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하우어워스와의 대화 - 신앙이 의미를 잃은 세상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법> / 스탠리 하우어워스·새뮤얼 웰스 지음 / 민경찬·윤혜림 옮김 / 비아 펴냄 / 256쪽 / 1만 5000원
<스탠리 하우어워스와의 대화 - 신앙이 의미를 잃은 세상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법> / 스탠리 하우어워스·새뮤얼 웰스 지음 / 민경찬·윤혜림 옮김 / 비아 펴냄 / 256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비아 출판사가 내놓은 새로운 시리즈, '비아의 말들'의 첫 번째 책. 미국의 기독교윤리학자 스탠리 하우어워스와, 그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영국성공회 사제 새뮤얼 웰스가 나눈 대담을 엮어 펴낸 책이다. 각각 신학대학원 교수와 대학교회 교목으로 미국 듀크대학교에 재직했던 하우어워스와 웰스는, 20년간 키워 온 서로에 대한 남다른 우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신학 △말 △신앙 △상대 △어린 시절 △공동의 관심사 △설교 △책, 동료 학자 △새로운 상황, 결혼 △대학 등 열 가지 주제로 이야기 나눈다. 자신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교정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정곡을 찌르는 하우어워스의 거침없는 입담과, 적절한 질문과 답변으로 그 빈틈을 보완하는 웰스의 척척 맞는 호흡이 눈에 띈다. 독자들은 이 일련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의 신학적·신앙적 관심사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현상에 대한 신학자적·목회자적 통찰, 사적이고 일상적인 생각까지 엿볼 수 있다. "거리에서 유세 연설하듯 했던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7쪽), 즉 "두 사람이 깊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신학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9쪽) 고수들의 대담 테이블로 초대하는 책이다.

"어떤 이들은 제가 그리스도교가 세상으로부터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 있다면서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야기한 것은 그리스도교가 세상으로부터 철수한 것처럼 보여도 개의치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가 철수할 곳은 없습니다. 우리는 포위되었어요. 하지만 덕분에 서구 그리스도교인들은 실로 오랜만에 자유로워질 기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는 패배했고 더는 세상을 통제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화의 주도권을 갖고 있지도 않지요. 이러한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리는 알아내야 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그리스도교 세계(Christendom)가 남긴 파편들은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우리는 흥미롭기 그지없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복음이 이를 가능케 하지요. 우리는 예수를 예배하는 이상한 일을 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이상한 일은 지난 2000년 동안 '대화'를 촉발했습니다." (첫 번째 대화 '대화에 관하여', 20~21쪽)

"저는 샘(새뮤얼 웰스 - 기자 주)이 쓴 <실 한 가닥에 매달리기 Hanging by a Thread>를 매우 좋아합니다. 거기서 샘은 어떤 사람이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부활한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기 위해 어떤 진리에 관한 이론을 요구한다면, 그는 예수가 아니라 이론을 숭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지요. 샘이 저의 신학에서 배운 게 있다면 그건 어떤 이론적 토대를 전제하지 않고서도 신학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예수께서 모든 것을 변모시키심을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계속해서 보여 줘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증인 없이는 그리스도를 알 수 없습니다. 알게 된다면, 그것은 거짓입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의 삶을 통해서만 예수가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제도가 된 그리스도교는 이를 불편해합니다." (세 번째 대화 '신앙에 관하여', 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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