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진격의 교인'들을 소개합니다. 성서가 강조하는 가치와 뜻을 실천하기 위해 일상에서 진격하는 크리스천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기독교의 역할과 모습을 찾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연말을 앞둔 윤선디자인(정윤선 대표)은 매일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윤선디자인은 주로 교회 달력이나 현수막, 무대 배경, 절기 배너, 상패 등을 디자인하고 제작합니다. 이 시기 교회는 행사와 사역이 많을 때죠. 성탄절과 송구영신 예배가 있고, 교회학교 학생들이 상급 부서로 이동합니다. 교역자와 교사, 부서별 임원들이 바뀌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정윤선 대표는 연말이 되면 교회로부터 들어오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사무실에서 밤을 새는 날이 많다고 했습니다.

이 와중에 정윤선 대표는 연말마다 개척교회를 위한 이벤트를 엽니다. 난방비 지원이 대표적인데요. 지난해 70개 교회에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했고, 올해는 77곳을 대상 교회로 선정했습니다. 이외에도 교회 간판을 무료로 교체해 주거나, 초등학교 입학생 자녀를 둔 개척교회 목회자에게 책가방과 학용품을 선물로 보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이벤트는 연말연시에만 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정 대표와 직원들이 매년 수시로 일을 벌인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개척교회를 대상으로 어린이날 선물, 신학생 도서비, 코로나19 비대면 심방용품 등을 지원했고, 이중직 목회자를 위한 선물(구두, 비타민, 건강 식품 등), 목사 아내를 위한 선물(가방, 스카프, 구두, 외식권 등)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비용으로 환산해 보면 작은 회사가 매년 감당하기에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런데도 정 대표는 개척교회를 돕는 데 누구보다 열심이고 진심입니다. 누가 시키거나 강요하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정 대표는 자신이 어린 시절 개척교회에서 보낸 특별한 경험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12월 1일 서울 성동구 윤선디자인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났습니다.

윤선디자인 정윤선 대표. 뉴스앤조이 박요셉
윤선디자인 정윤선 대표. 뉴스앤조이 박요셉
예배·사역 자료 무료 배포
코로나 확산에 '교회가 미안합니다' 캠페인

- 안녕하세요, 대표님. 먼저 윤선디자인이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교회 인쇄물이나 예배용품을 디자인하고 만들어요. 회사 모토가 '디자인으로 예배하다'거든요. 물론 교회용품 제작에만 국한하지 않고, 예배나 사역 전반에 도울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돕습니다."

- 홈페이지에서 '사역 자료실'이라는 게시판을 봤습니다. 누구나 무료로 절기에 맞는 그림이나 PPT 양식, 가정 예배 순서지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했더라고요.

"나눔은 저희의 중요한 사업 방향 중 하나이거든요. 회사가 성장하려면 안으로 들어오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밖으로 내보내는 작업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저희가 갖고 있는 달란트가 디자인이다 보니까, 교회가 예배하는 데 필요한 자료들을 공유하고 있어요."

- 사실 이런 무료 이미지나 양식은 절기별 한두 개씩만 만들어도 될 텐데요. 매년 새 자료를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교회들 반응은 어떤가요?

"잘 사용하고 있다며 좋아하세요. 언제 또 자료가 올라오는지 기다리는 분들도 계시고요. 제가 지방으로 출장을 갈 때가 많은데요. 저희가 배포한 이미지가 교회 입구나 복도에 붙어 있는 걸 보면 무척 흐뭇하더라고요."

윤선디자인이 제작한 무료 이미지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 중 하나는 '신천지 OUT 포스터'일 겁니다. "신천지(추수꾼) 및 이단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빨간색 경고 마크가 들어간 이미지입니다. 제가 출석하는 교회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자주 봤던 그림인데, 윤선디자인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이날 처음 알았네요.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은 이미지도 있습니다. 2년 전, 코로나19가 한창 심각할 때 제작한 포스터인데요. 일부 교회가 정부 방침을 무시하고 대면 예배를 강행하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지탄을 받았던 시기죠. 포스터에는 단색 배경 위로 짧은 문장이 하나 적혀 있습니다.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윤선디자인이 만든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포스터 이미지. 사진 제공 윤선디자인
윤선디자인이 만든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포스터 이미지. 사진 제공 윤선디자인

- 이 포스터는 어떻게 만들게 된 건가요?

