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권효 편집국장입니다. 뉴스레터로는 처음 인사드리는데, 첫인사가 '반기독교 언론이 됐다'는 소식이네요, 허허.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이단대책위원회가 <뉴스앤조이>를 반기독교 언론으로 결론 내리고 총회에 보고서를 냈다고 합니다. 이유는 저희가 주사파이고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것인데요. 보고서를 보니 이건 뭐 총체적 난국이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020년에 주사파가 뭡니까, 주사파가. 참고로 저는 대학 졸업할 때까지 주사파는 '일주일에 4번만 학교 가는 사람'으로 알았습니다. 시간표를 잘 조정해 주삼파도 해 봤지요, 허허.

두렵다기보다는 안쓰럽습니다. 고신은 그래도 신사참배를 거부한 역사가 있는 교단인데, 아직도 빨간 안경을 벗지 못하고 자기가 판 우물에 갇혀 우물 밖 사람들을 다 정죄하는 꼴이라뇨. 게다가 이런 엄청난(?) 결정을 하면서도 저희 얘기는 한 번도 듣지 않았답니다. 저는 그분들을 만나면, 몇 해 전 유행한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처럼 '주사파란 무엇인가', '동성애 옹호란 무엇인가', '반기독교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습니다, 허허.

아마 9월 총회 때 합동과 합신 교단에서도 저희를 반기독교 언론 내지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할 것 같습니다. 이런 덩치 큰 교단들 압박에도 저희가 그저 '허허' 할 수 있는 이유는 변함없이 <뉴스앤조이>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 여러분 때문입니다. 저희는 위축되지 않고 이 길을 가겠으니 앞으로도 저희의 길잡이가 되어 주세요. 늘 감사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반기독교 언론의 뉴스레터를 받아 보시는 여러분은 '반기독교인'이 되시는 건가…)

by 구권효

친절한 뉴스 Briefing
· '친절한 뉴스 B'는 지난 한 주 동안 나온 기사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주는 씨앗교회 이야기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성경이 말하는 동성애> 서평을 다룹니다.
· 매달 첫째 주는 행사·강연 소식을 전합니다. 9월은 총회 시즌이라, 교단별 총회 일정도 담았습니다.


이런 교회도 
있었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소식 좀 다뤄 달라." 취재 현장에서 종종 듣는 말입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목사와 교회도 많은데, 왜 맨날 <뉴스앤조이>는 '까는 글'만 쓰냐는 겁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진심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 데 있으면 제발 소개 좀 해 달라"고요.

코로나19로 한국교회가 잔뜩 욕을 먹는 상황에서, 우연히 파격적인(?) 교회를 알게 됐습니다. 예배당 임대 보증금을 빼서 교인들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하기로 한 씨앗교회입니다. 60~80명 모이는 작은 교회로 물질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교인뿐 아니라 네 명의 목사(모두 이중직)도 경제적으로 어려우니까, 이번 기회에 기본 소득을 통해 '상생'해 보겠다고 합니다. 살면서 이런 교회는 처음 봅니다. 정말 '찐' 교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씨앗교회 기사를 본 한 시사 팟캐스트 작가는 "너무 감동적이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왔습니다. 작고 가진 것 없지만 떡 하나라도 나누려는 작은 교회의 몸짓이 비신앙인의 마음까지 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희라고 무조건 비판하는 기사만 쓰고 싶은 건 아닙니다. 씨앗교회처럼 의미 있는 사역 내지 실험을 하는 교회를 알고 있다면 주저 말고 제보 부탁드립니다. 제발~

by 이용필

우리에게
차별금지법이 필요해요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에 사활을 건 보수 교계는 이 법을 '동성애 차별금지법'이라고 말합니다. 사실상 성소수자들만 특권 계층으로 만드는 법이라는 것이죠. 논리적이지 않은 말에 논리적으로 대응하기란 참 골치 아픈 일입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도 우리 주위에 차별받는 이가 수두룩한데, 그들의 눈에는 이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걸까요.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차별을 받는 이를 꼽으라면 이주 노동자, 그중에서도 1차 산업인 농수산업에 종사하는 이주 노동자일 것입니다. 1차 산업은 근로기준법도 적용되지 않거든요. 현행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주 노동자들은, 적절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한 채 1주일에 60시간이 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주민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원합니다. 차별금지법이 마법을 가진 만능 열쇠처럼 모든 차별을 사라지게 만들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이주민 노동자를 노예 부리듯 해 온 사업주에게 경각심을 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고용허가제 개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요. 이주 노동자를 돕는 목사님들도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라고 합니다. 이주민에게도 차별금지법이 필요합니다.

by 이은혜

'아, 이분 꼭 소개하고 싶다'
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강동석 선배가 "이 책 소개해 보세요"라며 건네준 <성경이 말하는 동성애>를 처음 쥐어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번엔 얇아서 다행이다'였어요. 사실 목사님들 설교집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마뜩잖은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죠.

제 불손한 편견은 이내 깨졌습니다. 홍석용 목사님은 본문을 찬찬히 풀어 가며 교회 내 동성애 문제는 '성경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혐오 정서'의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다른 본문에는 유연하고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는 교회가, 유독 동성애 본문에만 문자적 해석을 고수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는 말이었죠. 우악스러운 동성애 찬반 프레임을 넘어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균형 있게 짚어 주셨습니다. 이런 설교가 10년 전에, 그것도 한국교회에서 전해졌다니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곧바로 인터뷰를 추진했지만 아쉽게도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홍 목사님은 "교회의 편협한 성경 해석과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고통을 겪는 형제자매에게 조금이라도 해방감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인터뷰 대신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목사님께 "서평을 잘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라는 문자도 받았네요. 언젠가 개인적으로라도 꼭 한번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by 여운송

이번 달 뭐하지?  

·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제6회 기독청년통일아카데미 / 9.5~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학술 심포지엄 / 9.5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의와 보완 과제' 온라인 대담 / 9.12 
· [청어람ARMC] 9월 강좌·모임 △세속성자 책 읽기 '다시 묻다' △비대면 시대 '장소와 사람 됨' △교회 언니 '에스' 토크 / 9.16~ 
· [기독여민회X평화교회연구소] '을의 말하기로 읽는 마가복음' 성서 강좌 / 9.17~
· [공익경영아카데미] (비영리 회계, 세무편) '나도 내가 회계 할 줄 몰랐지' 심화 강좌 / 9.22

9월은 전국 목사·장로님
정모 하는 달

국내 주요 교단들은 매년 총회를 엽니다. 총회에서는 교단 회장·부회장 등 임원을 새로 선출하고, 총회 각 조직이 1년간 제대로 일했는지 점검합니다. 여성 안수나 세습금지법 등 굵직한 안건을 논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는 총회에 모든 교인이 참석하는 건 아닙니다. 총회 하급 기관인 노회가 주로 목사·장로를 대의원으로 선출해 파송합니다.

아쉽게도 제직이 없는 일반 교인이나 청년에게 대의원 자격을 주는 곳이 많지 않아, 이런 점을 개선해야 하는 목소리가 매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위기로 대다수 교단이 총회 일정을 1~2일로 축소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교단별 총회 일정입니다. (※ 교회개혁실천연대 '2020 교단 총회 참관 활동' 안내)

·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9월 21-22일 / 새에덴교회 (※변동 가능)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9월 21일 / 온라인 화상 회의 
·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9월 15일, 9월 22일, 10월 6일 / 고려신학대학원
·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9월 22-23일 / 미정
· 한국기독교장로회: 9월 22일 / 온라인 화상 회의
· 기독교한국침례회: 9월 21-22일 / 경주화백컨벤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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