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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현실', 교회 분쟁 다룬 '로마서 8:37'
영화 '동주' 극본·제작 신연식 연출 "일부가 아닌 '나'의 이야기"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11.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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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중인 부순교회의 담임목사 요섭(좌)과 그를 돕는 기섭(우). 과거 기섭을 존경했던 요섭은 그를 도우며 신앙적으로 갈등한다. 사진 출처 (주)루스이소니도스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2017년 한 해, 교계는 여러 모습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했다. 의미 있는 행사와 세미나도 많았지만, 추상적 구호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공허하게 끝나 버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 어떤 모습이 잘못되었는지 신랄한 성찰이 없기 때문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영화 '로마서 8:37'(신연식 감독)이 11월 16일 개봉한다. 타락한 교회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 내면서 개개인의 삶과 신앙을 깊이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영화 '동주'의 극본·제작을 맡은 바 있다. 1억 5,000만 원 사비를 들여 '로마서 8:37'을 제작했다.

영화는 주인공 기섭(이현호 분)의 기도로 시작하고 끝난다. 목회자를 꿈꾸는 그는, 평소 우상으로 생각해 오던 요섭(서동갑 분)의 요청으로 교회 간사가 된다. 요섭은 분쟁을 겪고 있는 중형 교회 담임목사다. 교회는 원로목사파와 담임목사파로 나뉘어 조용할 날이 없다. 기섭은 요섭을 돕는 TF팀에서 일한다.

영화는 교회 분쟁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실제 사례를 그대로 따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원로목사와 후임 목사의 갈등, 목회자 성범죄, 재정 문제, 이단 시비, 노회 대처, 교인들 인식까지. 이 과정에서 윤리적·신앙적으로 갈등하는 기섭의 모습을 중심으로 영화는 흘러간다.

교회 분쟁의 치밀한 묘사는 <뉴스앤조이> 기자에게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일반 교인에게는 다소 불편한 내용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의 민낯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영화는 분쟁 교회들이 겪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점차 진실을 알게 되는 기섭의 모습을 중심으로 줄거리가 흘러간다. 사친 출처 (주)루스이소니도스

11월 7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뉴스앤조이> 후원자 등을 대상으로 '로마서 8:37' 시사회 및 감독과의 대화가 있었다. 132분 영화 상영에 이어, 대화 시간이 열렸다.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진행으로, 신연식 감독,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패널로 나섰다.

신연식 감독은 3대째 기독교인으로, 새문안교회에서 8년째 중등부 교사를 맡고 있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신 감독은 "말씀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작품을 하자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가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영화 제작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 감독은 한국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수년간 취재를 통해 여러 교회 사례를 접하면서, 그는 "당혹스럽고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이전까지는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있어도 남 일 보듯 했다.

신 감독은 "자기 성찰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모든 시작은 자기 성찰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교회 개혁을 요구하는 영화가 아니다. 고발성 영화도 아니다. 자기 성찰을 얘기한다. 나도 교회에 속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략) '일부를 보고 전체를 욕하지 말라'는 분들이 있는데, 일부의 기준은 무엇인가. 10분의 1인가, 아니면 100분의 1인가. 그 이면에는 나와 상관없는 얘기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교회에서 서로 지체라고 하지 않나. 손가락 하나가 없어지면 없는 셈 칠 수 있는가."

신 감독은 이 영화를 특정 교회나 특정인을 향한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했다. 특정인을 향하는 순간 '담론'이 아닌 '가십'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모티프가 된 교회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되면 가십으로 치우치게 된다"며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신연식 감독은 3대째 기독교인이며 8년째 중고등부 교사를 맡고 있다. 그는 영화를 제작하며 한국교회 현실을 보게 되었다고 했다. 그가 주목한 화두는 '죄'였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조성돈 교수는 "한 분쟁 교회 안수집사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교회에 하나님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충격으로 다가왔다. 교회에 사탄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교회 분쟁은 서로의 죄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간다. 목회자가 가해자면 교인은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데, 같이 가해자가 되어 간다"고 했다.

조 교수는 교회가 '죄의 공동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목사가 죄를 지으면, 그 사람 혼자만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 교인들이 그 가치관을 용납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터져 나온 것이다. 목사의 죄가 드러날 때, 목사 한 사람만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영화에서 깊은 신학적 주제를 잘 다뤄 냈다"고 평가한 지형은 목사는 "마르틴 루터는 스스로에게 매우 래디컬했다. 그렇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교회 개혁에 나설 수 있었다. 예수님 또한 대강대강 비판한 분은 아니다. 철저했다. 스스로에게 철저할 때 밖으로 나타나는 삶도 진짜 래디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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