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 까닭을 묻다 -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서 만난 하나님> / 김기현 지음 / 두란노 펴냄 / 324쪽 / 1만 7000원
<욥, 까닭을 묻다 -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서 만난 하나님> / 김기현 지음 / 두란노 펴냄 / 324쪽 / 1만 7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하박국, 고통을 노래하다>(복있는사람)에서 고통과 신앙의 문제를 치열하게 다루었던 저자가 욥기를 읽으며 같은 주제를 놓고 곰삭힌 성찰을 풀어놓은 묵상 에세이. 욥기 본문 전체를 스물여덟 챕터로 나누고, 해당 본문에서 독자들이 곤혹스럽게 마주할 법한 질문들을 뽑아낸다. 저자 특유의 단문 처리와 툭툭 던지는 은유적 표현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까닭없이 믿을 수 있느냐"(36쪽)라는 욥기의 주제를 파고든다. 직접 겪은 고통의 경험과 내면의 씨름을 독자들에게 진솔하게 꺼내 보이고, 고통의 문제에 관한 성경적·신학적·철학적 통찰을 쉬운 언어로 소개하면서, 고난의 터널을 지나는 이들과 욥기 앞에서 말문이 막힌 신앙인들에게 말을 건넨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살아 내고 있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누차 말했듯이 모른다. 욥은 그 자신도 모르는 새 하나님과 사탄의 내기 판돈이 되었다는 점에서 억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우리는 하나님도 정당하다고 하실 만한 이야기를 살 것인지, 아니면 사탄이 잘했다고 낄낄거리며 좋아할 만한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내 삶은 하나님 앞에서도 당당한 삶인가, 아니면 사탄이 좋아할 만한 삶인가. 아무도 살아 보지 못한, 전에 없던 이야기를 살아 낼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다 갔던 길을 재미없고 싱겁게 걸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4장 '대본 없는 인생', 48쪽)

"한 사람의 고난이 끝나 가고 있는지 아닌지 판별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 나만 아프다고, 왜 나에게만 이런 고난이 있느냐고 소리치고 있다면, 아직 끝은 멀었다. 하지만 저마다의 사연과 상처로 몸부림치는 사람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보인다면, 바로 그때가 고통의 연대기가 끝나는 시점이다. 
 

욥은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이 허다한 사람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본다. 자신의 고통을 자세하게 묘사하던 그가, 이제는 절벽 끝에 서 있는 주변 사람들 모습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중략) 내 고통에 함몰되지 않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그 고통에 연대할 때, 그는 고난을 통과한다. (중략) 고난에 숨겨진 진실 중 하나는 '고난받는 다른 사람을 내 고난으로 돕는 자가 되라'는 것이다. '왜 나만 고난을 겪느냐'고 대들던 욥은 '왜 저 사람도 저런 고난을 겪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들에게 손 내밀려고 한다. 이제 그에게 고난의 끝은 머지않았다." (19장 '어찌하여 그들이 고난받는가?', 208~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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