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사상을 그리다> / 김도현 지음 / 성서유니온 펴냄 / 360쪽 / 1만 8000원
<바울의 사상을 그리다> / 김도현 지음 / 성서유니온 펴냄 / 360쪽 / 1만 8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나의 사랑하는 책 로마서>·< 빌립보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성서유니온) 저자 김도현 교수가 썼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묵상과 설교>(성서유니온선교회)에 연재한 글을 엮었다. 저자는 △정체성 △복음 △문화 △비전 등 주요 개념들을 밑그림 삼아 바울 사상의 윤곽을 그려 낸다.

바울은 기독교에서 중요한 신학자다. 기독교 기본 원리와 개념을 정립했다. 바울이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한 이론서나 논문을 남긴 건 아니다. 그의 사상을 알게 해 주는 건, 초대교회 공동체와 개인에게 쓴 편지들이 전부다. 편지는 수신자 상황을 고려해 작성됐기 때문에, 바울 사상 전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저자는 바울의 글을 바탕으로 주요 신학적 개념들을 하나씩 열거하면서 그의 사상을 정리해 나간다.

1부에서는 바울의 '정체성'을 다룬다. '유대인' 바울에게 '이스라엘'이 어떤 의미였는지 로마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2부에서는 바울이 선포한 '복음'을 설명한다. '죄', '정사와 권세', '은혜', '복음', '십자가', '부활'에 관하여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정리했다.

3부에서는 바울이 속했던 당대 로마제국 '문화'에 집중한다. 4부에서는 바울이 생각했던 교인과 교회 공동체의 모습이 담긴 '비전'을 살펴본다.

이 책은 일반 기독교인들을 위한 입문용으로 작성됐다. 어려운 용어나 이론은 피하고 가급적 쉬운 말로 정리했다. 신약성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바울 신학의 파편들을 하나로 조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지난 100여 년의 역사에서, 칭의와 성화 교리를 성화와 교리는 아예 생략한(성화는 옵션이니까!) '이신칭의' 교리로 환원시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바르게 하는 문제에 국한시키다 보니, 칭의와 성화 교리가 지니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문제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수직적 관계가 강조되다 보니 '의롭다 함'이 지니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수평적 의미는 상대적으로 발전되지 못한 측면이 있고, 따라서 이신칭의를 오직 수직적인 문제로만 보는 경향이 생겨 버린 것이다."  (프롤로그, 19~20쪽)

"바울과 제국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현대에 들어와 종교와 정치를 분리해 버린 것을 비판하면서 바울 신학에서 정치가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데 동의하지만, 현대적인 정치와 문제의식의 렌즈를 통해 1세기의 종교/정치를 읽으려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한다. 예를 들면, 로마의 통치(imperium)에 대항해서 바울이 사용하는 통치의 언어는 황제의 통치와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다. 바울은 은혜의 통치가 죄의 통치를 전복시키는 것을 보여 주며(롬 5:12-21), '나라(kingdom)'가 그리스도에 의해 세워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통치'와 '권위'와 '권력'을 무효화하고, 마지막에 '죽음'조차 멸망할 것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고전 15:24-28)." (3부 '문화',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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