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삶 - 깊은 기도를 위한 안내서> / 김홍일 지음 / 한국샬렘 펴냄 / 308쪽 / 1만 7000원
 <기도하는 삶 - 깊은 기도를 위한 안내서> / 김홍일 지음 / 한국샬렘 펴냄 / 308쪽 / 1만 7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간사] 초교파 영성 훈련 단체인 한국샬렘영성훈련원 김홍일 원장이 들려주는 기도 생활의 A to Z. 저자는 대한성공회 사제로 나눔의집에서 20년 가까이 도시 빈민 사역을 하다가 관상적 영성과 기도 훈련에 눈을 뜨고, 수년간 영국·필리핀·인도·미국 등에서 영성과 사회적 경제를 공부했다. 성공회 디아코니아훈련센터 소장을 거쳐, 관상적 영성 확산과 리더십 육성에 뜻을 같이하는 여러 교파 소속 목회자들과 2012년 한국샬렘영성훈련원을 설립해 이끌고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영성 훈련가로 공부하고 활동하면서 접한 기도에 관한 질문, 기도하는 이들이 직면하는 난관, 기도와 관련해 발견한 성인들의 본보기 등을 친절한 어투로 풀어내며 독자들이 어떻게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기도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지 안내한다. 기도 생활 초심자들에게는 기도에 관해 알아야 할 기초 정보를 제공하고, 더 깊은 기도 생활을 갈망하는 이들에게는 "빈말의 기도", "독백의 기도"(14쪽)가 만연한 한국교회 안에서 "대화의 기도"를 넘어 "듣는 기도"와 "사랑의 기도"(15쪽)로 넘어갈 수 있는 통찰과 지침을 준다.

"우리가 관심을 바꾸려면 다른 것을 향하여 주의를 돌려야만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말처럼 '나쁜 열정을 내보내는 유일한 방법은 선한 열정을 갖는 것'입니다. 당신 마음이 어린아이처럼 떠돌며 방황할 때, 당신은 어머니처럼 기꺼이 그것을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때, 기도하는 사람이 마음을 다시 하느님께로 향하는 일은 자기 주도적인 의지적 행위이기보다 하느님께 복종하고자 하는 부드러운 응답에 가까운 것입니다. 우리 마음을 다시 하느님께로 향하는 선택은 주목(attention)보다는 지향指向(intention)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지향은 고요하고 열린 기다림과 내어 맡김에 가깝습니다. (중략)
 

기도 중에 자기 관심에 몰두하여 있으면서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기도 중에도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생각은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교제여야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신의 마음을 하느님을 향하여 계속 다시 돌리는 일입니다. 당신 자신을 하느님을 향하여 내어 드리는 일입니다. 자기 연민과 유혹의 생각들을 거절하는 일입니다. 그러면 하느님과 당신 사이에 소통 창구는 더 넓어지게 되고, 하느님의 은총이 당신에게 흘러갈 것입니다." (9장 '기도와 분심', 72~73쪽)

"관상적 중보는 기도하는 우리 자신을 더 크신 하느님의 기도에 맡기고, 그것이 우리를 어딘가로 인도해 가도록 열어 드리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위험한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무엇을 요구하실지, 우리에게 어떤 사랑을 요청하실지 누가 알겠습니까? (중략) 우리 대다수는 갈등하는 세상에서 어느 한 편에 서기를 요구받습니다. 그리고 부분적인 증거나 소문에 근거해 옳고 그름을 구별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행동에 나서려는 사람들은 차고 넘칩니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하고 필요한 것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 편들지 않는 능력으로 현실 전체를 포용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관상적 중보는 사랑의 소명과 그 사랑이 각각의 특정한 상황에서 우리를 부르는 초대에 승복하는 기도입니다. 결국 마리아의 고백처럼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기도가 될 것입니다." (20장 '관상적 중보기도', 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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