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뒷모습 - 하나님나라 샬롬을 전하는 선교사의 마음속 이야기> / 주수경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320쪽 / 1만 8000원
<선교사의 뒷모습 - 하나님나라 샬롬을 전하는 선교사의 마음속 이야기> / 주수경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320쪽 / 1만 8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간사] 저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파송 선교사로 치과 의사인 남편과 함께 25년간 해외 선교사로 살아왔다. "선교는 프로젝트 이전에 관계이며 선교사의 사역은 그 사람의 됨됨이에서 흘러나오는 결과라는 신념을 가지고 '무엇이 선교인가?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날마다 질문하며, 그 질문에 스스로 답하려고 분투하고 있다."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기까지 우크라이나·몽골·말라위에서 선교사로서 일상적으로 부딪히고 씨름해 온 저자이지만 "보여 주기 싫은 뒷모습"(11쪽) 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평신도 선교사와 목회자 선교사의 갈등 △동역자와 현지인, 가족 간의 갈등 △선교사 자녀 문제 △선교사의 돌봄·복지·노후 문제에 이르기까지 방치되고 있는 선교사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을 꺼내 놓는다. 선교학·목회학 학위 과정을 밟기도 한 저자는 "이론으로 정제된 체험담"이라는 추천사 표현처럼, 직간접적으로 겪은 선교 현실의 그늘을 비평적으로 성찰하며 독자와 한국교회를 향해 그늘진 선교 현실을 타개할 길을 찾아보자고 호소한다.

"평신도 선교사도 영혼 구원에 관심이 있고, 자신의 은사와 재능에 따라 말씀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하고 제자 훈련을 한다. 하지만 평신도 선교사 신분으로는 교회 개척은 할 수 없다고 하는 단체가 많다. 당연히 세례나 성찬을 베푸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그렇기에 개종을 통한 영혼 구원과 교회 개척이 선교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는 이러한 선교적 목표에 결코 도달할 수 없다. 언제나 목사 선교사를 돕는 역할에 그쳐야 하며 '영원한 2인자'에 머물 수밖에 없게 된다.
 

안수받은 목사 선교사와 안수받지 않은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 간에 선교의 형태와 방식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나는, 언젠가부터 이 두 그룹의 선교사들 간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불필요한 긴장과 바람직하지 않은 차별의식 때문에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 안에서 동일한 하나님의 백성(laos)이요 거룩한 성도聖徒로서 함께 동반자 의식을 가지고 동역해야 할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1장, '광야를 지나는 선교사', 36쪽)

"대부분의 선교사 아내들은 선교사 남편을 보필하고 자녀를 키우는 일이 주임무라 생각했고, 여건이 허락하면 남편의 사역을 돕는 정도였다. 후원자들뿐 아니라 때로는 아내 선교사 본인조차 공동체 안에서 자신을 선교사로 인지하기보다 남편 선교사가 사역을 잘하도록 돕는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인식이 많이 바뀌어 선교사의 아내도 자신의 부르심을 확인하고 함께 선교 훈련을 받고 그 소속 단체에서 한 사람의 선교사 멤버로 당당하게 파송을 받아 온다. 선교사로서의 그 정체성과 소명을 확실히 하고 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도 선교 대회를 한다고 하면서 선교사를 초청할 때 남편 선교사의 항공 경비는 대회 측에서 부담하고 아내 선교사는 본인 부담으로 오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면 아직도 아내를 선교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씁쓸하다. 그것이 과연 예산 때문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6장 '가족 안에서의 갈등', 140~141쪽)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