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나라 - 예수 그리스도의 비폭력주의> / 스탠리 하우어워스 지음 / 홍종락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340쪽 / 2만 원
<평화의 나라 - 예수 그리스도의 비폭력주의> / 스탠리 하우어워스 지음 / 홍종락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340쪽 / 2만 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이 책에서 "한 가지 기독교 윤리에 대한 하나의 단도직입적 해설을 시도"(18쪽)한다. 자신이 성서에서 발견한 비폭력주의, 즉 기독교 평화주의 입장에서 기독교 윤리학을 소개하는 개론서인 셈이다. 어느 날 하우어워스는 한 대학 강연장에서 "교수님의 입장으로 인해 교수님이 기독교 윤리학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습니까?"(12쪽)라는 질문을 받고 중립적인 교수법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그 결심의 결과물인 이 책은 "신학을, 특히 기독교 윤리학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에 관해 그동안 내놓았던 제안들의 근저에 있는 개념적 토대를 과거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내려고" 시도한다. 중반부까지 기독교 윤리학의 특성과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해석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내러티브, 성품, 덕, 전통을 강조"(22쪽)한다. 예수의 윤리적 중요성(5장), 교회 공동체와 윤리의 관련성(6~7장), 평화의 영성(8장) 등을 이어서 기술한다. 이 책의 제목은 미국 풍속화가 에드워드 힉스(1780~1849)의 그림 제목 "Peaceable Kingdom"에서 가져왔다. 책 내지에 흑백 처리된 그림이 실렸다. 평화주의를 주창하면 늘 '현실적이지 않다'는 말이 뒤따르곤 한다. 번역가 홍종락은 역자 후기에서 이 책이 "현실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이 말하는 현실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것이 현실을 직시하고 대처하는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당연하게 여기던 생각의 전제들을 폭로하고 뒤집고 흔든다"(306쪽)고 말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나의 입장이 어느 지점에서 상당히 보수적이고 다른 지점에서는 대단히 진보적으로 보이겠지만, 나는 그런 꼬리표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폭력적 세상에서 우리가 진리와 평화의 백성으로 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성품에 충실하다고 내가 믿는 바를 말하기만 바랄 뿐이다. 윤리학을 고려할 때 신학은 창조와 구속에 관한 주장들에서 시작할 수 없고 하나님의 이스라엘 선택과 예수의 생애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는 모르겠다. 교회의 첫 번째 사회적 과제는 교회가 되는 일이고, 그러자면 인간의 모든 오만한 허세를 비판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도 모르겠다. 신학은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진리의 문제이다. 왜 그렇고, 어떻게 그런지 이 책이 조명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도입', 24쪽) 

"그리스도인들의 과제는 역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나라의 삶의 방식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다. 이런 백성은 하나님나라의 실재에 대한 소망을 결코 잃을 수 없다. 하지만 분명 그들도 인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폭력으로 빠르게 제거할 수 있을 것 같은 불의를 종종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불의를 결코 묵인할 수 없다. 그것은 이웃이 제멋대로 행동하도록 방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도 우리 이웃이고, 우리는 그들에게 저항하되 우리의 방식으로 저항해야 한다. 저항하지 않는 것은 그들을 죄와 불의에 버려 두는 일과 같다." (6장 '섬기는 공동체: 기독교 사회윤리학',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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