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 / 송인규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228쪽 / 1만 5000원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 / 송인규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228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간사] 그리스도인이라면 하나님의 뜻을 알고 좇으며 살아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삶의 중요한 기로를 만나면 하나님의 뜻을 더욱 간절하게 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각론으로 들어가면, 저마다 다른 말들을 쏟아낸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거나, 환상을 본다거나 하는 말들로 갈급한 교인들을 현혹하는 이들이 여전히 곳곳에 암약한다. 복음주의 신앙과 성경 본문에 천착하며 오랜 시간 조직신학자이자 설교자로 살아 온 송인규 소장(한국교회탐구센터)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데 참고할 만한 흥미로운 안내서를 펴냈다. 

저자는 우선 하나님의 뜻을 '보편적/도덕적 하나님의 뜻'과 '개별적/실제적 하나님의 뜻'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전자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도덕윤리적 지침으로 후자를 분별하기 위해 착념해야 할 토대와 같다. 후자는 그리스도인이 실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복잡다단하고 곤혹스러운 상황 속에서 헤아려 갈 내용이다. 개별적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 성경 구절(3장), 기도 중 확신(4장), 자기 평가(5장), 상담과 조언(6장), 환경의 문(7장)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다섯 가지 수단을 어떻게 활용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하는지 성경 내용과 신앙 선배들의 지혜, 본인의 경험 등을 녹여 내 설명한다. 후반부에는 결혼, 직장, 교회 선택 등 많은 그리스도인이 고민하는 문제에서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분별할지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이 책은 "하나님의 인도가 인간 편에서의 판단 및 결정을 배제하지 않음"(10쪽)을 강조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아는 방편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서로 어떻게 상호 영향을 미치고, 상황에 따라 어떤 비중과 조합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개념적이고 이론적으로 설명해 낸 지도와 같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그려 놓은 '하나님의 뜻을 아는 길'이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한다.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인도를 받기 위해 어떻게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의 조언을 구하며, 주어진 환경을 해석해야 할지 안내했지만 실생활에서 이를 활용하는 일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것이다(219쪽). 저자는 그 한계를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독자의 몫으로 돌리며, 하나님의 뜻과 인도에 대한 더 훌륭한 책이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밝힌다. 2021년 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월간 <복음과상황>에 연재한 원고를 토대로 쓴 책이다.

"하나님께서 성경 말씀을 통해 인도하신다는 말의 의미는 성경의 어떤 특정한 구절에 의해 자신의 뜻을 깨우친다는 뜻입니다. 어떤 때는 개인이 경건의 시간(Quiet Time)을 보내는 동안 본문에 나온 특정 구절에 의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목회자의 설교 내용을 접하면서 그날의 본문이 강한 인상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중략) 제가 이렇게 말하면 많은 이들은, ‘그러면 그 특정한 구절의 이해가 문맥을 벗어나도 상관이 없나요?’라고 질문할 것입니다. (중략) 사실 특정한 성구가 본문의 문맥을 벗어나거나 아무 상관 없이 인용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그리스도인들의 삶이나 형편을 보면 그런 사례가 빈번했습니다. 오죽하면 특정 성구에 의한 하나님의 인도를 기대했다가 졸도한 청년 이야기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고전적 패러디로 자리를 잡았을까요?" (3장 '성경 구절을 통한 하나님의 인도', 49쪽)

"개별적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자기 평가 항목은 자신의 욕구입니다. 여기에서 '욕구(desire)'란 자신의 소원, 희망, 열망, 꿈 등으로도 지칭할 수 있는 바로서 '인간이 무엇을 얻고자 하거나 하고자 하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욕구는 경우에 따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신다는 지표가 됩니다. 더욱 중요한 평가 항목은 능력입니다. '능력(ability)'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으로서, 개별적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는 데 확실하고도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재능, 은사, 소질, 적성 등 비슷한 단어들로 이 개념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사람의 '기질(temperament)' 또한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일에 그런대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기질은 '타고난 기품이나 성질'을 뜻하는 말인데, 성격·성향 등의 용어와 유사성을 공유합니다. 세 가지 평가 항목이 전혀 다른 요소이지만, 실제로는 한데 어울려 자신이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 줍니다. (5장 '자기 평가를 통한 하나님의 인도',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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