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총회의 순기능

저는 요가를 좋아합니다. 제가 하는 요가는 '아쉬탕가 요가'인데요. 인도의 한 선생님으로부터 시작된 아쉬탕가는 일정한 시퀀스를 반복하며 호흡과 동작에 초점을 맞추는 역동적인 요가예요.

요가를 하면 몸도 마음도 정렬되는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아요. 요즘은 바쁜 일정 탓에 자주 매트 위에 올라서지 못하지만 여유가 생길 때면 매트 위에서 수련을 하곤 합니다. 

사실 저는 요가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 덕에 시작하게 됐어요. 때는 바야흐로 2017년, 예장통합 102회 총회가 요가를 금지해 버렸어요(무려 '마술'과 함께요).

저는 당시 C신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요. 그 소식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던 제가 되레 요가를 직접 경험해 볼 마음을 먹게 됩니다. 학교 앞 요가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공교롭게도 신실한 교회 집사님이던 원장님을 만났습니다. 원장님께 총회 소식을 전하고 조목조목 반박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요가만큼 저에게 맞는 운동도 없더군요.

저는 그렇게 불온한 요가인이 되어 버렸습니다(힌두교인이 되지는 않았어요!). 좋은 취미 생활과 함께 수련을 통한 건강한 몸과 정신을 얻을 수 있도록 계기를 제공해 준 예장통합 총회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 주요 교단 총회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요. 저는 이번에 공교롭게도 예장통합 총회 취재를 가게 됐어요. 도전 정신을 심어 주는 교단 총회, 이번에는 과연 무엇을 금지할지 너무나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가상공간의 '아바타'는 비성경적이라며 메타버스를 금지하려나요? 

아님, 창조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숏 커트라도 금지하려나요?

뭐가 됐든 제가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기다리십시오, 예장통합. 

편집국 수진

친절한 뉴스B

 

더 겸허하고 더 날카롭게⚔️

 이슈는 금세 지나가도 소송은 길게 남습니다.⚖️ 2018년 말부터 시작됐던 반동성애 강사·단체와의 소송이 이제야 마무리됐습니다. 화해 권고에 따른 1건을 제외한 8건 모두 저희가 승소했습니다. 

아마 <뉴스앤조이> 21년 역사상 단기간에 가장 많은 소송을 당한 시기였을 것입니다. 1심 재판부의 당황스러운 판결로 저희가 패소해 손해배상금 총 3500만 원을 물게 됐을 때는 솔직히 좀 힘이 빠지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2심 재판부가 원심 판결을 뒤집었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하면서 저희가 최종 승소하게 됐습니다. 

재판 과정은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아마 저희에게 소송을 건 이들도 이런 부수적인 효과(?)를 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긴 터널을 지나 되돌아보니 저희가 이번 소송을 통해 더 겸허해졌고 더 날카로워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널리즘의 본령은 '시민에 대한 충성'입니다. 저희는 무엇보다 한국교회 구성원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반동성애 진영의 허위 정보가 교계에 발붙이지 못할 때까지, 앞으로도 '교계의 감시견(church+watchdog)'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편집국 권효


제자리걸음

음… 제가 입사했을 때 교계 이슈는 교회 세습이었어요(읔… 벌써 9년이나 흘렀네요…). '물려줄 게 없어서 교회를 물려주나' 싶었는데, 큰 교회 목사님들 생각은 달랐나 봐요. 교회 안팎에서 말이 하도 많으니까 일부 큰 교단은 선제적으로 세습금지법을 만들기도 했지요(여기까지는 다 아는 사실이죠ㅎㅎ).‍

부와 권력, 기회를 대물림하는 교회 세습이 '차단'되나 싶었는데 낭만적인 기대에 불과했어요. 일부 교회는 세습금지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목회지 대물림을 강행했죠. 대표적인 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소속 명성교회인데요.⛪️ 수년간 이 문제로 참 시끄러웠는데, 결국 부자 세습은 이뤄졌지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망하고 허탈해했는지.

