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의 형성 - 신경은 어떻게 신경이 되었는가?> / 프랜시스 영 지음 / 강성윤‧민경찬 옮김 / 비아 펴냄 / 292쪽 / 1만 4000원
<신경의 형성 - 신경은 어떻게 신경이 되었는가?> / 프랜시스 영 지음 / 강성윤‧민경찬 옮김 / 비아 펴냄 / 292쪽 / 1만 4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간사] 오늘날 교회가 공동 신앙고백문으로 읽고 외우는 신경信經은 어느 날 하늘에서 툭 떨어진 문서가 아니다. "복음의 압축판이자 경전들의 요약판"(33쪽)이라고 할 수 있는 사도신경과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경이 만들어지고 보편 교회의 공통 고백으로 인정되기까지 치열한 토론·논쟁·분열의 과정이 있었다. 역사신학자 프랜시스 영(버밍엄대학교 명예교수)은 그 과정을 살피기 위해 초기 교회사에 확대경을 갖다 댄다. 신경에 담긴 주요 교리인 창조‧그리스도‧성령‧교회‧성육신‧구원 등을 초기 교회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 주면서, 이를 현대 학문의 렌즈로 정제해 풀어 놓는다. 그는 "화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실체"(259쪽)인 그리스도교신학이 생동하기 위해서라도 "과거 교리 논쟁의 과정을 이해하고, 신앙의 선배들이 무엇을 문제시했는지,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어떠한 논의를 했는지를 충분한 공감을 가지고 살펴야"(259~260쪽) 한다고 말한다.

"앞서 언급했듯 신경은 어떤 규약이나 교리 체계가 아니라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요약한 '고백', 혹은 이야기 속 세 등장인물에 대한 증언입니다. 신경은 하느님이 누구인지, 그분이 무슨 일을 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신경은 개종한 사람이 이 이야기와 증언을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증언으로 만들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한편 '고백'이라는 말은 '인정'을 뜻함과 동시에 '찬미'를 뜻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경은 하느님에 대해, 그리고 그분의 구원 활동에 대해 선포하고 찬미하는 유대교 경전을 계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장 '신경들의 형성', 40~41쪽)

"동방교회신학은 영원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성령의 '발현'과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파견'을 구분하면서 전자를 내재적 삼위일체, 후자를 경륜적 삼위일체의 측면으로 설명했습니다. 후자의 경우 성령이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나왔다는 데 동방교회는 동의했지만, 전자의 경우에는 카파도키아 교부들의 권위에 호소하면서 성부가 신성의 '원천(source)' 혹은 '샘(fount)'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성부는 '원인(cause)'이고 성자와 성령은 그 원인에서 나왔다는 것이지요. 그들은 서방교회의 교리가 삼위의 위계를 경륜의 차원까지 유지하며(따라서 신플라톤주의적이며), 위격들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염려했습니다. 성령을 성자의 도구로 봄으로써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성령의 지속적인 활동을 올바르게 다룰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지요. 서방교회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선례를 따라 성령이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발현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본래 아우구스티누스는 성부, 성자, 성령의 상호 동등한 관계를 강조했고 성령은 성부와 성자를 연결하는 끈이며 성부와 성자 모두에게서 나온다고 함으로써 상호 동등성을 보호하려 했습니다. (4장 '성령과 거룩한 공교회', 166~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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