"스토리가 있어요. 제가 있는 한 단체 카톡방에서 사람들이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모습에) 교회 욕을 엄청 하는 거예요. 교회가 요즘 왜 저러냐고요. 그 모습을 보기가 마음이 참 아프더라고요. 그때 제가 거기에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어요. 제가 교회 전체를 대변할 수 없겠지만 미안하다고요.

사무실에서 직원들하고 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내보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그 문구를 만들면 어떨까 하고요."

'교회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교회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교회가…'. 정 대표는 직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고 했습니다. 그중 한 직원이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를 제안했고, 모두가 그 안에 동의했다고 했습니다.

문구가 정해지자 나머지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그날 바로 이미지를 제작했고, 목사나 전도사, 교회 직원 등 9000여 명이 구독하고 있는 윤선디자인 카카오톡 채널과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 '교회가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는 하나의 캠페인이 됐어요. 많은 교회가 현수막을 내걸고 동참했고요. 교계 언론도 집중해서 다뤘죠. 이렇게 반향이 클 거라고 예상했나요?

"글쎄요. 지금은 제가 그때 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당연히 교회가 이런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더라고요. 반대쪽 의견을 지닌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포용할 수 있어야 했는데, 제가 이런 부분을 간과했던 거죠. 세상에 다양한 분이 계시다는걸 다시금 배웠어요."

정 대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는 '교회가 미안합니다' 포스터를 만들고 난 뒤, 며칠 동안 여러 곳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중에는 차마 공개하기 어려운 욕설과 협박도 있었습니다.

한국교회를 위한 큰 그림

- 현수막 이미지나 PPT 양식 외에도 개척교회를 위한 이벤트를 연다고 들었어요. 지금까지 어떤 이벤트를 하셨나요?

"음…. 잠시만요. 갑자기 물어보시니 기억이 안 나네요."

정 대표는 핸드폰을 열어 윤선디자인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벤트 글들을 찾았습니다.

"우선 신년이 되면 초등학교에 새로 입학하는 아이를 둔 목사님들에게 책가방을 보내 줬어요. 이건 제 아이가 1학년 될 무렵에 생각한 건데요. 부모들은 자녀에게 좋은 것을 사 주고 싶어 하잖아요. 혹시 개척교회 목사님들 중에 여유가 없는 분이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성탄절 아이들 간식, 신학기 전도사님들 도서비, 이중직 목회자분들 식사권 등을 선물하기도 했고요.

봄에는 '사모님, 꽃길 걸어요'라는 이름으로 목사님 아내분들에게 화장품, 구두, 헤어 시술권, 가방 등을 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했어요. 어떻게 보면 이분들은 목사님 뒤에 가려서 자기 희생을 많이 하는 분들이잖아요. 그분들을 특별히 챙겨 드리고 싶었어요."

- 생각보다 이벤트가 다양하고 많은데요? 사역자들의 실제 필요나 속마음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신 것 같아요.

"정말 많죠?(웃음) 저보다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가 더 많아요. 이제는 직원들이 시기가 되면 '겨울철 난방비 지원해야 할 때예요'라고 알아서 말해 줘요. '이런 이벤트를 해 보면 어때요?'라고 먼저 제안해 주는 직원도 있고요. 직원들 전체가 교회를 돕는 일을 함께 도모하고 협력하는 분위기가 강해요."

윤선디자인은 겨울철마다 개척교회를 위한 난방비 지원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윤선디자인
윤선디자인은 겨울철마다 개척교회를 위한 난방비 지원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윤선디자인

- 매년 나가는 비용이 적지 않을 것 같아요. 회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 같고요.

