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에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평자가 책을 읽고 주관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신 - 역사적 개관> / 폴 E. 카페츠 지음 / 김지호 옮김 / 도서출판100 펴냄 / 224쪽 / 1만 2000원
<그리스도교의 신 - 역사적 개관> / 폴 E. 카페츠 지음 / 김지호 옮김 / 도서출판100 펴냄 / 224쪽 / 1만 2000원

일요책방 북큐레이터 용도사

"그리스도교의 신론은 순전히 '그리스도교적'이기만 한 적이 결코 없었습니다."(215쪽)

이런 책을 찾고 있었다. 물론 그리스도교의 신 개념·이미지를 역사적으로 추적하고 펼쳐 놓은 책은 있었지만, 이렇게 깔끔하면서도 핵심 쟁점이나 인물, 주장을 빼놓지 않고 일목요연하게 제시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비교적 작고 얇은 책이라 방심했는데, 챕터마다 저자의 정리 실력에 감탄하며 그동안 부분적으로 배웠던 역사 속 신론을 다시금 한눈에 정리할 수 있었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고대 이스라엘 종교가 다신론 세상에서 어떻게 택일신론으로 출발해 유일신론으로 변화됐는지 설명하기 시작해, 헬레니즘 시대의 다양성, 중세, 종교개혁, 계몽주의, 20세기를 지나는 과정을 이처럼 군더더기 없이 정리할 수 있다니. 이름도, 활동 반경도 생소한 학자의 첫 책이라 더 놀라웠다. 이 책으로 신론을 공부해 둔다면 최소한 자기 인식 속 하나님만이 유일하고 절대적인 것처럼 사유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전통에서 다른 강조점으로 그리스도교를 해설하더라도 이런 유연성으로 신론을 전제한다면, 시대마다 적응하며 변화한 하나님 인식을 안다면 총체적 위기 같은 오늘의 신앙도 작은 빛줄기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마저 생기게 만든 매력적인 책이다. 인격적으로 고백하든 인지적으로 이해하든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거친 하나님의 역사를 따라가 봤으면 한다.

한 줄 평: '알잘딱깔센'하게 정리해 낸 신 개념에 관한 역사

이민희 인문학&신학연구소에라스무스 연구원

성서 내러티브의 배경이 되는 시대부터 현대까지, 연대기적 틀을 따라 그리스도교가 추앙해 온 '신'의 의미를 살핀다. 역사라는 단어의 뜻처럼 과거를 해석하는 일은 재미나고 신기하다. 특정 맥락에 갇힌 듯한 신앙의 분투들이 현대 쟁점들과 우리 신념을 숙고하는 데 빛을 비추기 때문이다. 신의 의미를 정당화하겠다는 치기 어린 시도들이 결국은 내가 던져진 이 사회 속에서 바른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욕망의 분출이다. 시대별로 인간다움과 스스로 존재하는 신의 역동을 읽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희열을 준다. 그리스도교 전통은 사실 '복수'이며 신학에 단일 교리가 없었듯이 신에 대해서도 단 하나의 설명을 기대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명료해지고, 마음은 '은혜'로 찬다. 다루는 논의들의 밀도는 높으나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는, 그리스도교 사상사의 큰 흐름에 발 담그기 안성맞춤인 책이다. 게다가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 뒤에 '찾아보기'까지 정성스레 작업해 넣어, 입문용이지만 언제든 펼쳐 뒤적일 가치가 충분하다. 

한 줄 평: 신의 영원한 활동을 시간으로 설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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