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와 만나다 - 그리스도교 신앙의 주요 흐름들>/ 키스 워드 지음 / 차건 옮김 / 비아 펴냄 / 304쪽 / 1만 6000원
<그리스도교와 만나다 - 그리스도교 신앙의 주요 흐름들>/ 키스 워드 지음 / 차건 옮김 / 비아 펴냄 / 304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그리스도교는 2000년 역사를 거치며 무수히 많은 교파로 나뉘었고, 전 세계에 20억 신자가 흩어져 있는 인류 최대 종교다. 그리스도인 대부분은 특정 교파 안에서 신앙을 갖게 되고 평생 그 안에서 신앙생활을 한다. 신앙을 이해하는 폭 역시 자기 교파의 교리 안에 머무르게 마련이다. 당신이 속한 교파는 광활한 그리스도교 세계의 여러 지류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책은 자신이 속한 교파를 너머, 그리스도교라는 넓은 강줄기를 내다볼 수 있게 돕는 가이드북이다. 저자 키스 워드는 성공회 사제이자 옥스포드 명예교수를 역임하고 영미권 여러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저명한 종교철학자다. 그는 독자들이 공통된 신앙의 토대를 지닌 그리스도교 교파들이 어떤 관점·신념으로 다양하게 나뉘어 있는지 소개한다. 이를 위해 창조, 악의 문제, 영혼, 죄와 타락, 성육신, 속죄, 계시, 삼위일체 등 그리스도교 신앙과 실천의 흐름을 가르는 주제 15개를 선별한다. 각각에 대해 주요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지지하는 핵심 해석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친절하고 명료하게 설명한다. 비아 출판사 '만나다'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이다.

"(중략) 이 책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관한 '내부자의 관점'을 대변한다. 나는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헌신하는 구성원이기에 이를 완벽히 감추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독자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에 담긴 진리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은 아니다. 이 책의 의도는 그러한 설득에 있지 않다. 나는 사람들이 믿어야 하는 바를 지정해 주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독자들이 이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관점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더 광범위한 문맥 속에서 볼 수 있게 되기를, 자신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대안들이 있음을 깨닫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서론, 10쪽)

 

"왜 교회가 있어야 하는가? 그리스도교 신앙에 관심이 있다면 간헐적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세상에는 합리적이고 선하면서도 교회의 구성원이 아닌 이들이 많다. 심지어는 자신이 그리스도교인이라고 밝힌 이들 중에도 교회의 구성원이 아닌 이들이 있다. 그렇다면 교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중략)

 

그리스도교인들은 하느님의 목적이 창조성을 지니면서도 자기를 성찰할 줄 아는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고 본다. 인간은 홀로 사는 삶이 아니라 수많은 집단, 타인과 협력하며 살아갈 때,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돕고, 창조의 선한 결과를 함께 이해하고, 그 진가를 알아보고 나눌 때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종교의 목표가 궁극적 실재인 하느님과 관계를 맺으며 충만한 삶을 누리는 것이라면 종교는 필연적으로 건강하고 창조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고 또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인간은 대체로 하느님의 목적에서 벗어나 이기주의, 타인에 대한 혐오와 증오에 빠진다. 선을 희생하면서까지 쾌락을 추구한다. 그리스도교인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응답으로 하느님께서 일종의 '대항문화 공동체'(counter-cultural community)를 창조하셨다고 믿는다. 이 공동체는 인류가 자기중심주의와 혐오 및 증오의 힘에 저항하고 탁월한 창조, 보편적 사랑, 가치 있는 행복을 추구하도록 격려하는 사회다." (10장 '교회', 161~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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