"그럼에도 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많은 교회가 저희를 찾아 주는 이유가 이 일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가 수익의 일부를 개척교회에 환원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일을 의뢰해 주시는 거죠. 그러니 이 비용은 반드시 흘려 보내야 하는 거예요. 저희 것이 아니고요.

다른 하나는 개척교회를 돕는 사역이 저희뿐 아니라 하나의 무브먼트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여러 교회나 교인이 함께하겠다며 도전받고, 실제로 동참하세요."

윤선디자인이 내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개척교회 지원 사역이 여러 개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교회 간판 무료 교체인데요. 매년 신청을 받고 몇 곳을 추첨해 간판을 바꿔 줬습니다. 지난해부터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 교회가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해서, 매달 한 교회씩 돕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겨울에는 또 다른 교회가 후원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윤선디자인은 원래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할 교회로 18곳을 선정한 상태였는데요. 그 교회 지원으로 59곳을 더 도울 수 있게 됐습니다.

교회를 위한 무료 간판 교체 이벤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진 제공 윤선디자인
교회를 위한 무료 간판 교체 이벤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진 제공 윤선디자인

- 말씀하신 것처럼 개척교회를 돕는 일이 하나의 운동으로 발전하는 것 같네요. 사단법인 설립도 준비 중이라면서요.

"후원하는 교회나 개인들이 하나둘씩 생기는 걸 보면서 아무래도 사단법인이 필요하겠더라고요. 활동 폭도 더 넓힐 수 있으니까요. 아직까지는 준비 단계예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더라고요. 후원금을 관리하고 개척교회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별도로 고용했어요."

정윤선 대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그가 개척교회를 돕는 일을 어느 기독 경영인의 소소한 나눔 정도로 생각했는데요. 정 대표는 이 일을 하나의 사역이나 운동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가 사단법인을 통해 모집하려는 회원들, 즉 개척교회를 돕는 사역의 주체는 규모 있고 재정이 넉넉한 교회가 아닙니다. 바로 일반 교인들입니다. 그는 "교인들을 움직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교인을 움직이고 싶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교회가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버틸 수 있게 만드는 힘은 꼭 교역자에게서만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교인들에게도 그 힘이 충분히 존재해요. 개척교회가 하는 역할들이 있잖아요. 그러니 작은 교회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한국교회 교인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작업을 해 보고 싶어요."

- 개척교회가 어렵고 사정이 넉넉하지 않으니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시겠지만, 저도 개척교회 출신이에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건 잘 알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저는 큰 교회나 작은 교회 모두 각자 어떤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큰 교회가 못 하는 일을 작은 교회가 대신할 수 있고, 작은 교회가 못 하는 일을 큰 교회가 할 수 있다고요.

작은 교회는 골목 구석구석에 퍼져 있어요. 어쩌면 지역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일은 작은 교회가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해요. 교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관심 갖고 돌보는 일도요."

윤선디자인은 사내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합니다. 직원 생일 축하, 워크숍도 그냥 하지 않고 기발하고 재밌는 방식으로 합니다. 사진은 2022년 송년 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 제공 윤선디자인
윤선디자인은 사내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합니다. 직원 생일 축하, 워크숍도 그냥 하지 않고 기발하고 재밌는 방식으로 합니다. 사진은 2022년 송년 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 제공 윤선디자인
교회가 희망이라고 말한 이유

정윤선 대표가 '작은 교회 예찬론자'로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말처럼 작은 교회와 큰 교회는 아무라 같은 '교회'라 해도 그 기능과 성격이 다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인적·물적 자원과 규모, 시스템 차이에서 오는 현상일 뿐, 어디가 낫고 덜 낫고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교회를 향한 정 대표의 '편애'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가 어린 시절 개척교회에서 경험한 관심과 사랑 때문입니다.

