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에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평자가 책을 읽고 주관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슬픔을 쓰는 일 - 상실의 늪에서 오늘을 건져 올리는 애도 일기> / 정신실 지음 / IVP 펴냄 / 256쪽 / 1만 3000원
<슬픔을 쓰는 일 - 상실의 늪에서 오늘을 건져 올리는 애도 일기> / 정신실 지음 / IVP 펴냄 / 256쪽 / 1만 3000원

이민희 인문학&신학연구소에라스무스 연구원

준비된 죽음이 어디 있을까. 어떤 모양의 죽음이든 남은 이들에게는 황망하기만 하다. 쉰 살이 넘어 근 100년을 사신 엄마를 잃은 저자는 당혹스러울 만큼 날것의 감정을 휘몰아치듯 쏟아 낸다. 저자의 표현처럼 '미친년'이 돼 마구잡이로 자신의 기억을 탈탈 턴다. 신기한 건 산만하거나 혼란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저자의 영혼 속 한 자리에 같이 침잠하게 된다. 울컥울컥 토해 내는 단어들 앞에서, 중년의 고아가 된 저자가 안쓰러워 울었고, 무언가를 잃고 누군가를 지워야 했던 나의 일들이 떠올라 울었다. 나도 겪었던 일인 것처럼, 상실의 표현들이 너무나 명확하게 다가왔다.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 저자를 그대로 지켜봐 주는 그의 식구들과 친구들이 덩달아 고마웠다. 주변인이 겪은 상실과 부재를 기다려 주지 못했던 부끄러운 나의 과거도 스친다. 죽음이 우리 삶을 이끈다는 그리스도교의 진리, 다시 생명을 얻어 영원히 산다는 소망은, 충분히 슬퍼할 시간과 공간이 있을 때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이 일기를 읽으면서 깊이 울어 보기를 권한다. 이 책 한 권 읽어 낼 여유만큼 타자를 이해해 보자는 제안도 하고 싶다. 

한 줄 평: 글쓰기와 애도가 빚어낸 예배, 그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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