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에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평자가 책을 읽고 주관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직무 유기 - 평화를 위한 순종> / 송강호 지음 / 대장간 펴냄 / 288쪽 / 1만 5000원
<그리스도인의 직무 유기 - 평화를 위한 순종> / 송강호 지음 / 대장간 펴냄 / 288쪽 / 1만 5000원

개봉동박목사

읽는 내내 마음이 둔탁하게 얻어맞는 느낌이었다. 송강호의 글은 날카롭게 찔러 오지는 않았지만 단단하고 거친 방망이 같았다. 부귀영화를 바라지는 않지만 '고상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싶은 나에게, '삼난三難의 세례'를 통과했느냐고 물을 때는 선뜻 대답하기 힘들었다. 소시민적 삶을 유지하고 싶은 나에게 왜 '평화의 항해'를 떠나지 않느냐는 질문은 당혹스러웠다. 어쩔 수 없다고 여기던 선입견과 '이 정도면 됐지'라며 안일하던 마음이 온통 뒤흔들려 매우 부담스러웠다.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평화의 직무를 유기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송강호의 삶이 보통의 인간으로서는 따라가기 힘든 높은 경지에 도달해 있기 때문일까. 오래전 잠깐 그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고, 짧은 시간 몇 마디의 질문을 나누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 책이 그 시절부터 써 온 글의 모음이라고는 하나, 십수 년이 지난 지금 감옥에 갇혀서도 그의 목소리와 삶은 여전히 일관성이 있어 보인다. 깊은 묵상과 단단한 확신 속에서 믿는 바를 실천하며 살아온 삶의 아름다움이 담긴 글들이다. 한편 지금의 나는 그의 모든 생각과 삶에 동의하거나 따르기는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볼 때 그의 말과 삶은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이것을 이상적이라고 여긴다면, 성경과 예수의 삶 역시 비현실적이라고 젖혀 둘 것인가? 질문이 끊이지 않고, 마음이 전혀 평화롭지 않은, 난처함을 안겨 준 책이다.

한 줄 평: 질문이 끊이지 않고, 마음이 전혀 평화롭지 않은, 난처함을 안겨 준 책.

송지훈 성서한국 사무국장

아이러니하지만, 평화로 가는 길은 그리 평화롭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거기까지 가지 않는다. 나 자신도 그렇고 우리는 선 넘는 것을 무척 불편해한다. 지금 보통의 한국인들이 보기에 송강호 박사는 선을 세게 넘는 사람이다. 그는 말로만 평화를 외치지 않고 몸으로 평화를 사는 사람이다. 말로 하다 안 되면 몸이 나간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제주교도소에 갇혀 있다. 이 책은 갇혀 있는 송강호의 입이다. 오랜 시간 쌓아온 그의 글이 한데 묶여 출간됐다. 잘 모른 채 여전히 그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말하는 송강호 박사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 주면 좋겠다. 얼마 전 대법원은 처음으로 종교적 신념이 아닌 비폭력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시우(활동명) 씨에게 사상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덕분에 군 복무에 가장 예민하고 혹독한 한국 사회는 새로운 표준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한국 사회가 하루 빨리 송강호 박사의 평화운동도 존중해 주길 바란다. 비폭력 평화를 위해 고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한 줄 평: 비폭력 평화 운동가의 뜨겁지만 부드러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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