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수진 기자입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제가 사는 경기도는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눈도 자주 내리고 이제 정말 겨울이 온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집 안에서 귤 까먹으며 지내고 싶은 날씨이지요.

저는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 2년 차라, 여전히 늘 부족하고 어딘가에 쫓기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쉴 때도 쉬는 것 같지 않고, 뭐라도 하나 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기자 생활에 애착이 있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쉬는 날에 '기자'를 소재로 한 영화를 한 편 보고 왔습니다. 다른 기자들은 어떤지, 저와 같이 매일매일이 전전긍긍하는 일상인지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뉴욕타임스> 기자 조디 캔터와 메건 투히를 다룬 '그녀가 말했다'라는 영화입니다.

조디와 메건은 2017년, 할리우드 영화판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던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을 세상에 알린 기자인데요. 이미 많은 분이 알고 계시겠지만, 이들의 탐사 보도를 통해 전 세계에서 미투 운동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일어나게 됩니다. 영화에서는 이 두 기자가 거대한 권력에 맞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을 어떻게 설득해 내고 그들에게 공감과 연대를 해 나갔는지를 세밀화처럼 그려서 보여 줍니다.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이지만, 저는 동종 업계 종사자로서 모든 장면을 집중해서 보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팩트를 한 조각이라도 더 찾기 위해 쉴 새 없이 전화하고, 찾아가고, 언론을 불신하거나 기사화를 고민하는 취재원들을 설득하고, 기사 출고 직전까지 오탈자를 고치는 모습은 만국 공통이더군요. 저널리즘 정신에 기반한 충실한 취재 과정도, 피해자들의 과거를 바꿔 줄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피해는 막을 수 있다며 묵묵하고 진실한 태도를 꺾지 않는 모습도 새삼 대단하고 뭉클했습니다.

언젠가 "검사나 변호사를 다룬 영화는 많아도, 기자를 다룬 영화는 거의 없다. 별로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웬걸요, 재미도 의미도 있었습니다.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제작자분들께 강력히 전해 봅니다. 물론 그러려면 현실에서 좋은 기사, 기자들이 더 많이 나와야겠지요. 저 또한 지치지 않고 <뉴스앤조이>에서 그런 기사를 써내고 싶습니다. 이상, 영화를 보고 난 뒤 가슴이 벅찼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편집국 수진

친절한 뉴스B

기후 위기의 핵심,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한국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그럼 공산주의가 좋냐?!"라는 말을 듣기 일쑤죠... 이런 태도는 기독교인들이 유독 더 심한 것 같습니다. 기독교와 자본주의의 관계는 어때야 할까요. 특히 전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의 핵심 원인이 자본주의에 있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할까요.

작금의 기후 위기는 그저 개개인이 일회용품 덜 쓰는 정도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이번 기후위기기독인연대 강좌는 기후 위기의 핵심 원인과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핵심 방법에 대해 일러 주는 자리였습니다.

기후 위기는 심각한 사안인 데 비해 교계에서 잘 논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디 교회와 교단들이 좀 더 현실성 있는 기후 위기 대책에 힘을 써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편집국 권효


후임 목사 청빙했는데
위임목사가 '태클'

서울 강서구 치유하는교회(김의식 목사)가 후임 목사 청빙 문제로 뒤숭숭합니다.

청빙위원회(청빙위)가 후임 목사를 선출했는데, 김의식 위임목사가 '불법 선거'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김 목사는 임시당회를 열어 재투표를 하겠다고 합니다.

청빙위는 절차에 따라서 토론도 하고 투표도 하고 기도로 마쳤어요. 누가 봐도 잘 마무리된 거죠. 이는 상호 합의에 따라 녹음한 파일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그런데도 김의식 목사는 불법 선거라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요. 왜 이러는 걸까요. 일부 장로는 김 목사가 점찍어 둔 고 아무개 목사가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떨어지니까 '폭주'하는 거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김의식 목사의 행태는 교회 안팎에서 비난을 사고 있는데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목사들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한숨을 내쉬더군요.

"심지어 자기가 세운 교회도 아닌데 괜한 욕심을 부린다."
"청빙위에 맡겼으면 그대로 받는 게 도리이지, 이를 뒤집는 건 청빙위를 대놓고 무시하는 거다."
"곧 총회장이 될 사람의 행실이 너무 가볍다."

치유하는교회에 지원서를 낸 '고 목사'를 향한 비판도 있었는데요. 한 목사는 "거기서 부른다고 위임받은 지 2년도 안 된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하다니 안타깝다. 그 교회 교인들이 받을 상처는 고려해 봤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습니다.

편집국 용필


미국 원주민 선교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다?

오래전 <뉴스앤조이>에서 일했던 선배의 소개를 통해 미국에서 사역하는 안맹호 목사를 만났습니다. '원주민 선교'를 한 분이라는데, 원주민 선교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서 부리나케 관련 자료들을 찾아봤죠. 그런데 한국 교계에는 원주민 선교에 대한 담론이 별로 없더라고요.

안 목사는 친절하게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재밌었고, 특히 원주민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요. 그것은 곧 기독교의 '흑역사'이기도 했습니다. 원주민들이 반기독교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지요.

한국에도 반기독교 정서가 있습니다. 누구를 탓할 게 아니라, 이것 역시 한국 기독교의 흑역사 때문 아닐까요. 안맹호 목사의 인터뷰를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편집국 권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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