정 대표의 이야기는 교계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CBS 프로그램 '새롭게 하소서'와 오륜교회 '다니엘 기도회' 등에서 남편이 겪은 암 투병기, 어릴 때 가정 폭력을 당한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그는 하나님 덕분에 힘든 시기를 이겨 냈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옳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희망입니다." 정 대표가 방송이나 강단에서 자주 했던 말입니다.

- 대표님의 개인사는 워낙 여기저기서 말씀하셨으니, 오늘은 특별히 묻지 않을게요. 

"감사해요."

- 다만, 그런 힘든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 냈는지 여쭤 보고 싶어요. 

"제가 '새롭게 하소서'와 '다니엘 기도회'에 나가기 전부터 간증을 많이 했는데요. 힘들었던 시기, 제게는 '하나님은 나를 절대로 망하게 하시는 분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되게 컸던 것 같아요. '나를 망하게 하는 건 결국 내 스스로의 결정이다' 그런 생각으로 버텼거든요."

- 어릴 때 다니던 구세군 교회가 큰 힘이 됐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저를 일으켜 세운 건 지금 아무리 생각해 봐도 교회예요. 교회밖에는 답이 없었거든요. 청소년 시기엔 정말 힘들었어요. 매일 우울하고 울고, 어디 갈 데도 없었어요. 그때 제가 언제든지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곳이 작은 개척교회였어요. 사모님은 언제나 저를 따뜻하게 맞이해 줬고요. 그때 교회가 없었다면 내가 어땠을까 생각하면 조금 아찔해요. 아마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 그래서 교회, 특히 개척교회를 특별하게 여기시는군요.

"그때부터 교회를 향한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 제 유일한 피난처였으니까요."

정 대표는 자신이 말한 교회가 건물이나 조직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교회는 사람이자 관계였고, 그것들로 이뤄진 공간을 뜻했습니다.

정윤선 대표는 힘들 때 자신을 일으켜 세운 건 교회였다고 했습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정윤선 대표는 힘들 때 자신을 일으켜 세운 건 교회였다고 했습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비슷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겪잖아요. 지금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어떤 말씀을 드리고 싶나요?

"제가 뭐라고 어떤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고 조심스럽네요. 그분들의 삶을 모르는데 함부로 평가하는 것 같아서요. 말씀을 잘하시는 어떤 강사님들은 '믿음을 가지십시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십시오'라고 이야기해요. 근데 저는 그런 말이 오히려 더 상처 주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들이 믿음을 안 가진 것도 아니고, 긍정적인 생각을 안 해 본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누구는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누구는 여전히 벼랑 끝에 서 있는 걸까요. 저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솔직히 누군가에게 쉽게 조언을 드리기가 조심스러워요.

단순히 제 삶을 비춰서 말씀드리자면, 어쨌든 저는 끝까지 포기는 안 했던 것 같아요. 삶을 놓아 버리고 싶은 상황들이 많았는데, 끝까지 붙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포기하면 진짜 끝이더라고요.

제가 '하나님이 옳습니다'라는 주제로 간증을 해 왔잖아요. 여러 간증 집회에서 그렇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거꾸로 '하나님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어요. 오히려 하나님은 모든 상황에 불공평하게 응대하신다는 말이 더 공감되기도 하고요."

- 저도 '하나님이 옳습니다'는 말보다 '하나님이 옳지 않습니다'는 말이 더 공감되고 위로되는 것 같네요.

"절대적인 신뢰죠. 조금 어려운 차원의 이야기인데요. 어떤 사건과 그 원인을 따지기보다 그냥 단독으로, 맹목적으로 (하나님을) 인정하는 훈련을 지금도 하고 있어요.

하나님은 제가 상상하고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하고 위대한 분이기 때문에, 제가 제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저를 들어 올리실 거라고 믿어요. 제 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시든지, 그 언젠가 저를 살리시든지 하실 거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온 것 같아요.

그래서 독자분들에게 어떤 조언을 드리기 어려워요. 다만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은 다른 누가 해 줄 수 없는 일이에요.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하는 부분이라, 끈을 놓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