그.런.데.말.입.니.다. 이제는 예장통합 안에서 세습금지법을 아예 무력화하려는 시도까지 나오고 있어요. 교단 헌법을 해석하는 헌법위원회가 '개교회 담임목사가 은퇴한 후 5년이 지나면 담임목사의 자녀·사위 등이 뒤를 이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개정안을 청원한 것인데요. 기껏 좋은 법 만들어 놓고 뭐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지난 9년간 세상은 어마 무시할 정도로 발전해 왔는데, 교회는 꼭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주여~!) 

편집국 용필


 

필기시험이 '건학 이념 침해?'

2006년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사학법 개정' 사건 기억하시나요? 교계 목사들이 (바퀴 달린;;) 십자가를 끌고 나와 퍼포먼스까지 하면서 극렬하게 반대한 사안인데요. 사학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개방이사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한 건데, 미션스쿨의 건학 이념이 침해받는다며 목사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21년 사학법 개정을 놓고 교계는 또 반대 목소리를 냈어요. 사립학교 교사 채용 시 '필기시험'을 의무화한다는 조항 때문인데요. 미션스쿨을 운영 중인 일부 교계는 "건학 이념에 맞는 사람을 못 뽑는다"고 반발했어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자 즉각 헌법 소원 준비에 들어갔지요(쩝…). 

기존에는 사립학교 이사장이 마음대로 교사를 뽑을 수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무적으로 교육감에게 시험을 위탁해 1차 필기시험을 봐야 해요. 1차에서 상위 점수를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각 사학이 2~3차 시험에서 원하는 인재를 뽑는 방식이죠. '어라? 그러면 이전에는 교사를 시험도 안 보고 뽑았다는 말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네 그런 곳도 있었어요. 국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사학 1700여 곳 중 60% 정도가 교육청에 교원 선발을 위탁했고,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교원을 뽑았어요.

미션스쿨 역시 공교육을 감당하는 한 축이에요. 당연히 제도적으로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갖춘 교사가 있어야 하고요. 사학 교원의 인건비를 정부가 보조해 주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그에 걸맞게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기회에 심심할 때마다 터지는 사학의 '채용 비리', '일가 사유화' 논란이 사그라들면 좋겠네요. 

편집국 승현

이번 달 뭐하지?

캠페인 / 참여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자발적 불편 운동 캠페인 '존중과 돌봄으로 어르신과 함께하기' 
• [성서대전] '그리스도인과 부동산' 신학 에세이 공모전 / ~9. 15.
• [피스모모] 피스 큐레이션: 평화 기행,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 9. 4. ~ 9. 25.

강좌 
• [기독연구원느헤미야] 신학 연구 과정현대신학교회사성서학 전문 과정 모집 
• [기독연구원느헤미야] 특강 전도서 시즌 2 / 9. 3. ~
• [평화교회연구소] 평연아카데미 가을 특강: 한국교회는 왜 보수가 되길 원하나?, 왜 바울에 집착할까? / 9. 9. ~ 9. 16.
• [청년신학아카데미] 기독 청년을 위한 한국사 강좌 / 9. 9. ~ 12. 2.

토론 / 모임
• [상처입은치유자들] 2021년 하반기 내적 여정 에니어그램
• [녹색교회네트워크] 2021 녹색 교회 아카데미 '생명의 길 초록 발자국' / 9. 5.
• [청어람ARMC] 세속 성자 북클럽 '두들링 기도' / 9. 5. ~ 9. 30.
• [인터서브] 미션 앤 라이브 - '에코 라이프 스타일', '북향민 여성의 이야기', '동북아 평화와 통일' / 9. 7. ~ 
•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여성주의 묵상모임 2기 모집 / 9. 9.
• [믿는페미] 2021 성인지 감수성 교육 프로젝트 "믿는페미 性(성)경학교" / 9. 9. ~
• [솜니움] 저자와 함께 살펴보는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 / 9. 10.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기독 청년 학생 운동 '어제와 오늘의 끊임없는 대화' / 9. 26. ~ 9. 28.
• [피스모모] 평화 교육 진행자 되기 / 10. 2. ~

예배 / 기도회
• [416생명안전공원예배팀] 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드리는 9반 친구들과 함께하는 예배 / 9. 5.
• [차별과혐오없는평등세상을바라는그리스도인들] 평등 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기도회 / 9. 6. 
•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여성주의 온라인 추석 예배 /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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