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이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 지혜, 안녕, 경이의 탐구와 신학의 쓸모에 관하여> / 알리스터 맥그라스 지음 / 이은진 옮김 / 포이에마 펴냄 / 212쪽 / 1만 4800원
<신학이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 지혜, 안녕, 경이의 탐구와 신학의 쓸모에 관하여> / 알리스터 맥그라스 지음 / 이은진 옮김 / 포이에마 펴냄 / 212쪽 / 1만 48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간사] 옥스퍼드대학교 신학 교수직 퇴임을 앞둔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신학의 역할과 유익을 집약해 놓은 책. 이 책은 "신학에 호기심은 느끼지만 이해가 안 돼서 머리를 쥐어짜는 사람들", "교회는 다녀도 신학에는 의심과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9쪽)을 주요 독자로 상정해 놓고 '신학이란 무엇이고, 우리의 신앙과 삶에 어떤 쓸모가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저자는 신학을 "사진첩에 무작위로 붙여 둔 스냅사진처럼 본질상 서로 무관한 신념들을 오목조목 이어 놓은 조각보"로 보지 말고 "영성, 성경 연구, 변증, 윤리를 아우르는 서로 연결된 사상의 그물망"으로 보라고 권한다(37쪽). 또한 영국의 시인이지 신학자 허버트의 시 '엘릭시르'를 인용하며 우리의 눈이 신학 자체에 머물기보다 신학을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신학은 우리 자신과 우리가 속한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후반부에서는 신학이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지혜'를 성찰하고, '안녕(well-being)'을 누리게 하고, '경이감'을 맛보며 살아가게 하는지 보여 주면서 신학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나는 신학이 보물 상자와 같다고 그리스도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신학은 우리의 신앙이 풍요로워지게 해 주고, 우리에게 신앙의 가치와 목적을 성찰하라고 권하기 때문이다. 신학이 없다면, 기독교회는 한때 의미가 있었으나 지금은 기독교 공동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공동체 안에 있는 일부에게도 시대에 뒤처져 무의미해진 기억과 습관을 지키는 관리자에 불과할 것이다. 신학은 이러한 기억과 습관에 새로 활력을 불어넣는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과거에 누리던 풍요로움을 현재에도 누리게 하고 변화를 일으킨다. 시대와 장소가 바뀌어도 기독교 복음은 변함이 없지만, 신학은 과거의 지혜에 뿌리를 두되 지나간 시대의 특수성에 벗어나 새로운 상황에서 복음을 명료하게 표현해야 한다." (1장 '신학의 발견: 새로운 방식으로 보기', 18쪽)

"믿음이 우리로 하여금 보게 하고 그 안에 거하도록 우리를 훈련하는 이 이상한 신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돕고, 그리하여 우리가 이 새로운 창조 세계의 책임 있는 시민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신학이다(빌 3:20). 신학은 우리가 새로운 도덕 질서를 인지할 수 있게 해 주고, 새 예루살렘에서 이 가치들이 실현되길 기대하면서 그 가치들에 발맞추며 이 세상에서 그 가치들을 실천하라고 우리를 초대한다. 그리스도를 만난 뒤, 우리는 상황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고 평가한다. (중략) 무신론자의 관점 대신 기독교신학의 렌즈를 통해 자연계와 인간을 보면 뭐가 다를까? 이런 기술을 발달시키고 상황을 새롭게 보는 습관을 기르도록 우리를 도와줄 이는 누구인가?
 

이런 고찰은 필연적으로 신학 교육에 관한 생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신학 교육은 갈수록 기술 관료를 기르는 과정, 이를테면 목회 및 설교 기술을 습득하고, 교단의 기업 문화를 전수받고, 사전에 정해진 신학적 결론을 배우는 과정처럼 비친다. 그러나 신학적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기술을 배우고 이 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우리에겐 지도와 조언 역시 필요하다." (5장 '안녕: 가치와 의미 분별하기', 135~136쪽)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