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다시희망' 심포지엄 "한국교회, 전광훈 놓아주고 세습 방기하고 여성 안수 불허"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자정 기능과 사회적 신뢰를 상실한 한국교회를 개혁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2020다시희망'(다시희망·이정배 준비위원장)이 10월 12일 서울 서초구 건강한작은교회동역센터 스튜디오에서 '교회,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온라인 생중계했다.
준비위원장 이정배 교수(감신대 은퇴)는 "한국교회가 전광훈을 놓아주고, 세습을 방기하고, 여성 안수를 불허하고, 새로운 계획보다는 '누가 더 큰 사람이 될 것이냐'로 씨름하는 모습에 많은 이가 절망했다. 이제 세대·출신·성별을 넘어 모두 함께 다시 희망을 말하는 첫 발걸음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혁률 교수(성공회대 연구)는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코로나19 이후 종교 신뢰도는 떨어졌지만 종교 역할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사회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광훈식 신앙과 단절 △집단 이기주의 탈피 △노령층 중심 기득권 및 교권주의 타파 △대안적 교회일치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교수는 기존 교단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교회, 개인도 참여할 수 있는 초교파적 연합 단체 '한국연합교회'를 설립하자고 주장했다.
이규원 목사(씨앗교회)는 예배당 공간에 집착하는 한국교회 현실을 짚었다. 이 목사는 "성전 중심으로 살아가던 유대 종교인에게 예수님은 공간이 아닌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초대교회와 종교개혁자들에게도 예배당보다 일상 속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일이 더 중요했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는 예수님 당시 유대 종교인, 크리스텐덤을 통해 세속화했던 로마 종교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예배당을 팔아 가난한 이에게 나눠 준다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아 교육위원장(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은 한국 개신교가 사회 선교를 통해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한국 개신교는 사회변혁을 견인하는 세력이었지만 이제는 사회 인식보다 한참 뒤처진 구제 불능 세력으로 전락했다"며 "정치화한 보수 교계가 과잉 대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한국 개신교를 변화할 수 있는 매우 긴급하고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신학적 합의 △교회와 사회 선교 단체들의 연대·협력 △연구·재정 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는 "각종 현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기존 교단 구조에서는 어떠한 범죄가 발생하고 공론화하더라도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새로운 교계 기구·교단·신학교를 설립해야 한다. 새로운 연합에는 한국교회 대다수를 차지하는 보수 교회 목회자·교인도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보 개신교계 일부 목소리로 그치고 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참가자는 '개교회주의가 만연한 한국에서 한국연합교회가 현실성 있는 대안인지' 물었다. 권혁률 교수는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붙였을 때 개혁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겠나. 아마 몰랐을 것이다. 오히려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을 알고도 결단했다. 이것이 하나님께 응답되면서 우리의 못자리인 개신교회가 탄생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