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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유관 단체, 이번엔 수원월드컵경기장서 대규모 행사
HWPL '만국회의' 올해도 열려…경기장 측 "문제 있는 단체인 줄 몰라, 대관 취소 힘들다"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9.11 18:41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다. 하지만 신천지와 HWPL은 대표만 같을 뿐 서로 아무 연관이 없는 단체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기독교 언론들은 HWPL이 '신천지'라는 이름을 숨기고 활동하는 위장 평화 단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보도했다. HWPL은 종교색을 빼고 평화 활동에 힘쓰는 NGO 단체인 것처럼 행동한다. 이만희 총회장은 HWPL 대표 자격으로 평화운동을 한다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해마다 HWPL이 총력을 기울이는 행사는 9월 중순 한국에서 열리는 일명 '만국회의'다. HWPL은 전 세계 사람을 모아 놓고 대규모 집회를 연다. '이 땅의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이라는 대의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이단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동이 대외적으로는 세를 과시하고 이미지를 세탁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해 왔다.

HWPL는 만국회의가 비종교 행사임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개최하는 행사에는 신천지 교인 수만 명이 동원된다. 전국 각지에서 색색별로 티셔츠를 맞춰 입은 교인들이 행사에 참여한다. 대규모 카드섹션을 펼치는가 하면 유튜브로 전 세계에 동시 생중계하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HWPL이 주최하는 '만국회의'에서는 대규모 카드섹션을 펼치기도 한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신천지 피해 가족들과 지역 교계
"위장 단체 행사 불허하라" 항의 공문

만국회의가 열릴 시기가 되면 신천지 피해자 가족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긴 자녀들을 찾기 위해 매일 거리에서 피켓 시위 등을 하는 부모들은 만국회의만큼은 허용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가정의 평화를 해친 이만희 총회장이 세계 평화를 이야기하는 일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홍연호 대표)는 지난해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신천지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교계와 함께 인천시에 항의 민원을 넣는 등 취소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행사는 개최됐다. 2017년 화성, 2018년 인천에서 열린 행사 모두 HWPL이 대관을 신청하고, 신천지 교인이 결집하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전피연은 또다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도권 곳곳의 경기장 및 행사장 대관 현황을 주시해 왔으나, 2019년 만국회의가 9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것이라는 사실은 뒤늦게 파악했다. HWPL은 온라인에서 각종 언어로 만국회의 광고를 하면서도 장소만큼은 비밀에 부쳐 왔다.

전피연은 신천지가 반사회적 집단임을 명시하고, 경기장이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시설인만큼 대관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9월 10일 발송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경기장관리재단) 이사장은 이재명 도지사다. 전피연 회원들은 9월 11일 아침부터 경기도청 앞에서 대관 허가 취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경기장관리재단 홈페이지에 대관 취소를 촉구하는 글도 올렸다. 하지만 이 글들은 하루도 안 돼서 반대쪽 공세에 밀렸다. 홈페이지는 "전 세계 평화 축제를 이곳에서", "평화 만국회의 환영합니다", "평화의 시작은 수원으로부터" 등 만국회의를 옹호하는 글들로 도배됐다. 9월 10일과 9월 11일 사이 올라온 글만 644개(9월 11일 오후 4시 30분 기준)였다. 옹호 글들은 오후 5시경 모두 삭제됐다. 

수원시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이관호 대표회장)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전피연에게 현 상황을 전해 들은 수기총 역시 대관 취소를 요청하는 공문을 경기도청에 발송했다. 수기총 관계자들은 도지사 비서실도 방문해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피연 회원 이연우 씨는 9월 11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대관 취소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확실한 사유 없이 대관 번복 힘들어"

피해자 가족들과 지역 교계가 항의 의사를 전달하고 있지만, 현재로는 대관이 번복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대관 담당자는 9월 1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허가가 난 건 7월이다. 대관 승인 전 지금 제기하는 문제들을 인지했다면 논의해 볼 여지가 있었겠지만, 행사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번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HWPL은 개신교에서 사이비 종교로 보는 신천지 위장 단체라고 설명하자, 그는 "이단이라고들 하는데 그건 사실 기독교 입장에서 볼 때만 그렇다. HWPL 이름으로 제안이 왔기 때문에 우리는 그 단체와 행사 내용만 살폈다. 계속 민원이 들어와 (취소 여부를) 법률 검토했는데 결정을 번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상 대관 취소는 힘들다"고 말했다.

전피연은 행사 당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인근에서 시위를 계획하고 수원중부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마쳤다. 신천지 피해자 가족들이 신천지 신도 수만 명과 충돌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기장 관계자는 "우리도 경찰에 지원을 요청하고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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