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권력 하나님의 권력 - 부패하지 않는 권력은 가능한가> / 앤디 크라우치 지음 / 김명윤 옮김 / IVP 펴냄 / 416쪽 / 2만 3000원
<사람의 권력 하나님의 권력 - 부패하지 않는 권력은 가능한가> / 앤디 크라우치 지음 / 김명윤 옮김 / IVP 펴냄 / 416쪽 / 2만 3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19세기 영국 정치인 액튼(John Emerich Dalberg-Acton, 1834~1902)의 격언에 익숙한 이들에게 "권력은 선물이다"(11쪽)라는 말로 이 책을 시작하는 저자의 시선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 모른다. 우리 뇌리에 각인된 역사 속 권력자들의 부패하고 불의한 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선한 청지기의 소명에 집중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초월적 주권에만 의존하도록 유혹한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 수석 편집자, 국제정의선교회(IJM) 연구소 수석 연구원을 역임한 저자는 전작 <컬쳐 메이킹>(IVP)에서 그리스도인의 문화 창조 사명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책에서도 문화에 대한 폭넓은 관찰력을 선보이며, 인문·사회학적 관점과 성서신학을 접목해 기독교 담론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주제인 '권력'을 조명한다. 부정적인 선입견에서 벗어나 권력 개념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안내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권력을 선용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이 창조 명령을 실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상상하게 한다. 

"사람들이 파워에 대해 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면 그것은 액튼 경(Lord Acton)의 유명한 경구인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라는 말일 것이다(이 말은 내가 파워에 대한 책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가장 자주 해 준 말이다). 파워가 좋은 것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은, 냉소주의의 고착된 편견까지는 아니더라도 강한 의혹의 대상이 된다. 액튼 경의 경구가 뭔가 중요하고 사실적인 것을 담고 있지 않다면 격언의 지위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모든 종류의 절대 권력을 포함하여 모든 종류의 파워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사실이라면 이 말을 읽을 사람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때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절대 권력, 즉 우리가 아무리 저항해도 제어할 수 없는 파워에 종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장 '파워는 선물이다', 60~61쪽)

"제도는 파워의 선물이 완전하게 표현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제도는 번영에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제도란 철저하고 지속적으로 조직화된 인간 행동 양식에 사회학자들이 붙여 준 이름이다. (중략) 이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 있는 행동, 신념, 양식, 가능성의 풍부하고 복합적인 체계다. 그리고 이 제도라는 넓은 의미의 단어 안에서 우리의 가장 의미 있는 인간 경험들이 일어난다. 문화 형성의 중심에 제도가 있다. 이는 제도가 인간 번영의 중심에, 우리가 '샬롬'(shalom)이라고 부르는 창조 세계의 포괄적 번영의 중심에 있다는 뜻이다. (중략) 이는 제도가 항상 유익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은 그 반대다. 제도들은 하나님 형상을 지니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상숭배와 불의라는 왜곡도 가능하게 만들고 가장 심각하고 끈질긴 방법으로 이를 지속시킨다. (중략) 우리가 이 세상의 포괄적 번영을 위해 우리의 파워를 쓰기 원한다면 우리는 제도가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기능하며, 어떤 경우 실패하는지, 또 어떻게 우리가 제도의 건전성을 지키고 갱신을 일으키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8장 '설교: 말씀을 섬기다', 243~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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