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임신기를 위한 슬기로운 남편 생활 - 남편의 임신> / 김진태 지음 / 박영스토리 펴냄 / 328쪽 / 1만 7000원 
<반짝이는 임신기를 위한 슬기로운 남편 생활 - 남편의 임신> / 김진태 지음 / 박영스토리 펴냄 / 328쪽 / 1만 7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아내의 임신과 출산은 비교적 수월(?)해 보였다. 난임도 아니었고 입덧도 없었다. 오히려 왕성한 '먹덧'으로 체중이 늘어났다. 신체 수치도 정상에 속했다. 난점이 하나 있었다면 태아의 머리. 자연분만이 어려울 정도로 컸다. 제왕절개수술로 고통 없이 아이를 낳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부끄럽게도, 어느 날 나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출산도 할 만한데?" 성난 말이 돌아왔다.

사람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오롯이 알 수 없다. 눈과 귀로 경험의 실체를 짐작할 뿐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커피와 매운 음식을 끊고, 몸을 제대로 거동하지 못해 똑바로 눕거나 일어나지 못하며, 호르몬 변화로 불면을 호소했던 아내의 일상은 몸소 겪기 전까지는 남 일이다.

<반짝이는 임신기를 위한 슬기로운 남편 생활>(박영스토리)은 찬양 사역자 김진태 전도사가 41주간 부부의 임신과 출산 준비 과정을 기록한 글이다. △전반전 - 임신 초기(0~11주) △하프 타임 - 임신 중기(12~27주) △후반전 - 임신 후기(28~39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수태고지에 버금하는 임테기(임신 테스트기)의 빨간 두 줄부터, 초음파검사, 태동 느끼기, 만삭 촬영, 육아 용품 마련 등 부부가 아이를 낳기까지 겪는 과정들이 상세히 담겨 있다.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가 취한 수단은 공감과 노력이다. 그는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임신과 출산이 아내에게 "몹쓸 짓"이라는 걸 깨닫는다.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 삶의 기준을 아내에게 맞추고 임신에 동참한다. 가사 전담은 기본이다.

출산을 준비하고 있거나 앞두고 있는 남편들을 위한 정보도 담겨 있다. 임신 주기에 따른 주의 사항, 임산부를 위한 영양제와 영양 크림, 정부나 지자체에서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 산전·산후 및 출산 준비물 등 출산에 필요한 팁을 얻을 수 있다.

"임신 중 아내는 모든 게 불편하고 전보다 더 힘들다. 출산도 그렇고 육아도 그렇고, 임신을 한 순간부터 평생토록 아내는 남편에 비해 더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잃는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은 그 고통을 나눌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 나눠야 한다. 난 좋은 남편이 되려는 게 아니다. 나만 편하지 않으려는 것뿐이다." ('전반전 임신 초기', 57쪽)

"사실 고생 많았다는 글을 카드에 적으며 또 한번 슬펐다. 고생이 끝날 무렵이 아니라 진짜 고생이 많은 것 같아서였다. 지금까지 고생했는데 앞으로도 고생을 부탁하는 것만 같았다. (중략) 아홉 달을 돌아보니 스스로에게 썩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그저 '생존'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분명한 건 생존도 못할 사람이 생존해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후반전 임신 후기', 265~266쪽)

"출산한 당사자 외에는 절대 '순산'이라는 단어를 쓰지 마십시오. 세상에 순산이란 없습니다. 굳이 순산이라는 말을 쓰고 싶거나 진짜 수월했다고 생각된다면 '순산했다'라는 표현보다 '아내와 아가가 잘 버텨 줬다'라고 하는 게 더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후반전 임신 후기',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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