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투표하는 정치부원들. 뉴스앤조이 구권효 
거수투표하는 기장 총회 정치부원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강연홍 총회장) 107회 총회가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최형묵 위원장) 존속 청원을 기각했다. 2018년 103회 총회 때 만들어진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는 4년 활동을 끝으로 폐지됐다.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는 이번 총회 보고서에 성소수자와 관련한 글 6개를 올렸다.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적은 글도,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도,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글도 있었다. 실제 성소수자를 목회하는 목사의 글도 있었고, 찬성하든지 반대하든지 개인적으로 하고 총회가 결정할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는 글도 있었다. 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보고 시간 "이제야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기장 107회 총회 둘째 날인 9월 21일 저녁, 정치부는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를 존속하게 해 달라는 교회와사회위원회 헌의를 기각해 달라고 보고했다. 이 안건은 전날 정치부 회의에서 찬반 토론이 거셌다. 한 총대는 "4년 동안 연구하고도 더 시간을 끌어서 얻을 것이 있겠나. 교회와사회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성명을 냈다. 이런 것은 우리 교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총대는 "이 위원회가 왜 나오게 됐나. 몇 년 전 있었던 임보라 목사 사건 때문이다. 총회가 너무 많은 데미지를 받고 있을 때, 교단 내부에서 싸우지 말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고 해서 만든 것이다. 그러면 서로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성소수자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이를 어겼다. 위원 구성 자체가 찬성 편향적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위원회 존속을 원하는 총대들도 있었다. 한 총대는 "우리의 갈등을 좁혀 가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위원회를 없앤다고 성소수자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기장이 이 문제 안고 간다는 의미로 위원회를 존속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총대도 "연구하고 이야기하자고 하는 건데, 좀 더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 우리가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지, 위원회를 없앤다면 어디서 이런 걸 다루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원회 존속을 반대하는 총대가 더 많았다. 정치부는 찬반 거수투표로 이 안건을 기각해 달라고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본회의에서는 토론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았다. 위원회 존속을 원하는 총대 한 명의 발언을 듣고 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본회의에서는 토론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았다. 위원회 존속을 원하는 총대 한 명의 발언을 듣고 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본회의에서도 이 안건을 기각하면 안 된다는 발언이 있었다. 한 총대는 "성소수자 이슈는 한국 사회와 교회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 교단은 이에 대해 감정, 루머, 선동, 단편적 주장, 여론전과 같은 양상으로 흐르지 말고, 연구·성찰·인식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특별히 기장에서 이런 논쟁적인 주제를 연구하고 공부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라며 위원회 존속을 호소했다.

하지만 표결 결과, 216 대 138로 정치부 보고가 받아들여졌다. 한국교회 교단 차원에서는 유일했던 기장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는 이번 총회를 끝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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