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를 신뢰할 수 있는가?> / 피터 J. 윌리엄스 지음 / 김태훈 옮김 / 감은사 펴냄 / 236쪽 / 1만 6800원 
<복음서를 신뢰할 수 있는가?> / 피터 J. 윌리엄스 지음 / 김태훈 옮김 / 감은사 펴냄 / 236쪽 / 1만 68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많은 이가 사복음서의 불일치·모순 등을 지적하며 복음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혹은 만들어진 '신화'라고 주장한다. 복음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믿는 대상인 예수에 관한 기록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주장은 어떤 이들의 믿음을 통째로 흔들어 놓기도 하고 대다수는 이를 위협적으로 느껴 본척만척 넘어간다.

그러나 신약학자 피터 J. 윌리엄스(케임브리지 틴데일하우스 관장)는 복음서가 어떤 인물을 다룬 여느 고대 자료(우리가 '역사'로 받아들이는)와 비교해도 '신뢰성'과 '진정성'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여기서 저자의 핵심 판단 기준은 '어떤 설명이 가장 단순한가', 즉 '어떻게 해석해야 여타 복잡한 설명을 보태지 않고도 가장 설득력이 있는가'다. 저자에 따르면, 복음서를 진정성 있는 기록물로 가정할 때 해석은 가장 단순하고 명쾌해진다. 반대로 복음서의 진정성을 의심할수록 복잡하고 비현실적인 논증이 요구되고, 이를 입증해야 할 책임도 지게 된다.

이 책은 복음서를 신뢰할 만한 역사적 텍스트로 바라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하에, 초기 기독교를 언급하는 비기독교 자료, 공관복음 문제와 요한복음, 저자 및 저작 연대, 본문의 통일성과 다양성, 비유와 기적, 전승 과정에서의 변질·날조 가능성 등 복음서를 둘러싼 광범위한 주제를 개괄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대개 상당히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어떤 가설을 지지하든 복음서가 신뢰할 만한 문서라는 결론 안에서 다양한 입장이 함께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얇고 탄탄한 구성으로 복음서 문제에 대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으며, 저자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기 때문에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사복음서는 세계관, 주제, 세부 사항에 있어서 유대교에 너무나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그 연대를 유대 전쟁이 있기 상당히 이전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지금, 나는 모든 복음서가 이 연대 이전에 기록됐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또는 심지어 그중 어떤 복음서가 이 연대 이전에 기록됐다고 말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의 주장은 가능성 있는 다양한 연대와 이들 사이의 가능성 있는 상호 관계의 범위를 고려해 볼 때 복음서의 신뢰성이 더욱 강력해진다는 것이다. (복음서) 자료의 유대성은 최소한 그 내용에 있어서 더 초기의 연대를 지지하기에, 우리가 만약에 복음서가 1세기 후반에 기록된 것이라고 말한다 해도 그 안의 자료만큼은 그렇지 않다." (3장 '복음서 저자들은 그들이 다루는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을까?', 125~126쪽)

"첫째, 이 책의 목적은 복음서의 참됨을 증명하는 것이기보다 이성적으로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보여 주려하는 데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바라건대 이 책의 끝에 이르러서는 복음서를 신뢰하는 것이 다른 대안적 설명보다 더욱더 합리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될 것이다. 수학적인 방식의 증명은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어떤 것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부정(negatives)을 증명하는 것이다. 부정을 증명하는 것은 종종 불가능하다.

 

셋째, 텍스트가 변했다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입증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번 장에서 하려고 했던 바다.

 

넷째, 내가 위에서 제시했던 사실들을 바탕으로 텍스트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중략) 우리가 가진 가장 초기의 사본이 생기기 전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는 자들은 우리가 (사본에 대해) 알게 된 모든 세기와 최초의 사본이 존재하기 직전 사이에 급진적인 불연속이 있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상상력을 사용하여 증거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6장 '텍스트가 변했는가?', 192~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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