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에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평자가 책을 읽고 주관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실패한 요더의 정치학 - 존 하워드 요더의 성폭력과 교회의 대응> / 김성한 / IVP 펴냄 / 196쪽 / 1만 원
<실패한 요더의 정치학 - 존 하워드 요더의 성폭력과 교회의 대응> / 김성한 / IVP 펴냄 / 196쪽 / 1만 원

이민희 인문학&신학연구소에라스무스 연구원

자신의 몸과 마음만을 위했던 존 하워드 요더의 평화, 그리고 대석학이란 그늘 아래 안식하려 했던 교회의 평화가 얼마나 치명적으로 피해자들의 평화와 사회정의를 파괴했는지 철저히 보여 준다. 저자는 요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애쓰면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무시하지 않고, 교회의 어리석었던 반응과 태도를 담담히 읊어 준다. 물리적 폭력과 억압의 언어 없이도 동의까지 구하는 성폭력이 어떻게 자행될 수 있는지, 그리고 피해자들이 왜, 어떻게 매장당하게 되는지도 알려 준다. 막강한 힘을 가진 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학교·교회 안에서 너무 쉽게 벌어지는 가스라이팅의 현장을 목격한 기분이다. 1970~1980년대에 벌어진, 모두가 다 알지만 해결되지 않은 요더의 성폭력 사건에 제동을 건 것은 교회나 신학자, 언론이 아니었다. 2013년 요더 사후에도 모두가 그를 칭송하는 "구역질나는" 상황에 분노한 여성 독자였다. 교계 안팎에서 끔직한 일들이 벌어진다. 돈·명예·권력이 가해자는 숨겨 주고 피해자를 사지로 내몬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련된 신학이나 언어가 아니라, 본능적인 분노일지 모른다.

한 줄 평: 우리는 언제까지 '가해자'를 돌보는 평화만 추구할 것인가.

박혜은 서울책보고 매니저

이 얇은 책은 앞표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본령本領에 충실하다. 책의 본령은 숨은 자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주류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데 있다고 믿으므로.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접하면 이제 충격을 받기는커녕 무덤덤한 태도로 "그럴 줄 알았어"라며 냉소하는 내게, 이 책은 "경청할 수 있고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현명하고 따뜻한 여성 평신도"(173쪽)로 이 문제에 동참할 것을 권한다(여성 리더십이 되고 말겠다!). 한 공동체의 실패 이야기로부터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모든 교회가 소장하고 꼼꼼하게 들여다보며 실천하는 데 참고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차분하게 객관적 어조를 유지했으나 한국교회와 우리 시대 폭력 문제에 평화가 임하기를 바라는 뜨거운 마음이 면면에 느껴져, 다 읽고선 조금 울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피해자의 이야기가 선정적으로 기술된 부분이 없다는 데 있다. 난 이 책에 인터뷰이로 등장한 성폭력 피해자들을 강하고 현명한 여성으로 만났다. 이 자체가 '피해자 중심'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 주는 실천 아닌가.

한 줄 평: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교회와 성폭력을 저지른 저명한 신학자의 공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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