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꼭 한 번은 서초동이나 저동에서 날아오는 편지를 받습니다. 서초동 편지의 발신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고 저동 편지의 발신자는 서울중부경찰서입니다. 가끔씩 서울혜화경찰서나 왜 편지를 보냈는지 알 수 없는 경찰서에서 오기도 하죠. 처음에는 서초동 가는 것이 정말 큰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뉴스앤조이> 대표로 오기 전까지는 법원 갈 일이 없었으니까요. 주변에서 이런저런 경고도 들었습니다. 심지어 재산을 모두 아내 앞으로 돌려놓으라는 말까지요. 지금은 서초동 편지를 아무런 감정 없이 받아들입니다. 매달 받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경찰서에 다녀오면 약간의 심리적 타격이 있습니다. 얼마 전 후원과 관련해 고발을 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불법적으로 후원금을 모금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누가 어떤 의도로 고발했는지 다 알고 있었지만, 수사관은 일단 고발인 말을 먼저 듣게 되니 저희를 의심하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겠죠. 공교롭게도 동시에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하는 바람에 서울중부경찰서 ○○과 1팀과 3팀에서 동시에 수사받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수사관들도 '이 인간 뭐냐' 했을 것 같습니다. 저동은 서초동과는 또 다른 느낌이더군요. 서초동이든 저동이든 지금까지 단 한 건도 패소하거나 기소된 적이 없다는 것에 나름 자부심이 있지만, 그거 참 쓸데없는 자부심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으니까요….

사진 출처 대법원 홈페이지
서초동에서 온 편지, 이제는 아무런 감정 없이 받아들입니다. 사진 출처 대법원 홈페이지

서초동에 갈 때마다 야고보서 2장 6절을 떠올립니다. "부자는 너희를 억압하며 법정으로 끌고 가지 아니하느냐." 옛날에도 돈이 많으면 법으로 갔나 봅니다. 제국 식민지였던 야고보 사도의 시대보다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법 정의가 훨씬 나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돈이 많이 들긴 합니다. 소송에서 이기고 나면 상대방이 보상을 해 줘야 하지 않느냐고 물으시는 분도 계신데, 그런 것 없습니다. 대응하지 않으면 패소하고 이겨도 그걸로 끝이죠. 부자가 왜 법정으로 끌고 가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이 짐을 함께 지고 가 줄 분이 계실까요? 현재 민사 3건, 형사 2건이 진행 중입니다. 형사 건은 저와 해당 기자가 직접 대응하고 민사 건은 변호사를 선임합니다. 한 건은 무료 변론으로 봉사해 주셨고 나머지 두 건에 대해서는 소정의 수임료를 준비합니다. 모두 저희를 도와주시는 분들이라 일반적으로 청구되는 수임료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저희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2019년 초에도 6건의 소송을 진행하면서 도움을 요청드렸는데 2년 만에 다시 도움의 손길을 구하게 됐습니다. 독자분들께 송구한 마음입니다.

위축되지 않겠습니다. 개신교 독립 언론으로서 주어진 사명을 최선을 다해 이뤄 가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십시일반의 은혜를 구합니다.

올해도 건승하십시오.

2022년 1월 28일
강도현 올림

민형사 소송 및 행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총 800만 원을 목표로 모금을 진행합니다. 매월 소정의 자발적 구독료를 지불하는 후원회원으로 가입해 주시면 가장 좋습니다. 일시 후원을 하실 경우 "소송비 후원"이라고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은 분과 언론 운동을 함께해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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