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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해도 버티는 담임목사, 파리 목숨 부목사
경북 ㅇ교회 사례로 보는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고용 불균형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9.06 18:52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어느 조직이든 내부 갈등이 길어지면 본질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된다. 담임목사 아내의 항존직 선거 부정으로 갈등이 촉발돼 분쟁을 겪는 경북 ㅇ교회도 그렇다. 선거 결과 조작이 드러난 지 3개월. 조 아무개 담임목사와 그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합의와 파기를 거듭하며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처음 제보자들에게서 사건을 접했을 때, 핵심은 누명을 쓸 뻔한 부목사의 인권 문제라고 판단했다. 부정선거 자체도 민주주의와 장로교회 원칙을 위협하는 문제지만, 조 목사 부부가 사건을 부교역자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다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한국교회 구조에서 담임목사와 부목사는 명확한 갑을 관계다. 담임목사 아내의 일탈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이 '권력형 범죄'로 넘어간 것이다.

김 아무개 부목사가 뒤집어쓰라는 제안을 거절하자, 조 목사는 그를 한 달여 만에 해고했다. 교회를 혼란하게 했다는 이유다. 조 목사는 8월 28일 <뉴스앤조이>와 만난 자리에서 "정식 절차를 밟으면 잘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럼에도 김 목사는 평소 나를 싫어하던 집사들에게 녹음 파일을 유포해 나를 곤경에 빠트렸기 때문에 해고해도 된다"고 했다.

아무리 그래도 교회에서 어떤 결의도 없이 이렇게 '파리 목숨'처럼 부목사를 해고할 수 있을까. 조 목사는 "총회에 물어보니까 부교역자를 청빙할 때는 당회 결의가 있어야 하지만 내보낼 때는 담임목사가 결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교회가 소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헌법을 보여 줬다. 정치 '제4장 목사 제4조 목사의 칭호 3. 부목사' 부분에는 "부목사는 위임목사를 보좌하는 임시 목사니 당회의 결의로 청빙하되 계속 시무하게 하려면 매년 당회장이 노회에 청원하여 승낙을 받는다"고만 나와 있다.

사고는 담임목사와 그 아내가 쳤는데, 결과적으로 부목사만 나가게 됐다. 김 목사는 교회법으로도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사회 법에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김 목사는 8월 30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구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경북 ㅇ교회 조 아무개 담임목사는 교인들과의 합의를 계속 파기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조 목사는 어떻게 됐을까. 사건이 알려진 후, 조 목사를 제외한 당회원 장로 전원(4명)이 등을 돌렸다. 권사 및 안수집사 대부분도 그가 하루빨리 교회를 떠나야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조 목사와 반대 교인들 양측 모두 인정하듯이, 더 이상 한 교회에서 예배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 그러나 잘못을 저지른 조 목사를 교인들이 어찌할 방법이 없다. 대다수 교인이 반대해도, 장로교회에서 목사 거취는 노회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는 조 목사 요구를 들어줄 것인지 말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조 목사는 7월 초, 내년 5월이면 20년을 채워 원로목사 자격이 생기니, 예우는 필요 없고 원로로 추대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인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7월 말에는 조 목사를 포함한 장로 전원이 공동의회에서 재신임투표를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조 목사는 이를 뒤집고, 노회에 SOS를 쳤다.

박 아무개 노회장은 잘잘못을 가리는 대신 중재를 택했다. 그렇게 하는 게 차라리 양쪽이 빨리 갈라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교인들은 목사와 그 아내가 잘못했는데 왜 여러 조건을 맞춰 줘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목사 쪽에서 내놓은 합의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교단법 절차를 밟아 목사를 노회에 고소하면, 총회에 상고할 것까지 계산해 최소 1~2년은 걸리기 때문이다.

8월 초 노회 화해중재위원회 1차 중재에서는 조 목사가 1억 5000만 원을 받고 9월 말 사임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교인들 입장에서는 분통 터질 일이었으나 조 목사를 빨리 내보내고 싶어 중재를 받아들였다. 이것도 조 목사가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아내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기 때문에 찾으러 가야 한다며, 마지막 서명하는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조 목사는 교인들에게 양측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어, 지는 쪽이 교회를 떠나자고 했다. 아니면 아무 조건 없이 나갈 테니 기도원 부지로 사 놓은 땅 2000평을 달라고 했다. 교인들은 합의를 해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조 목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노회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9월 2일 열린 정기노회에서 양쪽은 합의에 다다랐지만 조 목사는 또 합의를 파기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이런 상황에서 ㅇ교회가 속한 ㄱ노회 정기회가 9월 2일 열렸다. 절차대로라면 노회는 고소장을 접수하고 재판국을 설치해야 했다. 이 자리에서도 박 노회장은 교회가 분립하는 편이 좋다고 제안했다. 잘잘못을 가려 책임 있는 사람에게 죄를 묻기보다, 양쪽이 조금씩 양보하고 합의해서 좋게 끝내자는 것이다.

합의안 내용은 조 목사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2억 원을 주고, 원로목사로 추대하고, 내년 5월까지 임기를 보장한다는 내용이었다. 잘못을 저지른 목사에게 너무 많은 것을 보장한다고 생각한 교인들은 반발했지만, 분쟁이 길어지면 좋을 게 없다는 장로들 판단에 따라 이 안에 합의했다.

이번에는 서명까지 마친 뒤였지만 조 목사가 또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했다. 이번에도 아내가 원인이었다. 조 목사 아내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교인 몇 명과 함께 노회가 열리는 교회를 찾아 절대 합의하면 안 된다고 난동을 부렸다. 조 목사는 합의는 없던 일로 해 달라고 통보하고 떠났다.

결국 노회는 재판국을 설치했다. 두 달간 목사와 합의하기 위해 수차례 테이블을 만들었다 엎은 교인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이제 몇 년이 걸릴지 모를 재판을 준비하며, 그 시간 동안 조 목사와 한 예배당에서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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