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에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평자가 책을 읽고 주관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하나님은 왜 폭력에 연루되시는가? - 성서 내러티브에 나타난 하나님의 폭력 > / L. 대니얼 호크 지음 / 홍수연 옮김 / 새물결플러스 펴냄 / 424쪽 / 2만 2000원
<하나님은 왜 폭력에 연루되시는가? - 성서 내러티브에 나타난 하나님의 폭력 > / L. 대니얼 호크 지음 / 홍수연 옮김 / 새물결플러스 펴냄 / 424쪽 / 2만 2000원

이민희 인문학&신학연구소에라스무스 연구원

모두에게 선하고 모든 일에 자비를 베푸는 하나님이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폭력과 공포를 조장할 수 있을까? 대니얼 호크는 이 질문에 대한 시야를 넓힌다. 신의 폭력에 대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결정적인 설명 자체가 가능한지 의심한다. 그는 신의 폭력에 쉽게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며, 성경적 답안이 아닌 성경적 사고에 방점을 둔다. 지나치게 깔끔해서 결국 신학적으로 문제가 되고 마는 답안에 집착하기보다는 성경 속 폭력을 괴롭게 보라고 제안한다. 특히나 이런 폭력을 '하나님의 심판'으로 쉽게 단정하는 '기독교 승리주의'를 비판한다. 우리는 성경 곳곳에서 상충하는 내러티브들이 자아내는 긴장을 무시하고 명제에 함몰되는 종교 생활에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여러 의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답을 아는 척하지 않는 저자의 진솔함이 산뜻하게 다가온다. '이것이야말로 성경적 사고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우리가 하나님을 방어할 수는 없다. 그러니 성경에서 가장 골치 아픈 책인 여호수아서 속 전쟁·폭력을 긴 시간 연구한 권위자의 태도를 따라, 이제 그만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두고, 우리 언행의 폭력을 멈추자.

한 줄 평: 하나님 핑계 대지 말자. 폭력은 우리가 저지른다.

일요책방 북큐레이터 용도사

"호흡이 있는 모든 자는 다 진멸하여 바쳤으니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과 같았더라." (수 10:40)

어릴 적 교회 생활에 열심이었던 때는 위와 같은 폭력적인 구절을 낯설게 여기지 못했다. 대학에서 교양 과목으로 이수한 역사 수업 때 기독교가 얼마나 폭력적인지 들었던 게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후로 지금까지 신정론 관련 도서를 꽤 살펴보면서 내린 결론은, 최소한 구약의 하나님은 폭력에 연루됐다는 점이었다. 이 책은 제목부터 그 "연루"를 인정하고 있어 눈에 띄었다(원제: The Violence of the Biblical God). 저자는 40년간 성서 속 폭력 문제를 고민한 결과, 이 문제에 일관적·체계적 답변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오히려 그런 전제를 내려놓고 성서를 내레이터 관점으로 숙고하고 성찰하며 따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적·체계적 신학 방법 이전에 성서 내러티브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폭력성을 그대로 직면하자는 주문이었다. 이에 저자의 신학적 해석을 더해 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설득되었다. 저자는 언약신학 관점에서는 다소 충격적이게도, 구약의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계속 인간의 권력·폭력을 도구로 사용해 자기 뜻을 이루려다가 결국 실패하고 만다고 서술한다. 이후 시간이 흘러 예수 시대에 와서야 세상의 힘·지도자·제도가 아닌 그들에게 폭행당하는 피해자들과 동일시하면서, 사회의 중심에서 일했던 구약의 하나님에서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비폭력으로 일하는 하나님으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해석학적 앙상블을 제안하며 열린 대화를 강조한다. 그러면서 기독교 성서 해석을 재즈 해석에 비유하는데, 집안일을 할 때 재즈를 틀어 놓은 경험이 있어 반가웠다. 성서를 다양한 이들과 함께 해석할 때, 폭력의 문제를 그대로 직면할 때, 어쩌면 변증이나 답변은 내놓지 못하더라도 '왜 이런 하나님을 계속 믿어야 하는지'에 관한 실마리는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의 수십 년 고민과 열린 결말이 고맙고 다행스러웠다.

한 줄 평: 폭력에 연루됐던 하나님의 실패 관점으로 그려 내는 내러티브적 신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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