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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금지법까지 손대는 예장통합 헌법위
'아버지 목사 은퇴 후 5년' 또는 '공동의회 3/4 이상 찬성' 시 세습 가능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8.09.04 13:31

명성교회 부자 세습에 틈을 열어 준 예장통합 총회 헌법위원회가 세습금지법 개정안을 103회 총회에 상정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명성교회 부자 세습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이경희 재판국장)이 앞세운 논리 중 하나는 102회기 헌법위원회(이재팔 위원장) 유권해석이다. 헌법위는 세습금지법이 교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소지가 있는 등 법에 미비점이 있다고 했다. 현행 헌법 조항으로 '은퇴한' 목회자 자녀의 청빙을 제한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며 김삼환·김하나 부자 세습에 틈을 열어 줬다.

헌법위가 이번에는 세습금지법 개정에 나섰다. 헌법위는 세습금지법이 담긴 헌법 28조 6항에 '3호'를 신설해 달라고 103회 총회에 상정했다. 헌법위는 "3호를 신설하되 '해당 교회에서 이전에 사임(사직) 또는 은퇴한 위임(담임)목사 및 장로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사임(사직) 또는 은퇴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는 위임(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문구대로라면 아버지 목사가 은퇴한 지 5년이 지난 이후에는 세습해도 문제가 없게 되는 것이다.

헌법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건부도 제시했다. "단, 은퇴 및 사임 1년 경과 후 공동의회에서 반드시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의한 결과 3/4 이상의 찬성이 있을 경우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인들의 압도적 지지가 있을 경우 예외로 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헌법위는 왜 세습금지법까지 개정하려 할까. 헌법위원장 이재팔 목사는 9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인에 대한 기본권 침해를 없애야 한다는 생각에서 개정안을 내놓았다. 지금 현행 헌법으로는 영원히 (세습을) 못 하게 돼 있다. 개정을 통해 5년이든 10년이든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건부로 제시한 조항은 총대들이 선택할 문제라고 했다. 이 목사는 "공동의회에서 3/4 이상 찬성을 얻기 어렵다고 봤다. 만일 그 정도로 교인들의 지지를 받으면 (세습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예외 규정에 따라 세습금지법이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목사는 "그렇게 생각한다면 총대들이 (법 개정을) 안 받을 것이다. 우리는 꼭 통과시키려 하는 게 아니고, 법적으로 보완하려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교회 세습을 반대해 온 교단 인사들은 헌법위 청원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장병기 목사는 "명성교회가 세습한 뒤로 문제가 계속 생기니까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법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아무 문제없이 시행해 온 법을 왜 하필 지금 고치려는지 모르겠다. 명성교회가 배후에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2013년 9월 총회에서 세습금지법 제정을 강하게 주장했던 최삼경 목사(빛과소금교회)도 헌법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최 목사는 "총회 재판국보다 헌법위가 더 문제다. 지금 추진하는 법 개정은 세습금지법 제정 취지와 거리가 멀다. 세습하지 말자고 결의했으면 지키고 따라야 하는데, 왜 조건부를 달아 세습을 허용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부자 세습에 대한 교단 내부 반감이 크다면서 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최 목사는 "어쩌면 헌법위 개정안은 이번 총회에서 쓰나미가 될 것 같다. 교회 세습을 극렬히 반대하는 분위기인데, 총회 재판국뿐만 아니라 헌법위도 탄핵 대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교단 인사들은 헌법위의 개정안이 세습금지법 제정 취지에 맞지 않다며 반발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헌법위의 세습금지법 개정안보다 덜하지만, 헌법개정위원회(이정원 위원장)가 추진하는 재심 관련 법안 폐지 청원도 논란이다. 장병기 목사는 "헌법개정위가 총회 헌법 재심 제도(124~131조) 삭제를 총회에 상정했다. 8월 7일 총회 재판국 판결이 있고 난 뒤 구체화한 것이다. 재심 제도가 폐지되면 총회는 더 이상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다루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장 목사는 헌법개정위에 명성교회 세습을 옹호해 온 재판국장 이경희 목사와 명성교회 임시당회장을 지낸 유경종 목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며 정치적 연결 고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개정위가 재심 관련 법안 삭제를 청원한 건 사실이다. 헌법개정위는 헌법 124조 재심 사유부터 131조 준용 규정 등까지 재심과 관련한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상정했다. 헌법개정위원장 이정원 목사는 "명성교회와 관련 없다. 지난해 총회에서 재심 제도를 없앴고, 그 일환으로 헌법에 있는 재심 조항들을 삭제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9월 102회 총회에서 재심 제도를 없앴다. 제1재심, 제2재심 재판국과 총회 특별 재심 제도를 폐지했다. 3심제로 끝나야 할 재판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재심국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없애기로 한 것이다.

이정원 목사는 "문제는 지난해 헌법 시행 규정까지는 삭제했는데, 헌법에 있는 재심 법들을 삭제하지 않았다. 행정상 실수로 보인다. 재심 제도를 없앤 이상 법도 삭제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청원했다"고 했다.

다만, 최종 판단은 총대들의 몫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재심은 없어졌는데, 재심 법은 살아 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 같다. 헌법을 토대로 명성교회에 대한 재심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최종 결정은 총대들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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