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안녕하세요. 최승현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말을 써서 조금 깁니다.

저는 지난 3월부터 12주간 뉴스타파에서 '뉴스쿨' 수업을 들었어요. 6월 7일 마지막 수업을 끝으로 모든 과정을 마쳤는데요. 뉴스타파 기자들이 어떻게 사람을 추적하고 비리를 들춰내는지, 데이터를 통해 '단편적 사건'을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관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배웠습니다. 언론계 주요 인사들에게 비영리 언론의 중요성과 미래에 대해 듣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이 교육을 듣는다고 하니, 편집국장은 "공부하는 데 일이 방해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는데요(…) 정말 감사하게도 12주 36강을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매주 월·화·목 3일간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대학원(에 안 가봤지만) 3학점짜리 세 과목을 듣는 기분이었어요. 대학 다닐 때도 해 보지 못한 개근을 여기서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공부하면서 비영리 언론의 운명과 미래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 <뉴스앤조이>에서 일했는데,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참 쉽지 않았어요. 정파성에 휘둘리지 않아야 하고, 날마다 소송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동시에 생존을 위해 더 많은 분께 후원을 요청하며 일해야 했으니까요.

무엇보다 '잘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많은 분이 <뉴스앤조이>가 성역 없는 보도를 이어 가면서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시지만, 이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더 깊고 풍성한, 좋은 저널리즘을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가득했어요. 그렇게 된다면 후원하시는 분들이 자부심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후원자도 더 늘고요!).

어쩌다 보니 제가 대표 격으로 가서 공부했지만, 편집국 모든 구성원이 비슷한 고민을 했어요. 상반기 내내 기자들과 이런 고민을 나눴고, 좋은 기획 기사를 써 보기 위해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배운 것들을 잘 써먹어서, 하반기에 좋은 기사들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응원과 기도, 그리고 후원 부탁드릴게요!

편집국 승현

친절한 뉴스B

멈춤과 성찰의 시기에 매주 편지를 띄운 목회자✍️

독자 님, 편지 자주 쓰시나요? 저는 업무 메일 말고는 1년에 서너 번 정도 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우리를 애먹이던 때, 2년 가까이 매주 편지를 쓴 목회자가 있답니다. 바로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예요.‍ 2019년 3월부터 '목회 서신'이란 이름으로, 친밀하게 만날 수 없게 된 교우들을 향해 매주 편지를 띄운 거죠.

김 목사의 편지는 한 통 한 통이 설교 못지않은 완성도를 지녔어요. 편안한 구어체로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 가지만, 허투루 던지는 말 하나 없이 묵직하게 성찰할 지점을 짚어 줍니다. 이 편지들의 수신인은 청파교회 교우들로 국한되지 않아요. 김 목사는 자신의 편지가 병 속에 담아 물에 띄운 편지처럼, 어딘가로 흘러가 우연히 읽게 된 사람에게도 조그마한 울림과 위로가 되길 바랐다고 합니다. 멈춤이 강제되고 성찰을 요구받는 세상을 향한 말 건넴이기도 했던 것이죠.

이 편지들 중 스물아홉 통과 마흔네 통이 연 단위로 엮여 각각 <그리움을 품고 산다는 것>·<사랑은 느림에 기대어>(비아토르)라는 책으로 발간됐어요. 책을 들고 김기석 목사를 만나 편지와 글쓰기, 코로나19와 교회, 그리스도인의 삶과 신앙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욕망이라는 허상 너머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르자는, 담담하지만 온기가 서린 김 목사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 보시지요.

사역기획국 은석


'세월호'가 '사건'으로 다가왔던 청년 전도사

'다른 길로 간 신학생들' 인터뷰를 하면서, 세월호 참사 때문에 목회를 그만뒀다는 신학생을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7번째로 인터뷰한 서울씨드축구클럽 민웅기 코치 이야기인데요.⚽️ 온누리교회에서 아주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그는, 당연히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축구 선수를 꿈꿨던 그는 그전까지 '골 넣게 도와주시는' 하나님을 믿었고, 축구 선수의 꿈을 접은 후에도 하나님은 의롭고 선하시며 실수가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입학한 지 한 달 만에 300여 명이 한꺼번에 희생당하는 참사를 목격하면서, 자신이 믿어 왔던 하나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교회에서는 이들의 죽음이 '하나님의 심판' 또는 '경고'라는 설교가 울려 퍼졌고요.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목사가 되려 했는데, 하나님과 하나님을 믿는 이들이 어린 학생들을 '희생양' 삼은 것 같아 신앙의 근간이 흔들렸다고 민 코치는 말했습니다.‍

민웅기 코치의 인터뷰가 나간 후, 몇몇 분이 <뉴스앤조이> 페이스북 계정에 "자기 합리화다", "당신 성경에는 욥기가 없느냐", "너무 주관적인 판단이다" 같은 댓글을 남기셨어요. 물론 100% 세월호 참사 때문에 목회를 그만뒀다면 그것은 과장된 이야기겠죠. 그러나 적어도 민웅기 씨에게는 세월호 참사가 전 지구상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재난 중 하나가 아닌, '신학적 사건'으로 다가왔음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 사건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하게 만들었고, 덮어놓고 믿어 왔던 일방적인 신앙을 되돌아보게 만들었으니까요.

편집국 승현


여성주의 예배,
기회조차 빼앗긴 여성들을 위한 성장의 터전

독자 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다음 주부터 새롭게 시작할 연재 기사 소식을 들고 왔어요. 움트다(WUMTDA·전수희 대표) 활동가(움)들이 '여성주의 예배'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 텐데요. 연재 제목은 '예배, 여성과 움트다'예요.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한국교회 예배 현실을 딛고 '여성들과 함께 새롭게 움트자', '막혀 있는 길을 트자'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움트다는 '안전한 공간, 느슨한 연대'를 지향하는 '여성들을 위한 성장 플랫폼'이에요. 2019년 결성한 뒤로 지난 3년간 여성주의 예배와 워크숍을 기획하고 실행해 왔는데요. 이번 연재에는 총 8명의 '움'이 필진으로 참여합니다. 여성주의 예배 이론을 비롯해 대안 목회, 디아스포라 예배, 온라인 메타버스 예배 등 교회 안팎 다양한 현장에서 경험한 여성들의 예배를 생동감 있게 소개할 예정이에요.

연재 시작 전 규움·빡치움·채움을 만나 미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남성들의 독과점으로 도전하고 실패해 볼 기회조차 빼앗긴 여성들의 현실을 지적하며, 그런 여성 목회자들에게 성장의 터전을 마련해 주는 여성주의 예배·현장·교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던 움들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뷰 기사를 통해 확인해 주시고, 더 자세한 이야기는 움들이 직접 쓸 글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예배, 여성과 움트다'. 많은 기대와 호응을 부탁드려요!

편집국 운송

※ 교회 개혁과 회복을 꿈꾸는 뉴스레터 처치독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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