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교회에서 배우는 주기도문 - 과거와 오늘의 교회가 함께 드리는 주님의 기도> / 후스토 곤잘레스 지음 / 오현미 옮김 / 이레서원 펴냄 / 248쪽 / 1만 4000원
<초기 교회에서 배우는 주기도문 - 과거와 오늘의 교회가 함께 드리는 주님의 기도> / 후스토 곤잘레스 지음 / 오현미 옮김 / 이레서원 펴냄 / 248쪽 / 1만 40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교회사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역사신학자 후스토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 1937~)의 주기도문 연구·해설서. 테르툴리아누스, 키프리아누스, 오리게네스, 아우구스티누스 등 여러 교부들이 남긴 자료와 다양한 문헌을 통해 초기 교회가 주기도문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했는지 살핀다. 주기도문 본문을 '우리'("Our Fathr"로 시작하는 영어 주기도문의 어순을 따라)부터 '아멘'까지 총 열두 파트로 나눠 세세하게 해설하되, 개별 구문의 의미뿐 아니라 주기도문 전체 맥락과 연결된 의미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주기도문을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여러 통찰과 적용점을 제시하며 "우리의 목적은 단순히 주기도문에 대해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온전히 이 기도대로 살려는 것"(69쪽)이라고 강조한다. 책 말미에 '묵상과 토론을 위한 질문'이 실려 있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우리 아버지'라고 할 때, 이 '우리'는 단순히 따로따로인 우리 각 사람이 아니다. 혼자서든 혹은 믿음의 공동체 가운데서든 내가 '우리 아버지'라고 할 때, 나는 나 자신만을 위해 기도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세계 전역의 전 교회를 위해서도 기도한다. 또한 교회는 하나님의 창조 세상 전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제사장 같은 백성이므로, 우리가 '우리'라는 이름으로 기도할 때 이 '우리'에는 믿지 않으므로 기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함된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우리 자신을 위해서 구하는 것을 이 사람들을 위해서도 구한다." (1장 '우리', 48쪽)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라는 간구 또한 우리의 개인적 죄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본성에 내재하는, 그리하여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전체 바탕을 형성하는 죄성과 연약함을 고백한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내실 수도 있는 시험에 적절히 응하는 데 필요한 힘과 성품이 부족하다는 것을 고백한다. 우리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연약하여 불순종할까 두렵다고 하나님 앞에 털어놓는다. (중략) 우리를 시험하시는 하나님께서 그 시험에서 벗어날 길 또한 마련해 주신다는 바울의 말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죄를 고백할 때 우리는 비록 명시적이지는 않더라도 하나님의 사랑, 자비, 권능을 확신하고, 하나님의 도움으로 우리가 시험을 이길 수 있음 또한 고백한다." (9장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190~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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