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내성희롱·성폭력근절을위한대책위원회'가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본부가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참석자가 '안전하지 않은 기장'이라는 피켓을 들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기장내성희롱·성폭력근절을위한대책위원회'가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본부가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참석자가 '안전하지 않은 기장'이라는 피켓을 들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성희롱·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한신대학교(한신대·연규홍 총장) 전·현직 교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5월 11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열렸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이건희 총회장)내성희롱·성폭력근절을위한대책위원회(대책위)'는 최근 <뉴스앤조이> 보도로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공론화된 한신대 교수들과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김창주 총무를 비판했다.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A와 상담한 과정부터 가장 최근에 있었던 총회 성폭력대책위원회 조사까지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임 목사는 5월 10일 열린 성폭력대책위원회 조사에 가해자로 지목된 B·C 교수가 출석하지 않았다며, 이들에게 조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요구했다.

한신대 연규홍 총장을 향해서도 학교 책임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임보라 목사는 "연규홍 총장은 2018년 이미 C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적절한 분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듬해 C 교수가 또다시 A를 강제 추행하고 성희롱 하는 등 피해가 재발했다. (중략) 학교 책임자로서 사건을 방기하고 A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기장 여성연대 박인숙 목사는 일상에 만연한 성폭력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 학교·교단의 모든 구성원이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 등 기장 공동체 차원의 쇄신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 A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단과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다는 이유로 공론화를 막으려 했던 기장 김창주 총무의 발언에 대해서는 "성폭력 피해 호소와 공동체 명예는 별개"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공동체의 명예훼손은 피해를 잊으라고 강요하고 공론화를 막으며 사건을 덮으려는 데서 일어나는 것"이라며 김 총무의 행동이 누구를 위한 사건 은폐인지 물었다. 또 김 총무가 총회 성폭력대책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라는 사실을 성폭력대책위원회가 인지하고 있었는지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기장 생명선교연대 회장을 역임한 전성표 목사는 권력을 이용한 폭력이 사라질 때까지 피해자 A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두려움에 떨며 지새웠을지 모르는 불면의 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가해자를 두둔함으로 피해자에게 이중의 고통을 주는 일이 사라질 때까지 함께하겠다. 기독교의 적은 이슬람이나 다른 종교가 아니라 성폭력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약 30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주요 발언자 및 주최 측 9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참석자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한신대 신학대 여학생회 김혜원 회장, 이정규 부회장이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위의 성명을 낭독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대책위는 학교·총회, 두 교수가 속한 노회에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특히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요구 사항을 수용할 것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즉각적 조치를 취할 것 △교단·한신대에 또 다른 성희롱·성폭력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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