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을 향한 기다림 - 잊혀진 그리스도인의 소망> / 래리 크랩 지음 / 이은진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224쪽 / 1만 5000원
<천국을 향한 기다림 - 잊혀진 그리스도인의 소망> / 래리 크랩 지음 / 이은진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224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간사] 2021년 2월 28일 세상을 떠난 작가이자 심리학자 래리 크랩이 남긴 마지막 책. 저자는 요즘 기독교가 "하나님을 이용해 현재의 삶이 잘 굴러가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느라, 예수께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러' 다시 오시길 간절히 기다릴 열정을 잃어버렸다"(20쪽)고 꼬집는다. 그리고 기독교인들이 주님께서 약속하신 천국의 기쁨을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당장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손에 잡히는 행복을 좇는 데 매몰되는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 중독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돈, 권력, 약물, 음식, 섹스, 타인의 인정 등에 목매는 현상들 모두 자아 중독의 늪에 빠진 이들이 보이는 증상이다. 어쩌면 인간이 죽는 순간까지 붙잡고 씨름해야 할 주제들인 자기중심성, 자기 관리, 자기방어 등의 문제를 그리스도교 신앙의 힘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자기 고백적 언어로 진솔하게 풀어놓는다. "기다림을 거부하는 조급함"(44쪽)이라는 죄를 깨우치고, 일상 가운데서 고통과 갈증을 끌어안으며 천국을 바라고 기다리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역설한다.

"전작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을 출간한 뒤 가벼운 안도감을 느낄 새도 없이, 궁금했다. 과연 내 안에 다른 책이 남았을까, 내가 꼭 쓰고 싶은 책이 또 있을까. (중략) 그런데도 삶에 대해 내가 이해하고 있는 바에 어떤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정리하고픈 충동을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이 결함은 위험할 만큼 기독교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눈치챈 이가 많지 않다. 그것이 죄임을 깨닫고 회개하고 자유를 얻어야 한다. 자각하고 고백하지 않으면, 이 결함을 영적 여정에 대한 오해로 이어지기 쉽다. (중략) 성령의 빛이 내 안에 자리한 어둠을 비추자, 그때야 비로소 '죄'인 줄 깨닫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기다림을 거부하는 조금함'이다." (1부 '기다림이 의미가 있을까', 44쪽)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이다. 그리고 실패했다. 여러분은 그 사실을 알고 있고, 부정하지 않는다. 잘못을 받아들이고, 그런 행동이 잘못임을, '관계적 죄'임을 고백한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의 이익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중략) 어떤 식으로든 모두가 매일 실패한다. 우리는 관계 면에서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한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을 우리가 어떻게 따라가겠는가. (중략)
 

잠이 오지 않는 새벽 2시, 여러분은 생각한다. 나는 패배자일까? 나는 가짜일까? 나는 가망 없는 사람일까? 기독교가 진리이긴 한 걸까? 여러분이 믿는 기독교, 여러분이 믿는 하나님은 여러분이 기대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나님은 어디 계실까? 아마도 다른 곳에 계신 듯하다. 나는 누구인가? 배교자? 어쩌면 구원받지 못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3부 '기다림에는 어떤 힘이 있을까', 189~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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