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구권효 기자입니다.

최근에 옛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는데요. 지인이 여자친구의 전도로 한 교회에 가게 됐는데, 그 교회가 좀 이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교회인지 물어봤더니 역시나 저희가 (안 좋은 일로) 취재했던 곳이더라고요. 부당노동행위, 헌금 강요, 가짜 학위, 이단성 등 문제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기사를 익명으로 써서 교회 이름으로 검색해도 안 나왔던 거죠.

친구가 전해 준 이야기가 또 웃픕니다; 그 지인이 이상하게 봤던 것 중 하나가, 담임목사가 안수기도를 하면 교인들이 자꾸 쓰러지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목사가 이분에게 다가와 "내 안수기도 한번 받아 볼래요?" 해서 받았더니, 자꾸 손으로 자기를 미는 게 느껴지더라는 거죠. 지그~시…. 순간 고민 많이 하셨다네요, 넘어질까 말까(ㅋㅋㅋ). 결국은 못 이기는 척 '넘어져 줬다'고 합니다.

친구와 이야기하고 나서 뒷맛이 쓰더군요. 친구의 지인은 그 교회가 이상하다는 걸 금방 알아차렸더라도 그분의 여자친구분은 과연 그 교회에서 나올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독자 님도 아시겠지만 그런 교회에 '빠진' 사람은 헤어나기가 쉽지 않죠. 부디 그분이 그리 열심히 다니는 사람이 아니기를, 열심히 다녔더라도 사랑의 힘(?)으로 그곳을 빠져나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요새는 누가 '교회를 다닌다'는 말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뜨끔하고는 합니다. 그 교회가 여러 문제로 구설에 오른 곳이라면 마음속으로 '제발 열심히 다니지는 않기를' 바라고는 합니다. 그런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아는 것이 다인 줄 아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교회 안 다니는 사람보다 더 차별적이고, 더 이기적인 언행을 보이더군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저 스스로도 이런 마음이 든다는 게 당황스럽고 서글픕니다.‍

그래서 든 생각인데요. 예방이 최선이라고 한다면, 이참에 모든 기사를 실명으로 쓰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면 명예훼손 소송이 많이 들어올 거 같은데…(지금도 걸려 있는 소송이 8개 ㄷㄷ) 소송비용은 구독자님들 믿고 가도 되겠죠???!!! 답답한 마음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봅니다.

편집국 권효

친절한 뉴스B

안산 생명 안전 공원 부지에서 예배하는 그리스도인들

안산 단원구에 위치한 화랑유원지 한쪽에는 빈 땅이 있어요. 바로 '4·16 생명 안전 공원'이 들어설 부지인데요. 세월호 가족들은 참사 이후,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어요.

※ 4·16 생명 안전 공원 경과 
· 2015년 정부가 세월호피해지원법 제정하고 안산에 추모 공원 조성하기로 발표.
· 일부 주민들 반발로 사업 지연. 
· 2019년 2월 정부가 합동 분향소가 있던 화랑유원지 일부를 생명 안전 공원 부지로 확정.
· 이후 아직까지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음.

가족들은 노심초사해요. 시간이 흐를수록 세월호 참사의 기억은 점점 잊혀 가고 있고, 최근에는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 공간과 진도 팽목기억관이 모두 철거 위기에 놓였거든요. 가족들은 생명 안전 공원이 건립돼야 하는 이유로, '국가적 참사인 세월호의 교훈을 성찰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대표적인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해요. 생명 안전 공원이 세워지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아이들의 유해가 집과 학교가 있던 안산으로 돌아오고, 가족들과 시민들도 언제든 찾아갈 수 있게 되지요.

그리스도인들은 생명 안전 공원 건립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이곳 부지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어요. <뉴스앤조이>도 지난 2018년부터 이 예배를 꾸준히 기록해 오고 있는데요.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그리스도인들과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생명 안전 공원 건립이 부진한 모습은 꼭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변화가 더딘 우리 사회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참사 10주기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이들이 '생명 안전 공원'에서 모일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오후 5시, 생명 안전 공원 부지에서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에 관심을 부탁드려요.

편집국 수진


목회자 성범죄, 외면하는 교단

가해 목사가 교인들을 수차례 강제 추행한 사실을 인정했고 사임서까지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노회는 그를 징계하지 않고 사임서도 보류하면서 비호했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사회 법정에 고소하자, 노회는 "판결도 나오지 않았는데 몰아가면 안 된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징계를 보류했습니다.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이 나오자, 노회는 "판결 확정 시까지 기다리겠다"며 또 징계를 보류했습니다.

사건 공론화로부터 2년 반이 지나 드디어 가해 목사에 대한 형이 확정됐습니다. 지금까지 징계하지 않은 것도 속 터지는데, 이제는 정말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노회는 이제 와서 "징계 계획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피해자들은 교회도 다닐 수 없게 되고 지금도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부디 법원 판결이든 어떤 것으로든 피해자들이 조금씩이라도 회복의 길을 갈 수 있기를 빕니다. 그리고 이들을 모른 척한 자들에게 하나님이 반드시 행한 대로 보응하시기를 빕니다.

편집국 권효


환대·주체성·평등의 예배

여성들을 위한 성장 플랫폼 '움트다' 활동가들의 연재 '예배, 여성과 움트다'가 벌써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지금까지 다섯 분의 '움'이 글을 써 주셨는데요.

각각 평범한 지역 교회 여성 청년으로서 경험한 교회 내 성차별 문화(빡치움), '남성·아버지' 하나님을 넘어서는 다양한 하나님의 이름(빛움), 여성 담임목사의 실험적·대안적 목회 이야기(규움)‍, 여성들의 자발적 소그룹 운동과 그 중요성(하하움), 미국장로교회 PAM 컨퍼런스에서의 경험(美움)을 토대로 '여성주의 예배'의 필요와 특징과 가능성을 생생히 풀어냈습니다.

누군가는 그냥 예배를 드리면 되지 왜 굳이 '여성주의' 예배가 필요하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그걸 해서 뭐가 바뀌겠냐고 회의할 수도 있죠. 그러나 "그동안 수없이 참여했던 예배에서는 자신을 찾을 수 없었"던 많은 여성이 여성주의 예배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또 여성주의 예배의 초대에 기꺼이 응해 그 안에서 힘과 위로를 얻는 이가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초대는 또 다른 초대로 이어지고 있고요. 여전히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한국교회 내에 여성의 주체성·창조성·포용성을 담지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배가 더 많아져야 할 이유입니다. '규움' 님의 글에 실렸던 아래 시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됩니다.

"나 하나 꽃 피어 /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 말하지 말아라 /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 결국 다른 방식으로 풀밭이 온통 /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

 

나 하나 물들어 /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 말하지 말아라 /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 결국 온 산이 활활 /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편집국 운송

※ 교회 개혁과 회복을 꿈꾸는 뉴스레터 처치독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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