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에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평자가 책을 읽고 주관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질병과 슬픔 앞에서 손 모아 - 아침에 읽는 시 이야기1> / 김응교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320쪽 / 1만 6000원
<질병과 슬픔 앞에서 손 모아 - 아침에 읽는 시 이야기1> / 김응교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320쪽 / 1만 6000원

박혜은 서울책보고 매니저

책에도 향이 있다면 이 책은 피톤치드 향일까. 매일 아침 출근 전, 한 달 치 분량의 시 4~5편을 아껴 읽으며 정신의 살균 작용을 경험했다. 저자가 "팬데믹 시대를 극복하자는 마음을 모아 깁고 다듬은"(13쪽) 52개의 시 혹은 기도문, 그 뒤에 붙어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 해설을 읽으며 자주 손으로 턱을 괴었다. 특히 윤동주의 시에서 골똘해졌다. 팬데믹이 인류가 처한 질병과 폭력 상태를 더욱 극대화기 전부터도 우리는 언제나 질병과 폭력 속에 신음하는 실존이었므로.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60쪽) 축 처진 퇴근 후에도 윤동주를 다시 찾아 읽었다. 52주로 읽도록 나뉜 책을 한 번에 읽어야 했으나, 2022년이 되면 1월부터 이 책이 제안하는 호흡으로 읽어 볼 참이다. 매일 세속의 삶에서 패배하기 일쑤인 어리석은 나는 저자가 손모아 기도한 것처럼 "압도적인 사랑과 평화"(13쪽)가 절실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서경식의 "시는 차곡차곡 겹쳐 쌓인 패배의 역사 속에서 태어나서 끊임없이 패자에게 힘을 준다"[<시의 힘>(현암사)] 같은 문장을 마음에 품고 있는 내게는 올해 가장 시의적절한 책이었음. 

한 줄 평: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격려의 언어로서, 시 외에 무슨 유가 있을까.

일요책방 북큐레이터 용도사

지난 몇 해 동안 신학 서적이 안 읽혔다. 신학만으로는 우리네 신앙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신학 이전에 생활 상식, 생활화된 공통 상식을 배우는 게 먼저 아닐까. 책을 읽으며 나 혼자 고민하지 않았구나 안도했다. 그동안 국문학에서 숨은 신을 발견해 온 저자는 세계의 기도 시들을 밑거름 삼아 고통스럽고 슬프게 보낸 코로나 시대를 돌아보며, 내일을 내다본다. 코로나 이후에도 매주 시를 읽으며 삶과 역사·사회를 성찰하기에 좋은 구성이다. 특히 우리나라 문학가들에 대한 해설이 감탄스러웠고, 그동안 몰랐던 시인들의 종교성과 알려지지 않은 역사 이야기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뜨거운 가슴으로 지난 역사와 현실을 살아 내려는 저자의 몸부림이 인상 깊었다. 시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그리스도인이 방구석에서, 지하철에서, 교회에서, 세상 한복판에서 생활로 시를 노래할 수 있다면 좋겠다. 우리의 기도가 하나의 시로 세상에 가닿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을까? 적어도 성찰과 여백의 길 하나를 보여 주는 책이다.

한 줄 평: 코로나 위드 시대, 생활에 밑줄 그으려는 이들을 위한 기도 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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