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의 전략 하나를 깨달은 게 있다. 사역적으로 성공하는 것, 사탄은 그 부분에 개의치 않을 수도 있다. 그의 삶의 은밀한 곳에서 죄를 이기지 못하고, 죄를 허용하고, 죄에 넘어지는 상태에 계속 간다면 그는 패배자가 될 수 있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올해 1월, ㅅ교회 강 아무개 목사가 '지금은 자다가 깰 때라'는 제목으로 한 설교에서 한 말이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른 새벽 여성 사역자와 단둘이 십수 차례 만나 오다가 발각되자, "영적 교제를 나눈 것이지 육체적 간음은 없었다"고 말한 그 강 목사가 한 설교다.

강 목사는 평소 교인들에게 '거룩한 삶', '육신의 정욕에 지배당하지 않는 삶'을 강조해 왔다. 강 목사 지론대로 ㅅ교회는 성과 관련한 사역에도 앞장섰다. 지난해 10월 '감리교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4차 기도회'에 장소를 제공했고, 강 목사는 공식 기도 순서를 맡았다. 또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는 강사들을 불러 강단에 세우는가 하면, 이들이 주관하는 소위 '성경적 성교육' 강의에도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거룩함'을 주요 메시지로 전달해 온 강 목사와 ㅅ교회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일어난 '거룩하지 못한' 일에는 관대했다. 육신의 죄에 빠지면 안 된다고 외치던 목사가, 자신이 죄를 지었다고 고백까지 해 놓고,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교회를 혼란으로 이끌었다. 타인을 향해 음란하다고 손가락질했던 교인들은 정작 리더의 죄에는 "우리 목사님이 그럴 리 없다"며 눈을 감았다.

그야말로 선택적 거룩, 선택적 사랑인 셈이다. 타인에게 거룩함을 강요하면서 정작 본인에게는 그 거룩함을 적용하지 않는 목사. 남을 정죄하고 혐오하는 데 앞장섰지만, 담임목사의 허물에는 그 누구보다 먼저 '사랑'을 들이대는 교인들. 강 목사의 잘못을 알면서도 사임을 재촉하지 않고, 전 교인 사임 찬반 투표로 사태를 끌고 간 교단 선배 목사까지.

이런 '선택적 거룩과 사랑'은 비단 ㅅ교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는 오늘날 교회의 전반적인 모습과 별다를 바 없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욕을 먹는 건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과 그분의 몸 된 교회다. 모든 일에 '주님의 뜻' 갖다 대기 좋아하면서도, 교회를 향한 정당한 문제 제기에는 '주님 뜻'이 아니라 '사탄의 공격'이라고 핏대 세워 주장하는 그들 덕에, 오늘도 한국교회는 손가락질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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