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민 목사를 면직한 예장합신 경기북노회를 규탄하고,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강경민 목사를 면직한 예장합신 경기북노회를 규탄하고,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일산은혜교회 강경민 은퇴목사는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느헤미야)와 여성 목회자 한선영 목사를 교회에서 시무하게 하고, 타 단체에서 여성에게 안수를 줬다는 등의 이유로 소속 노회에서 '면직'됐다. 지난해 11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김원광 총회장) 경기북노회는 즉결재판을 열고 강 목사를 중징계했는데, 이 과정에서 교단법이 보장하는 변론 기회도 주지 않았다. 

예장합신 교단에 35년간 몸담아 온 강경민 목사는 징계 사유 자체가 황당할 뿐만 아니라 재판 절차에도 하자가 있다며 지난해 11월 15일 총회에 상소했다. 지금까지 총회는 강 목사를 한 번 불러 이야기를 듣고 질의서만 보냈을 뿐, 4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경민목사부당면직반대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3월 21일 예장합신 총회가 있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빨리 강 목사의 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명예를 회복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발언에 나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강솔지 변호사는, 경기북노회 즉결재판은 강경민 목사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고 강 목사는 출석 통지조차 받지 못했다며, 노회가 총회 헌법이 정한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했다. 또 김근주 교수와 한선영 목사를 일산은혜교회에서 사역하게 한 것은 고소 죄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교역자 시무는) 노회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사문화됐다. 실제 같은 노회 소속 교회들도 허락받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김근주 교수를 강단에 세웠다는 경기북노회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김근주 교수가 교회 강단에서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설교한 적은 전혀 없다. 징계 사유가 사실과 다르고 정의 관념에도 반한다"며 "경기북노회의 면직 판결과 관련해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북노회는 강경민 목사가 여성에게 안수한 것도 문제 삼고 있다. 기자회견에 임한 참석자들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규탄했다.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 강호숙 연구원은 "성평등을 배우는 젊은 여성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교회 미래는 어둡다. 남녀 파트너십은 꿈이 아니라 교회 생존이 달린 문제다. 정의와 사랑이 달린 인간성 실현의 문제다. 예장합신 총회는 속히 강경민 목사의 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여성들이 하나님나라 복음을 위해 자유롭게 헌신하며 기뻐할 수 있도록 여성 안수 및 동등 대표직을 열어 달라"고 했다.

민변 강신하 변호사도 "예장합신은 강경민 목사가 여성 목사를 시무하게 했다는 이유로 교회법 절차도 어기며 가장 중한 징계를 내렸다. 중세 시대에 '지구가 돈다'고 말한 갈릴레오를 정죄한 것과 다를 바 없다. 한국교회는 여성 차별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며 "일부 보수 교단은 근본주의 교리에 따라 여성 안수를 지금도 거부하고 있다. 계속 거부하면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외면당할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에는 강경민 목사도 함께했다. 강 목사는 "목사 안수를 준 교단과 노회를 상대로 재판하는 건 꿈에도 생각 못했다. 마음이 참 아프지만 궁극적으로 합신 교단과 노회에 창조적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의 공의를 사모하면서 하나님나라를 위해 헌신해 준 복음주의 활동가들과 의로운 분노를 가지고 임해 준 민변 소속 변호사들, 일산은혜교회 권사·장로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공대위는 △강경민 목사의 면직 처분을 즉시 취소하라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한 성경적·신앙적·사회적 입장을 책임 있게 공론화하고 도입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예장합신 총회에 전달했다. 

강경민 목사는 예장합신 노회장과 총회 임원 등을 지냈다. 강 목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교단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강경민 목사는 예장합신 노회장과 총회 임원 등을 지냈다. 강 목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교단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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