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보낸 일주일 - 1세기 로마에서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 / 제임스 L. 파판드레아 지음 / 오현미 옮김 / 북오븐 펴냄 / 288쪽 / 1만 5500원 
<로마에서 보낸 일주일 - 1세기 로마에서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 / 제임스 L. 파판드레아 지음 / 오현미 옮김 / 북오븐 펴냄 / 288쪽 / 1만 55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1인 출판사 북오븐이 펴낸 '히스토리컬 픽션' 시리즈 두 번째 책. 초대교회 역사와 로마제국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제임스 L. 파판드레아가 썼다. 주후 50년 예루살렘 공의회를 마치고 로마로 돌아오는 베드로를 기다리는 '길 따름이'(그리스도인)들의 일상 이야기를 담았다. 이야기는 1장 '달의 날'(월요일)부터 7장 '태양의 날'(일요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진다. 1세기 로마에서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제국을 배신"하고 "오랜 전통을 배신"(86쪽)하는 자가 되길 요구받는 것이었으며, 소속된 길드에서 쫓겨나고 생계 수단과 후견인을 잃는 등 그야말로 "집도 절도 없는 신세"(51쪽)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저자는 주인공인 해방 노예 스다구와 '길 따르미들'이 현실적으로 마주하는 위기와 고민, 그들이 모임(성찬례)을 통해 서로를 격려해 나가는 방식을 보여 줌으로써, 오늘날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메시지를 던진다. 성서 텍스트, 초대교회사 및 고대 로마사와 연계해 읽을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녹아 있어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이야기 중간중간마다 다양한 사진 자료를 비롯한 총 24개의 주제 연구를 실어 당대 로마 사회·문화상을 소상히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길 따름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대다수 사람에게 익숙한 생활 방식과 매우 다릅니다. 대다수 사람이 애국적 로마인에게 기대할 만한 생활 방식과도 많이 다르고요. (중략) 우리는 다른 길을 따르고 다른 생활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로마인들이 행하는 수많은 일, 심지어 로마인들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 중에도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많습니다." (5장 '금성의 날', 187쪽)

"초대교회 생활은 '구도자 중심' 유형의 체험이 아니었다. 특히 박해당하던 시기의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누가 거리에 나가서 아무나 붙들고 자기들 모임에 나오라고 권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을 의혹의 시선으로 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모임(교회)에 들어오려면 먼저 교인들을 친밀히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교회에 들어오라고 권유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초대교회에서 회심은 관계를 통해 이뤄졌다.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자신을 오늘날 우리처럼 개별적 존재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중략) 이는 어떤 종교로 회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개인의 결단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7장 '태양의 날', '초대교회의 복음 전도와 회심',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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