을 임의로 사용하는 등 교회 재산을 편취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경찰은 5월 11일 ㅈ교회 후임으로 부임한 오 아무개 담임목사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어 조만간 수원구치소를 찾아 한 목사에 대한 대면 조사도 병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 목사는 사기 등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오 목사는 1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어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왔다"면서도, 무슨 죄목으로 어떻게 고소했는지와 총 피해 액수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알려드려야 할 이유는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한 목사가 소속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삼산노회(윤현 노회장)는 지난 4월 10일 정기노회를 열고 한 목사를 제명했다. 윤현 노회장은 5월 1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한 목사는 이제 삼산노회 소속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예장합동 소속도 될 수 없다. 다른 노회로 넘어갈 수도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삼산노회 관계자들은 사건 초기부터, 한 목사는 교단 편목 과정을 거치지 않은 준회원 신분이라 면직·출교 등 교회 재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 한 목사가 성폭력 사건으로 교회를 사임했을 때도, '시무 사면' 처리만 한 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봄 노회를 앞두고 <뉴스앤조이>를 비롯한 여러 언론이 한 목사의 그루밍 성폭력 사건을 보도하자, 공개 조치(제명)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윤현 노회장은 "정회원이 아니라 준회원이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다. (한 목사는) 타 교단에서는 몰라도 우리 교단에서는 절대로 목회를 할 수 없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